2018년 3월 2일 금요일

절식. 節食.

절식. 節食. 


각 지역에서 절기를 맞아 특별히 만들어 먹었던 음식.

각 지역에서는 계절에 따른 명절에 제사나 민속놀이와 같은 행사와 함께 평상시에 먹던 음식 이외에 특별한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 
일부 절식은 후대에 전해 내려오지 못하지만, 대부분 절식은 지금까지 전해 내려오고 있다.

계절별 절식

설날

설날은 연중 가장 큰 명절로서, 세배를 드리고 난 후 떡국을 끓여 먹는다. 
의성군 사곡면 공정리에서는 떡국 제사를 지내는 가정이 간혹 있기도 하나 대체로는 밥으로 차례를 지낸다. 
설 제사 때 모시는 조상이 많은 가정에서는 떡국 제사를 지내고 조상이 적은 경우는 밥 제사를 지낸다. 
음식은 시루떡, 절편, 인절미 등 갖가지 떡을 준비하고, 고구마, 다시마, 파, 명태 등으로 만든 전을 올린다. 
과일은 주로 대추, 밤, 배, 감 등을 올리며, 술은 예전에는 집에서 누룩으로 직접 담근 밀주를 차례에 올렸는데 최근에는 탁주를 올리고 있다.

정월 대보름

정월 열나흗 날 아침이면 콩과 나물 세 종류를 따로 볶아내어 방안 구석마다 흩어 놓는다. 
그 후 정월 대보름 아침이 되면 일 년 동안 부스럼이 없도록 “부스럼 깨물자”를 말하며 호두, 밤, 땅콩 등 부럼을 세 번씩 깨물어 먹고 귀밝이술을 마신다. 
멥쌀, 찹쌀, 보리, 팥, 조, 대추 등을 재료로 해서 만든 찰밥과 산나물을 먹는다. 
지금까지도 행해지고 있다.

삼짇날

의성군 사곡면 공정리 주민들은 삼짇날 ‘단장’이라는 곳에 올라가서 진달래와 녹두를 넣은 화전을 부쳐 먹었다. 
의성군 비안면 이두 2리에서는 젊은 남녀와 자식들이 밥, 떡과 같은 음식을 만들어 화전놀이를 갔다. 
산에 가서 진달래와 녹두를 넣은 화전과 국수도 만들어 먹었다. 
2012년 현재는 각 마을 부녀회 중심으로 일 년에 정기적으로 몇 번씩 농한기 때 관광을 가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다.

사월 초파일

의성군 비안면 이두 2리에서는 현재도 초파일이 되면 절에 가서 제를 올리고 절밥을 먹고 귀가한다. 
의성군 비안면 동부리에서는 불교를 믿는 마을 사람들만 영제골 절에 가서 제를 올리고 절밥을 먹고 귀가한다.

단오

단오날 아침에는 건강을 기원하며 미역국을 끓이고, 쑥떡을 먹는다. 
의성군 사곡면 공정리에서는 산에서 취나물을 뜯어 와서 삶은 후 빻아 쑥과 섞어서 쑥떡을 만들어 먹는다. 
의성군 비안면 동부리에서는 단오가 되면 쑥떡, 고등어, 미나리, 취떡 등을 해먹는 풍습을 가지고 있다. 
현재도 행해지고 있다.

삼복

복날에는 뜨거운 음식으로 여름의 더위를 식히는데, 닭과 수박, 백설기 등을 먹는다. 
삼복 중 주로 초복에는 마을에서 복제사를 지내고, 제사상에는 삶은 닭, 백설기, 수박, 전, 소주 등을 올린다. 
의성군 비안면 동부리에서는 삼복이 되면 떡, 약수, 참외나 수박, 삼계탕 등과 같은 보신 음식을 즐겨 먹는다. 
현재는 참외나 수박, 보신탕을 먹는 것으로 간소화되었다.

