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부전,
작자․창작 연대 미상의 판소리계 고전소설.
옛날 옛날 경상도와 전라도가 맞닿은 어느 고을에 형제가 살았다. 동생 흥부는 부모에게 효도하고 제 형제를 사랑으로 대했다.
착한 동생 흥부와 욕심 많고 심술궂은 형 놀부가 있는데, 흥부는 다친 제비 다리를 고쳐서 복을 받고 형은 벌을 받는다는 이야기.
유형/ 시대/ 성격/ 작가/ 지역(소장처·전승지)/
작품 |
조선 |
고전소설 |
미상 |
국립중앙도서관, 고려대학교 도서관, 장서각 도서 |
「흥부전」의 기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활자본, 방각본, 필사본, 구활자본 등이 두루 전한다. <흥부전>은 판소리 <흥부가>의 사설을 차용하여 기록화하는 과정에서 생겨났기 때문에 일반 서민, 광대, 양반 등의 작가군을 상정할 수 있다. 이런 흥부전의 형성시기는 18세기로 추정되며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충청, 전라, 경상도 어름에 흥부와 놀부가 살았는데 놀부는 욕심이 많아 유산을 독차지하고 흥부를 내쫓았다. 쫓겨난 흥부는 가난을 견디지 못해 놀부의 집으로 쌀을 구하러 갔다가 매맞고 돌아온다. 품팔이를 해도 먹고 살 길이 없어 매품팔이를 하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았다. 어느 해 제비 새끼가 땅에 떨어져 다리가 부러졌다. 흥부가 불쌍히 여겨 다리를 매어 주자 이듬해 제비가 박씨를 물어다 준다. 그 박씨를 심은 흥부는 박 속에서 금은보화가 나와 부자가 된다.
놀부가 이 소식을 듣고 제비의 다리를 부러뜨린 뒤 매어 날려 보내자 이듬해 제비가 박씨를 물어다 준다. 그러나 놀부네 박 속에서는 몹쓸 것이 나와 놀부는 망한다. 흥부가 놀부에게 재물을 나눠주자 놀부도 착한 사람이 되어 형제가 화목하게 산다. <흥부전>의 근원설화는 불전설화, 모방담, 선악형제담, 동물보은담 등이 거론되었지만, 어느 하나의 발전 형태라기보다는 설화의 복합에 형성되었을 것이다. 특히, 창본 중에서 신재효본은 흥부 내외가 자살소동을 벌이는 부분과 도승이 명당을 점지하여 그곳에 집을 짓는 부분 등 독창적인 면이 있다. 흥부전의 이본은 경판본을 제외하고 대부분 판소리적인 서두로 시작돼 흥부전이 판소리 사설의 정착 과정에서 생성되었음을 말해준다. 흥부전은 서민 사회의 양상을 반영하고 있으며 서민계층의 삶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흥부와 놀부가 빈농과 부농으로 계층이 나뉘어진 것은 계층의 경제적 분화를 뜻한다. 결국 흥부와 놀부는 농민층 분해의 양극을 형상화한 것이며 흥부에게는 몰락양반의 역사적 현실이, 놀부에게는 천민의 신분상승이 반영된 것이다. 이것은 경제적 질서의 재편 과정에서 생긴 갈등이 주문제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흥부전은 형제간의 우애를 강조한 작품으로 인과응보라는 권선징악의 주제와 사상을 지녔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중세 해체기의 역사적 변동상황에 대응하는 인물들의 모습이 있고 거기에 흥부전의 주제가 있다. 이런 흥부전은 우리 문학사상 빈부의 갈등과 그 극복을 제기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놀부가 이 소식을 듣고 제비의 다리를 부러뜨린 뒤 매어 날려 보내자 이듬해 제비가 박씨를 물어다 준다. 그러나 놀부네 박 속에서는 몹쓸 것이 나와 놀부는 망한다. 