추석

추석은 설과 함께 일 년 중 큰 명절에 속한다. 
추석에는 햇곡식으로 지은 밥과 닭, 돼지, 소고기, 콩을 삶아 넣어서 만든 송편, 밤, 곶감, 배 대추, 나물, 도라지 등으로 차례를 지낸다. 
차례를 지낸 후 성묘를 하는데, 간단한 포와 술과 같은 음식들을 들고 간다. 
의성 지역의 추석 절식은 대체로 비슷하지만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다. 
가장 큰 차이는 돔베기이다. 
안동 지역 부근은 돔베기를 즐겨 사용하지만, 상주 지역 부근은 사용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중구

추석에 햇곡식이 나지 않아 조상에게 제사를 올리지 못했을 경우 이 날 조상에게 제를 올린다. 
의성군 비안면 이두 2리에서 정수일은 1988년 전까지만 해도 추석에 햇곡식이 나지 않아 중구에 조상 제사를 지냈으며 추석보다는 중구를 더 큰 명절로 여겼다고 한다. 
현재는 추석에도 햇곡식이 나와 추석에 제사를 지내면서 중굿날의 의미가 많이 약화되었다.

동지

동짓날에는 잡귀를 몰아내기 위해 팥죽을 끓여 먹고, 팥죽을 마당과 대문에 뿌린다. 의성 지역에서는 현재도 동지를 지내고 있다.

절일()을 맞아 그 뜻을 기리면서 만들어 먹는 전통음식.

내용

절일은 한 철의 명절을 일컫는 말로 음력 정월부터 섣달 사이에 월별로 설정되어 있다. 이때 제사나 민속놀이 등의 행사와 함께 특별한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절식은 우리 나라의 세시풍속()과 직접 연결되는 식생활 풍습의 하나로, 지역적인 자연환경과 농업을 위주로 하는 생업의 특성을 바탕으로 형성되고, 불교 및 유교의 규범 아래 조상숭배의 사조와 기복()·기풍()·면액()의 관념 등이 서로 연결되고 복합되면서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것으로 이루어져온 것이다.
절식은 토착성과 사회성이 농후하고 긴 역사를 거쳐 형성된 우리의 생활의식이 상징화된 것이다. 특히, 농경민으로서의 공동체의식이 깊은 뿌리를 내리고 있는 고유한 관습의 하나이다.
각 절일의 절식은 정월 초하루(음력 1월 1일)의 설음식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정월 보름의 상원절식(), 입춘일의 입춘절식(), 2월 1일의 중화절식(), 3월 삼짇날(3일)의 중삼절식(), 4월 초파일의 등석절식(), 5월 5일의 단오절식(), 6월 보름의 유두절식()이 있다.
7월 삼복중의 삼복절식(), 8월 보름의 중추절식(), 9월 9일의 중구절식(), 10월의 고사병(), 11월 동지일의 동지절식(), 12월 납향일( : 동지 뒤의 셋째 양날)의 납향절식()으로 끝을 맺는다.
정월 초하루의 절식과 초여름의 유두절식, 초가을의 중추절식, 섣달의 납향절식은 조상숭배의 사조 아래 행하는 천신(; 새로 나는 물건을 먼저 신위에 올리는 일)의 뜻이 강하고, 중화절식·단오절식·중추절식 등은 기풍과 추수감사를 뜻하는 농경 의례적인 의의가 깊은 것이다.
상원절식·시월 고사병은 기복과 면액의 뜻이 강하며, 입춘절식·중삼절식·중구절식·삼복절식 등은 계절에 따라 자연을 즐기고 서로 교유하는 기회로 삼는다. 그리고 적합한 음식으로 환절기에 건강관리를 도모하는 계기로 삼는 데 의의가 있다. 또한, 등석절식은 불교문화 영향의 깊은 뿌리와 생활의식의 한 단면이다.
절식의 재료는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보편적인 것이면서도 각 계절의 다산식품·향미식품을 기본으로 한다. 각 절식에서 우선되는 것은 쌀과 잡곡을 기본 재료로 하는 떡이며 절식에 따라 그 계절의 기후와 산출성에 맞추어 각기 다른 것을 만든다.
떡은 농경 발단기부터 개발된 음식으로서 고유성과 토착성이 가장 깊은 음식이다. 정월 초하룻날에는 백색무구의 흰떡으로 떡국을 끓여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정월 보름에는 쌀과 잡곡으로 오곡밥을 한다. 중화절에는 송편[]을 빚어 일꾼들에게 분배한다. 검은 콩과 팥으로 속을 넣은 송편은 기쁜 뜻을 가지는 것으로 김치와 곁들이면 반가운 대접이 된다.
중삼절이나 중구일의 화전(두견화전·국화전)은 계절의 꽃향기를 가미한 별미로운 떡이다. 화전은 봄과 가을의 들놀이에서 자연과 조화를 이룬다.
단오일의 차륜병( : 수리취떡)은 흰쌀을 소재로 한 도병((; 방아찌어 만든 떡)의 하나이다. 특히 계절의 진상 향초()인 수리취를 섞어 만들었다. 그러므로 여름철에 약이성() 효과를 낼 수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한해를 비축하였던 묵은 쌀의 미각적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각 절식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설날의 절식
설날에는 흰떡국·만두·약식·인절미·과정류·전유어와 빈대떡·식혜·수정과·술(찬술) 등의 음식을 차린다. 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이고 보편적인 것이 흰떡국과 찬술이고, 특수한 풍습으로 도소주(;약초를 넣어 만든 술)를 마신다.