흥부가 놀부에게 재물을 나눠주자 놀부도 착한 사람이 되어 형제가 화목하게 산다. <흥부전>의 근원설화는 불전설화, 모방담, 선악형제담, 동물보은담 등이 거론되었지만, 어느 하나의 발전 형태라기보다는 설화의 복합에 형성되었을 것이다. 특히, 창본 중에서 신재효본은 흥부 내외가 자살소동을 벌이는 부분과 도승이 명당을 점지하여 그곳에 집을 짓는 부분 등 독창적인 면이 있다. 흥부전의 이본은 경판본을 제외하고 대부분 판소리적인 서두로 시작돼 흥부전이 판소리 사설의 정착 과정에서 생성되었음을 말해준다. 흥부전은 서민 사회의 양상을 반영하고 있으며 서민계층의 삶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흥부와 놀부가 빈농과 부농으로 계층이 나뉘어진 것은 계층의 경제적 분화를 뜻한다. 결국 흥부와 놀부는 농민층 분해의 양극을 형상화한 것이며 흥부에게는 몰락양반의 역사적 현실이, 놀부에게는 천민의 신분상승이 반영된 것이다. 이것은 경제적 질서의 재편 과정에서 생긴 갈등이 주문제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흥부전은 형제간의 우애를 강조한 작품으로 인과응보라는 권선징악의 주제와 사상을 지녔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중세 해체기의 역사적 변동상황에 대응하는 인물들의 모습이 있고 거기에 흥부전의 주제가 있다. 이런 흥부전은 우리 문학사상 빈부의 갈등과 그 극복을 제기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분야
고전 소설 |
《흥부전》은 우리나라의 고전 소설이다. 조선 시대에 지어진 한글 소설이며 판소리계 소설로 작자와 정확한 창작 시기는 알 수 없다. 욕심 많은 형 놀부와 가난하지만 착한 동생 흥부의 이야기로, 해학과 풍자가 뛰어나다.
갈래 : 고전 소설, 판소리계 소설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배경 : 시간 - 조선 | 공간 - 전라도 어느 고을
주제 : 착한 사람은 복을 받고 나쁜 사람은 벌을 받는다.
특징 : 판소리를 소설로 만듦.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배경 : 시간 - 조선 | 공간 - 전라도 어느 고을
주제 : 착한 사람은 복을 받고 나쁜 사람은 벌을 받는다.
특징 : 판소리를 소설로 만듦.
내용,
옛날 옛날 경상도와 전라도가 맞닿은 어느 고을에 형제가 살았다. 동생 흥부는 부모에게 효도하고 제 형제를 사랑으로 대했다. 하지만 형 놀부는 욕심이 많아 허구한 날 심술을 부려 대니 한 부모에게서 났지만 성품이 달라도 너무 달랐다.
놀부는 제 앞가림도 못하는 흥부가 항상 못마땅했다. 집안일은 안하고 남 일에만 발 벗고 나섰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돌아가시자 놀부는 생트집을 잡아 흥부네 식구를 쫓아냈다.
쫓겨난 흥부네는 고향 근처 복덕촌에 자리잡고 살았다. 내외가 밤낮으로 몸이 부서져라 일을 해도 돈 한 푼 모으지 못했다. 그런데 자식만은 부자여서 한 번에 하나만 낳는 게 아니라 둘씩, 셋씩 낳아 아들만 조르르 스물아홉이었다. 하루는 아이들이 음식 타령을 하며 생떼를 써 댔다.
흥부는 곡식이라도 빌릴 셈으로 관가에 갔다가 죄 지은 사람 대신 곤장을 맞고 돈을 받는 매품 파는 일을 맡게 되었다. 흥부는 아내가 말리는 것도 듣지 않고 매품을 팔러 갔는데, 어찌된 일인지 벌써 다른 이가 매를 맞고 돈을 받아 갔다는 것이다. 그나마 돈 벌 일이었던 매품도 못 팔게 되자, 결국 흥부는 곡식을 얻으러 커다란 자루를 짊어지고 형 놀부의 집으로 향한다. 놀부는 흥부가 살려 달라며 먹을 것을 청하자 몽둥이찜질을 했다. 흥부가 안채로 도망가자 놀부 아내는 흥부를 나무라며 밥 주걱으로 흥부의 뺨을 후려쳤다.