입춘절식
입춘절식은 오신반()이다. 
오신반은 산야의 눈 밑에서 새로 싹터 나오는 산채(신검초·멧갓·움파·부추 등)를 뜯어다 겨자·식초·소금 등으로 조미한 신선미 있는 채소음식이다.
엄동 중에 신선한 채소를 얻을 수 없었던 옛날에는 입춘절을 전후하여 오신반을 먹으면 입맛이 매우 새로웠고 봄맞이의 기분을 맛볼 수 있었다. 
겨울 동안 움츠렸던 마음을 풀고 봄을 맞아 의욕을 되찾게 하는 뜻이 있다.

상원절식
1월 15일을 대보름이라 한다. 이날의 절식으로 대표적인 것은 부럼[]·귀밝이술[]·오곡밥·약식()·복쌈[]·묵은나물[]등이다. 
부럼은 정월 보름날 아침에 밤·호두·잣·은행 등을 겉껍데기째로 깨물어 멀리 던져버리는 풍습이다.
작절()이라고 한다. 
보름날 새벽에 이를 시행하면 일년 내내 부스럼이 나지 않는고 이가 단단해진다 하여 고치지방()이라고도 한다.
귀가 밝아진다 하여 보름날 아침에 찬술을 한잔씩 마셨으며, 오곡밥을 지어 김이나 취나물에 싸서 먹는다. 
김은 기름과 소금을 발라 파랗게 굽고, 취나물은 말려두었던 취를 삶아 넓은 잎모양째로 볶아서 밥을 싼다. 이것을 특히 복쌈이라 한다.
호박고지·가지고지·취·고비·고사리·버섯·시래기·박고지 등 아홉 가지 이상의 묵은 나물을 볶아 오곡밥과 함께 차린다. 
이 묵은 나물은 봄철에서 가을철까지 각 계절의 산채를 말려 비치하였던 것이며, 대체로 상원절식 전후까지 비축한다.
묵은 나물을 볶을 때에는 참기름을 많이 넣고 좋은 간장을 써야 맛이 좋다. 
아홉 가지의 나물은 계절에 따르는 여러 가지 나물을 상징하는 것으로, 각 가정에서는 계절에 따라 여러 가지 나물을 비축하여 두었다가 사용하였다.

중화절식
2월 초하룻날은 중화절이다. 
농사일이 이때부터 시작되므로 노비일()이라고도 한다. 
큰 송편을 만들어 일꾼들에게 먹였다.
농가에서는 대보름날에 마당에 세워두었던 볏가릿대[竿]에서 벼이삭을 내려다가 떡을 만든다. 
노비들에게는 나이수대로 먹인다.
 이것은 앞으로 농사를 맡아 할 일꾼들을 격려하고 여러 해 동안 수고한 일꾼을 대접하는 의미가 있다.

중삼절식
삼월 삼일은 가을에 남쪽으로 날아갔던 제비가 돌아온다는 날이다. 
이 날의 절식으로는 두견화전·화면·진달래화채·향애단()·탕평채() 등이 있다. 
중삼절식은 주로 들놀이의 음식이다.
각 고을의 선비들은 이러한 절식을 준비하여 들로 나가 시회()를 열고 신춘을 즐겼으며, 고장에 따라서는 부녀자의 들놀이도 관례의 하나로 되어 있다.