흥부는 곡식이라도 빌릴 셈으로 관가에 갔다가 죄 지은 사람 대신 곤장을 맞고 돈을 받는 매품 파는 일을 맡게 되었다. 흥부는 아내가 말리는 것도 듣지 않고 매품을 팔러 갔는데, 어찌된 일인지 벌써 다른 이가 매를 맞고 돈을 받아 갔다는 것이다. 그나마 돈 벌 일이었던 매품도 못 팔게 되자, 결국 흥부는 곡식을 얻으러 커다란 자루를 짊어지고 형 놀부의 집으로 향한다. 놀부는 흥부가 살려 달라며 먹을 것을 청하자 몽둥이찜질을 했다. 흥부가 안채로 도망가자 놀부 아내는 흥부를 나무라며 밥 주걱으로 흥부의 뺨을 후려쳤다.
흥부 내외는 서러워 서로 끌어안고 통곡을 했다. 때마침 웬 스님이 흥부네 집 근처를 지나고 있었다. 흥부네 사정을 들은 스님은 좋은 집터를 하나 잡아 주고 사라졌다. 흥부는 스님이 잡아 준 터에 수숫대로 집을 짖고 살았는데, 그 다음부터 흥부네 살림이 차차 나아졌다.
세월이 흘러 봄이 되자, 흥부네 집 처마에 제비 한 쌍이 날아들더니 집을 짓고 알을 낳아 새끼를 쳤다. 그러던 어느 날 큰 구렁이가 들어와 제비 새끼들을 잡아먹는 것을 본 흥부가 서둘러 구렁이를 쫓아냈으나 겨우 제비 새끼 하나만 구할 수 있었다. 흥부는 혼자 남은 제비가 가여워서 정성껏 보살펴 주었다.
하루는 제비가 날기 연습을 하다 떨어져 그만 발목이 뚝 부러지고 말았다. 흥부는 명태 껍질과 명주실을 구해다가 부러진 다리를 친친 동여매 주었다.
가을이 되어 제비가 강남으로 돌아가 제비 왕에게 사연을 이야기하자, '보은표' 라는 박씨 하나를 흥부에게 갖다 주어 은혜를 갚으라 했다. 다음 해 봄이 되어 다시 흥부의 집을 찾은 제비는 흥부 앞에 박씨를 떨어뜨려 주었다. 흥부가 뒤뜰 볕 잘 드는 곳에 땅을 파고 거름을 뿌린 뒤 박씨를 심으니 순이 나고 넝쿨이 되어 쭉쭉 뻗어 나갔다.
세월이 흘러 봄이 되자, 흥부네 집 처마에 제비 한 쌍이 날아들더니 집을 짓고 알을 낳아 새끼를 쳤다. 그러던 어느 날 큰 구렁이가 들어와 제비 새끼들을 잡아먹는 것을 본 흥부가 서둘러 구렁이를 쫓아냈으나 겨우 제비 새끼 하나만 구할 수 있었다. 흥부는 혼자 남은 제비가 가여워서 정성껏 보살펴 주었다.
하루는 제비가 날기 연습을 하다 떨어져 그만 발목이 뚝 부러지고 말았다. 흥부는 명태 껍질과 명주실을 구해다가 부러진 다리를 친친 동여매 주었다.
가을이 되어 제비가 강남으로 돌아가 제비 왕에게 사연을 이야기하자, '보은표' 라는 박씨 하나를 흥부에게 갖다 주어 은혜를 갚으라 했다. 다음 해 봄이 되어 다시 흥부의 집을 찾은 제비는 흥부 앞에 박씨를 떨어뜨려 주었다. 흥부가 뒤뜰 볕 잘 드는 곳에 땅을 파고 거름을 뿌린 뒤 박씨를 심으니 순이 나고 넝쿨이 되어 쭉쭉 뻗어 나갔다.
팔월 추석이 되어 온갖 음식을 지지는 고소한 냄새가 사방에 진동을 했다. 하지만 흥부네 집은 서늘한 기운만 가득했다. 흥부가 박 속이라도 끓여 먹으려고 마당 가운데에 박을 놓고 타기 시작하자, 자식 스물아홉이 구경을 하러 좌우로 쭉 늘어섰다.
박이 어찌나 큰지 부부가 마주 서서 노래를 하며 톱질을 했다. 박을 쪼개니 그 안에서 쌀 나오는 쌀궤, 돈 나오는 돈궤, 귀한 약과 색색의 비단이 나오고, 급기야는 사람들이 몰려나와 대궐 같은 기와집 수백 간을 지어 냈다. 집 안으로 들어가 보니 없는 것 없이 다 갖춰져 있었다. 그렇게 흥부는 하루아침에 세상 그 누구도 부럽지 않은 부자가 되었다.
한편 흥부가 부자가 되었다는 소문을 들은 놀부는 샘이 나서 슬슬 배가 아파 왔다. 그래서 그길로 흥부네 집을 찾아갔다. 놀부는 흥부에게 좋은 대접을 받고 부자가 된 사연을 듣고 나서 돈궤와 화초장을 얻어 집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놀부가 집에 가 돈궤를 여니 그 안에 돈은커녕 구렁이가 들어앉아 있었다. 그래서 돈궤를 흥부네 집으로 보냈는데 흥부가 열어 보니 돈이 가득 들어 있었다.
놀부는 흥부가 제비 다리 때문에 부자가 되었다며 저도 제비를 길러 보기로 했다. 날이면 날마다 밖으로 나가 제비 몰기를 한 끝에 드디어 어느 날 제비 한 쌍이 놀부 집 처마 밑에 집을 짓고 알을 낳았다. 놀부는 아무리 기다려도 제비 새끼가 떨어지지 않자, 직접 구렁이 노릇을 하며 제비 다리를 똑 부러뜨리고서는 제비 다리에 민어 껍질을 친친 감아 주었다.
가을이 되어 강남으로 돌아간 제비가 놀부의 일을 제비 왕에게 고하자, 제비 왕은 크게 노여워하며 박씨 하나를 놀부에게 갖다 주라고 했다.
이듬해 봄, 놀부는 박씨를 받자 일 년 농사에 쓸 거름을 몽땅 가져다 붓고 박씨를 심었다. 놀부의 바람대로 커다란 박이 여섯 통 열렸다. 놀부는 일꾼을 불러다가 톱질을 시작했다. 그런데 박이 열릴 때마다 빚 받으러 온 노인, 놀부네 안방에 묘를 쓰겠다는 상제, 거지떼, 사당패 들이 나오더니 갖가지 이유로 놀부에게서 돈을 받아 돌아갔다. 하루아침에 알거지가 될 참인데도 놀부는 마지막 박을 탔다.
그러자 장군이 나와 놀부의 죄를 일러 주며 목을 부러뜨리겠다고 엄포를 놓고, 놀부는 기절을 하고 만다. 흥부가 그때 마침 소식을 전해 듣고 나타나 장군 앞에 엎드려 빌었다.
놀부는 흥부가 제비 다리 때문에 부자가 되었다며 저도 제비를 길러 보기로 했다. 날이면 날마다 밖으로 나가 제비 몰기를 한 끝에 드디어 어느 날 제비 한 쌍이 놀부 집 처마 밑에 집을 짓고 알을 낳았다. 놀부는 아무리 기다려도 제비 새끼가 떨어지지 않자, 직접 구렁이 노릇을 하며 제비 다리를 똑 부러뜨리고서는 제비 다리에 민어 껍질을 친친 감아 주었다.
가을이 되어 강남으로 돌아간 제비가 놀부의 일을 제비 왕에게 고하자, 제비 왕은 크게 노여워하며 박씨 하나를 놀부에게 갖다 주라고 했다.
이듬해 봄, 놀부는 박씨를 받자 일 년 농사에 쓸 거름을 몽땅 가져다 붓고 박씨를 심었다. 놀부의 바람대로 커다란 박이 여섯 통 열렸다. 놀부는 일꾼을 불러다가 톱질을 시작했다. 그런데 박이 열릴 때마다 빚 받으러 온 노인, 놀부네 안방에 묘를 쓰겠다는 상제, 거지떼, 사당패 들이 나오더니 갖가지 이유로 놀부에게서 돈을 받아 돌아갔다. 하루아침에 알거지가 될 참인데도 놀부는 마지막 박을 탔다.