등석절식
4월 8일(초파일) 석가탄일에 만드는 절식이다. 
고기·생선 등을 피하고 유엽병()·콩볶음·미나리나물을 한다. 
유엽병은 느티나무의 어린 잎을 따다가 멥쌀가루에 섞어서 시루에 설기떡으로 찐 것이다. 
느티떡이라고도 하며 향이 은은하고 부드러운 맛이 있다.
콩볶음은 검은 콩을 두꺼운 무쇠솥에서 볶은 것으로, 등석절에는 이 콩볶음을 만들어 길가는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면 불가()의 인연을 맺는다고 하였다.
등석절을 전후한 계절이면 햇미나리가 연하고 향기로운 채소로 등장하므로 이 미나리를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간장·기름·깨소금·파와 마늘 다진 것, 식초 등으로 조미하여 나물로 만들어 등석절식으로 한다.

단오절식
단오절식은 차륜병과 제호탕()이다. 
차륜병은 단오날이면 누구나가 만드는 보편적인 단오절식이다. 
제호탕은 궁중의 내의원()에서 만들어 왕가에만 진상하던 약이성 음료이다.
오매()·축사()·백단()·사향()을 달여서 꿀과 함께 자기()에 넣어 두었다가 찬 물에 타서 마시는 것이다. 
차륜병은 멥쌀가루를 시루에서 익힌 다음 수리취잎을 끓는 물에 데친 것과 섞어 만든 떡이다.
이것을 절구나 안반(떡을 칠 때에 쓰는 두껍고 넓은 나무판)에서 오래 쳐서 도독한 원형으로 만든 다음 차륜( : 수레바퀴) 모양을 양각한 떡살로 찍어서 수레바퀴모양이 선명하게 나타나게 한다. 
이것은 도병류()의 하나인 절편이며, 특히 단옷날에는 이 절편에 수리취를 섞어넣고 수레바퀴모양으로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유두절식
음력 6월 15일을 유두일()이라 한다. 
이 날에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가서 머리를 감고 재앙을 푼 다음 음식을 장만하여 물놀이를 하는 풍습이 신라시대부터 전래되고 있다.
이러한 전래 유습과 함께 유교적 규범을 모두가 지키게 된 다음부터는 각 집에서 반드시 유두차례()를 지내는 것이 또 하나의 관례로 되었다.
유두일 전후는 대체로 햇밀을 수확하는 때이다. 
유두차례에서는 새로 거두어들인 햇밀을 소재로 하여 밀전병을 부치고 새로 딴 참외를 차례의 주요 제물로 한다. 
유두절식으로 가장 보편적인 음식은 애호박을 섞어서 부친 밀전병이며, 이밖에 떡수단·보리수단·유두면이 있다.
밀전병은 밀가루를 개어 애호박을 채썰어 넣고 번철에 원반모양으로 얇게 부친 음식이다. 
유두면은 햇밀가루를 반죽하여 염주알처럼 만든다. 
여기에다 황·홍·청·백·녹색의 오색으로 물감을 입히고 이것을 세 알씩 색실에 꿰어 대문에 달아 매면 액운을 면한다고 생각하였다.

삼복절식
초복·중복·말복을 지내는 동안 더위를 이길 수 있는 음식을 말한다. 
계삼탕()과 고장에 따라서는 개장국을 만든다.
계삼탕·개장국은 모두 보신효과를 가지는 음식으로서 여러 가지 영양소가 종합되어 있는 농축식품의 일종이다. 
계삼탕이나 개장국은 초복일·중복일·말복일마다 먹는 것이 일반관습이다. 
때로는 쇠고기로 끓여서 육개장국이라 하고 대신 먹는다.

중추절식
추석날은 일명 중추절()이라 한다. 
이 무렵에는 햇곡식·햇과일이 무르익어 수확이 시작되는 계절이다.
가장 대표적인 음식은 햅쌀송편이고, 그밖에 이 절후의 산출식품인 토란으로 맑은 장국을 끓여 토란탕을 만들고, 햇채소로 만들어 지진 화양적, 햇병아리로 만든 닭찜, 햇콩(청대콩)을 섞어서 지은 청대콩밥으로 중추절식의 상차림을 한다.