그러자 장군이 나와 놀부의 죄를 일러 주며 목을 부러뜨리겠다고 엄포를 놓고, 놀부는 기절을 하고 만다. 흥부가 그때 마침 소식을 전해 듣고 나타나 장군 앞에 엎드려 빌었다.
결국 장군은 흥부의 갸륵한 마음에 감동하여 돌아갔다. 놀부가 깨어나 보니 그 많던 재산이 몽땅 사라지고 없었다. 놀부 부부는 흥부에게 용서를 빌었다. 놀부는 그날부터 좋은 사람이 되었고 흥부는 형을 따뜻하게 위로하며 가진 재산의 절반을 나누어 주었다. 그 뒤로 형제는 지난 일은 모두 잊고 한 평생을 정답게 잘 지냈다.
〈흥부와 놀부〉는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옛이야기예요. 착한 동생 흥부와 욕심 많고 심술궂은 형 놀부가 있는데, 흥부는 다친 제비 다리를 고쳐서 복을 받고 형은 벌을 받는다는 내용이지요.
〈흥부전〉은 다른 옛이야기들과 마찬가지로 작가가 누구인지, 언제 지어졌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어요. 어디선가 시작된 이야기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보태지고 다듬어져 만들어진 것이지요.
〈흥부전〉은 착하고 나쁜 형제가 나오는 옛이야기나 동물이 사람에게 은혜를 갚은 이야기, 어떤 물건에서 재물이 많이 나오는 이야기 등이 섞여서 나왔다고 볼 수 있어요. 그중 〈흥부전〉의 바탕을 이루는 중요한 옛이야기로 〈방이 설화〉와 〈박 타는 처녀〉를 꼽을 수 있어요.
〈흥부전〉은 다른 옛이야기들과 마찬가지로 작가가 누구인지, 언제 지어졌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어요. 어디선가 시작된 이야기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보태지고 다듬어져 만들어진 것이지요.
〈흥부전〉은 착하고 나쁜 형제가 나오는 옛이야기나 동물이 사람에게 은혜를 갚은 이야기, 어떤 물건에서 재물이 많이 나오는 이야기 등이 섞여서 나왔다고 볼 수 있어요. 그중 〈흥부전〉의 바탕을 이루는 중요한 옛이야기로 〈방이 설화〉와 〈박 타는 처녀〉를 꼽을 수 있어요.
〈방이 설화〉는 〈흥부전〉과는 반대로 동생이 심술궂고 형이 착해요. 착한 형은 복을 받고 형을 괴롭힌 나쁜 동생은 벌을 받는다는 내용이에요.
〈박 타는 처녀〉는 몽골의 옛 이야기로, 어느 착한 처녀가 제비의 다친 다리를 고쳐 주어 제비가 다음 해에 박씨를 물어다 주었는데 그 안에 온갖 보물이 나와 복을 받는다는 내용이에요. 〈흥부전〉을 읽고 나서 비슷한 옛이야기를 찾아서 읽어 보는 것도 이야기를 재미있게 감상하는 방법 중 하나랍니다.
〈박 타는 처녀〉는 몽골의 옛 이야기로, 어느 착한 처녀가 제비의 다친 다리를 고쳐 주어 제비가 다음 해에 박씨를 물어다 주었는데 그 안에 온갖 보물이 나와 복을 받는다는 내용이에요. 〈흥부전〉을 읽고 나서 비슷한 옛이야기를 찾아서 읽어 보는 것도 이야기를 재미있게 감상하는 방법 중 하나랍니다.
등장 인물
흥부
선량하고 순박한 인물로, 조선 후기의 가난하고 소외된 서민층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도덕적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착한 행실로 주위 사람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현실 감각이 부족하고 경제 관념이 투철하지 못해 무능한 가장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선량하고 순박한 인물로, 조선 후기의 가난하고 소외된 서민층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도덕적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착한 행실로 주위 사람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현실 감각이 부족하고 경제 관념이 투철하지 못해 무능한 가장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제때 끼니를 못 이을 정도로 가난하지만 순하고 착해요. 하지만 대책 없이 자식을 많이 낳는 등 무능하고 게으른 면도 있어요. 다친 제비 다리를 고쳐 주고 복을 받지요.
놀부
흥부의 형으로 욕심이 많고 심술궂어요. 부도덕하고 몰인정하며 심술궂은 인물이다. 자신의 이익을 가장 중요한 것으로 생각하는 이기적인 인물이지만, 경제 활동에 있어서는 성실하고 끈기 있는 모습을 보여 주기도 한다.
놀부
흥부의 형으로 욕심이 많고 심술궂어요. 부도덕하고 몰인정하며 심술궂은 인물이다. 자신의 이익을 가장 중요한 것으로 생각하는 이기적인 인물이지만, 경제 활동에 있어서는 성실하고 끈기 있는 모습을 보여 주기도 한다.
부모의 유산을 혼자서 가로채고 흥부를 빈손으로 내쫓아요. 더 큰 부자가 되려고 흥부를 따라 해 보지만 오히려 벌을 받아요.
흥부 부인
흥부의 아내로, 여리고 착한 마음씨를 가지고 있다. 생활고에 힘들어하고 자식들이 배를 곯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리기도 하지만, 일방적으로 남편을 원망하거나 몰아세우지 않고 오히려 위로하며 다독이는 인물이다.
흥부 부인
흥부의 아내로, 여리고 착한 마음씨를 가지고 있다. 생활고에 힘들어하고 자식들이 배를 곯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리기도 하지만, 일방적으로 남편을 원망하거나 몰아세우지 않고 오히려 위로하며 다독이는 인물이다.
흥부와 함께 아이들을 키우며 가난을 견뎌 팔자를 탓하기도 하지만 착하게 살아요.
놀부 부인
놀부의 아내로, 남편 못지않은 심술꾼이며 돈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인물이다. 돈 없고 가난한 흥부를 무시하며 함부로 대하는 등 흥부의 비참한 상황을 더욱 부각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놀부 부인
놀부의 아내로, 남편 못지않은 심술꾼이며 돈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인물이다. 돈 없고 가난한 흥부를 무시하며 함부로 대하는 등 흥부의 비참한 상황을 더욱 부각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제비
이 작품에서 주요 사건의 원인을 제공한다. 흥부의 가난을 해결하고 놀부의 잘못을 깨우치게 하는 등 작품 내 갈등 해소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이 작품에서 주요 사건의 원인을 제공한다. 흥부의 가난을 해결하고 놀부의 잘못을 깨우치게 하는 등 작품 내 갈등 해소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흥부네 집 처마에 집을 짓고 살다가 구렁이 때문에 다리가 부러져요. 흥부의 도움을 잊지 않고 은혜를 갚지요.
물질 만능주의 돈의 세상,
《흥부전》의 배경인 조선 후기는 새로운 농업 방식의 등장, 상공업의 발달, 조세 제도의 개혁 등 경제 변화가 많은 시기였다. 특히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경제력이 향상되어 부를 쌓은 농민들이 늘어난 것이다.
일부 양반층과 부농들은 자신이 소유한 토지를 소작농에게 빌려 주고 그에 대한 대가로 수확한 작물의 일부를 거두어들여 시장에 내다 팔아 이득을 얻었다. 돈이 많은 사람은 이렇게 불린 돈으로 다시 토지를 사서 쉽게 재산을 불렸다. 하지만 가난한 농민들의 생활은 점점 더 궁핍해졌다. 그들은 소작농으로 전락하거나 화전민, 유랑민이 되어 떠돌 수밖에 없었다.
관직을 얻지 못하고 경제적으로 몰락한 양반들도 생겨났다. 그래서 부를 쌓은 농민은 돈으로 신분 상승을 하기도 하고, 몰락한 양반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품을 팔기도 했다. 기존의 조선 사회가 신분에 의해 좌지우지되었다면, 조선 후기는 점점 돈이 힘이 되고 권력이 되는 사회가 된 것이다.
조선 후기 사회의 경제 변화에서 주목할 것 중 또 다른 하나는 화폐의 유통이다. 국내 상업과 대외 무역이 활기를 더해 감에 따라 금속 화폐가 필요해지자 숙종 4년에 '상평통보'라는 화폐가 만들어졌다.