중추절식은 가족이 먹기에 앞서 먼저 조상에게 차례를 지낸다. 
송편은 기쁜 일이 있을 때 많이 하는 떡의 하나이다. 
비단 추석날에만 만드는 특수음식은 아니나, 중추절식으로 만드는 송편은 특히 새로 수확한 햅쌀로 만들고 속에 넣는 재료도 새로 수확한 청대콩·햇녹두·햇깨·햇밤·햇대추 등을 넣어 만든다는 것에 더욱 의의가 있다.

토란은 추석을 전후한 절후에만 산출된다. 
서울을 중심으로 하여 중부지방에서 재배하였다. 
토란탕은 전국에 걸친 중추절식이 아니었으나 상품의 반출이 확대되면서 각 지방으로 확산된 것이다. 
토란탕은 살코기로 맑은 장국을 끓인 다음 토란의 껍질을 벗겨 미리 살짝 삶은 것을 넣고 끓이는데, 다시마를 섞어 끓인다.

중구절식
음력 9월 9일 중구일()에는 국화전()과 국화주()가 대표적 절식이다. 
9월을 상징하는 국화를 음식에 가미하여 계절적인 향취를 음미하려는 것이다. 
이 때의 국화는 대체로 황색의 국화로 꽃송이가 작고 민가의 울안에서 쉽게 번식하던 종류의 것이다.

양조업이 국가전매제도로 일괄 규정되기 전에는 각 가정에서 여러 가지 가양주()를 빚어 제례·빈례() 등에 대비하였다. 
계절별로 종류가 다양하였다. 
그 중 가을철에 별미인 가양주의 한 종류가 9월 세시주()인 국화주이다. 
국화주는 중구일에 마실 수 있도록 때맞추어 빚었다.

≪사시찬요 ≫의 기록에는 청주() 1말에 국화 2냥()의 비례로 하여 명주주머니에 국화를 넣고 청주가 들어 있는 병에다 술의 표면에서 손가락 높이만큼의 위치에 매달아 하룻밤을 재운 뒤에 거두라 하였다.
다른 방법으로는 감국화()를 고아낸 즙액과 함께 누룩과 술밥을 섞어서 술을 빚기도 하였다. 
여기에 지황()·당귀()·구기() 등을 섞어서 빚기도 한다.

시월고사
음력 10월은 일년 중의 상달이고 가을추수가 끝날 무렵이다. 
이 절후에는 각 집에서 집안의 태안(; 편안함)을 빌고 추수감사의 뜻으로 고사를 지낸다.
고사에 쓰는 음식은 떡이 제1위의 것이다. 
떡은 굵은 팥고물과 멥쌀을 켜켜로 얹어 시루에 찐 시루떡이다. 

고사떡으로 찌는 시루떡은 우리 나라의 전래 시루떡 중에서도 가장 보편적인 것이다.
고물로 얹어 찌는 붉은 팥은 붉은 색이 귀신을 쫓는다고 생각한 데 연유한 제액()의 상징이다. 
검은 콩을 얹어 찌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쌀·팥·콩의 배합은 영양상으로도 합리성이 있다.

동지절식
동짓날에는 반드시 붉은 팥으로 팥죽을 쑤어 동지절식으로 한다. 
동지일의 팥죽은 먼저 사당에 동지차례를 지내고 대문이나 외벽에 뿌려 악귀를 쫓아낸 다음에 가족이 먹도록 풍습화되어 있다. 
동지팥죽에는 반드시 찹쌀로 경단을 만들어 넣는다. 
이것을 특히 새알심이라 한다. 
이 새알심은 가족에게 각기 나이대로 넣어주는 풍습이 있다.

납향절식
동짓날로부터 세번째 미일()인 납일에는 납향을 행한다. 
납향일에 참새잡기를 하여 잡은 참새로 참새구이를 만들어 납향절식으로 하였다. 
납향에는 산간에서 잡은 멧돼지고기와 산토끼고기 등이 쓰인다.


절식()은 우리 나라의 세시 풍속과 직접 연결되는 식생활 풍습의 하나이다. 
자연환경과 농업을 위주로 하는 생업의 특성을 바탕으로 지역에 따라 형성된다. 
불교 및 유교의 규범 아래 조상 숭배의 사조와 기복()·기풍()·면액()의 관념 등이 서로 연결되고 복합되면서 절식에 대해 함께 공감할 수 있다.


절식의 유래

절식은 명절이나 절기 때 특별히 먹는 음식을 말한다. 
이런 음식들의 유래는 고대()에까지 닿아 있는 것도 있다. 
『동국세시기()』에 따르면 대보름에 먹는 약반()은 찹쌀밥을 지어서 대추·밤·참기름·꿀·간장 등을 섞고 잣을 박아 다시 찐 것인데, 제사 음식으로도 사용한다고 했다. 
이것은 신라 시대부터의 옛 풍속이다.

『동경 잡지()』에 의하면 488년(소지왕 10) 정월 15일, 신라 소지왕()이 천천정()에 행차했을 때 까마귀가 날아와서 불길한 재앙이 있을 것이라고 임금에게 알려 주었다. 
그로부터 나라의 풍속으로서 대보름을 까마귀의 기일()로 삼아서 찹쌀밥을 지어 까마귀에게 제사를 지내고 그 은혜에 보답했다고 한다. 
이것이 지금의 풍속으로 시식()이 되었다고 한다.

설날에는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 세찬()과 세주()를 준비한다. 
후한 사람 최식의 『월령()』에는 설날에 조상에게 간결한 제사를 지내고 초백주()를 마신다고 하며, 양나라 사람 종늠()이 쓴 『형초세시기()』에는 설날에 도소주()와 교아당()을 올린다고 한다, 
이런 것이 세주와 세찬의 시초로 추정된다.

『동국세시기』에는 멥쌀로 가루를 쪄서 안반 위에 놓고 떡메로 무수히 찧어서 길게 늘이어 만든 떡을 흰떡[]이라 하며, 이것을 얇게 썰어서 장국에다 쇠고기 혹은 꿩고기를 넣어 끓인 후 후춧가루를 친 것을 떡국[]이라고 한다고 한다. 
이것으로 제사도 지내고 손님 대접도 하므로 세찬으로서 없어서는 안 된다.

『동국세시기』에는 시루떡에 대해서도 소개되어 있다. 
멥쌀로 가루를 시루 안에 앉히고 그 위에 삶은 팥을 켜로 펴고 다시 가루로서 켜를 앉히며, 이렇게 몇 차례 올려 알맞게 켜를 앉힌다. 
이것으로 세시에 신에게 빌기도 하고 또 초하루와 보름 및 아무 때나 신에게 빌 때는 시루떡을 만들어 신에게 올린다고 한다. 

동지에 팥죽을 쑤어 찹쌀가루로 새알 모양을 만들어 그 속에 넣고 꿀을 타서 시절 음식으로 제사에 사용했으며, 팥죽을 문짝에 뿌려 상서롭지 못한 것을 제거했다는 기록도 보인다. 
『형초세시기』에는 요나라 사람 공공씨()의 재주 없는 아들이 동지에 죽어 역귀가 되었는데, 그가 팥죽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동지에 팥죽을 쑤어 역귀를 쫓았다고 한다.

구리시의 절식

구리시에서는 절기마다 먹는 다양한 음식이 있다. 
설에는 만두를 넣은 떡국을 끓여 먹으며, 정월 대보름 전날에는 오곡밥과 묵은 나물을 먹는다.

정월 대보름 아침에는 쌀밥을 먹는다. 
2월 초하루에는 나이떡이라고 하여 송편을 먹는다. 
칠석에는 호박을 썰어 넣은 밀전병을 먹으며 추석에는 송편과 토란국을 먹는다. 
동지에는 팥죽을 쑤어 먹는다. 

이러한 시절 음식은 특별한 유래가 있어서 예로부터 전승되는 경우도 있고, 그 계절에 추수하는 식재료를 바탕으로 하는 경우도 있다. 
지금도 떡국·송편·팥죽 등을 시절 음식으로 먹고 있으나 농경 생활을 하며 가난하게 살던 시대와 달리 오늘날은 음식이 풍부해지고 평소에도 얼마든지 먹을 수 있게 되어 시절 음식에 대한 특별함이 과거와 같지 않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