조선 후기 사회의 경제 변화에서 주목할 것 중 또 다른 하나는 화폐의 유통이다. 국내 상업과 대외 무역이 활기를 더해 감에 따라 금속 화폐가 필요해지자 숙종 4년에 '상평통보'라는 화폐가 만들어졌다.
그 이후 많은 화폐가 발행되어 17세기 말에는 전국적으로 유통되기에 이른다. 화폐의 유통은 물건을 사고파는 교환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데 큰 기여를 했다. 하지만 양반 지배층이 재산을 늘리거나 고리대금업을 할 목적으로 화폐를 창고에 쌓아 두어 시중에 화폐 유통량이 부족해지기도 했다. 이럴 경우 정작 돈이 필요한 사람들이 돈을 구하지 못해 생활은 어려워졌다.
《흥부전》에는 이러한 조선 후기 백성들의 생활 모습과 경제 관념, 사회 구조의 모순 등이 잘 드러나 있다.
《흥부전》에는 이러한 조선 후기 백성들의 생활 모습과 경제 관념, 사회 구조의 모순 등이 잘 드러나 있다.
상속 제도
재산을 맏아들에게 물려주는 조선 초기만 해도 재산 상속은 아들과 딸, 맏아들과 그 외 자녀의 구별 없이 균등하게 이루어졌다.
흥부가 놀부에게 쫓겨나며 빈털터리로 나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 중 하나는 흥부가 맏아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당시에는 이미 잘사는 놀부와 못사는 흥부 같이 경제적 격차가 심한 형제가 많이 나타났다.
이러한 상속 제도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으며 변하기 시작했다. 여러 차례의 전쟁을 통해 지배층에 대한 신뢰를 잃은 백성들은 신분 제도가 갖고 있는 모순을 깨닫기 시작했다.
이에 불안해진 양반 지배층은 권력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신분 제도를 중심으로 상하 계층의 역할과 경계를 분명히 하는 유교 윤리에 바탕을 둔 통치 질서를 강화해 나간다. 그래서 예법과 제사를 훨씬 강조하게 되었고, 17세기 이후에는 딸은 제사를 지낼 수 없었고 아들만 제사를 지내게 되었다. 그러다가 18세기에 이르러서는 오로지 맏아들에게 상속이 집중되었다.
웃음으로 눈물을 닦다
《흥부전》은 흥부의 비참하고 어려운 상황을 다룬 장면에서조차 익살과 웃음이 넘쳐 난다. 흥부의 가난은 당시의 이야기꾼이나 소리꾼에 의해 슬프고 우울한 것이 아닌 과장되고 익살스런 모습으로 유쾌하게 만들어졌다. 이러한 웃음은 절박한 상황을 벗어나 보려는 백성들의 건강한 삶의 의지를 나타낸다.
비록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더라도 제비가 도움을 준다는 초현실적 방법으로 부자가 된 흥부의 이야기는 부를 꿈꾸는 수많은 백성들을 대리 만족시켰다. 또 놀부가 호되게 매운맛을 볼 때면 억눌린 마음을 시원하게 풀며 카타르시스도 느꼈다.
이렇듯 사람들은 《흥부전》을 통해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 통쾌함을 느끼고, 팍팍한 삶을 위로 받을 수 있었다.
비록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더라도 제비가 도움을 준다는 초현실적 방법으로 부자가 된 흥부의 이야기는 부를 꿈꾸는 수많은 백성들을 대리 만족시켰다. 또 놀부가 호되게 매운맛을 볼 때면 억눌린 마음을 시원하게 풀며 카타르시스도 느꼈다.
이렇듯 사람들은 《흥부전》을 통해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 통쾌함을 느끼고, 팍팍한 삶을 위로 받을 수 있었다.
강남 갔던 제비야 그곳이 어디냐?
판소리 《흥부전》 중 <제비 노정기>는 강남에서 박씨를 물고 흥부네 집까지 오는 제비의 여정을 차례로 담고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흥부전》에 나오는 강남이 중국 양쯔 강 이남의 화남 지방일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습니다.
10세기 이후 중국의 도시는 화북 지방보다 화중과 화남 지방을 중심으로 발달해 왔습니다. 특히 화남 지방은 따뜻한 기후와 해상 무역이 가능한 지리적 이점을 바탕으로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가 되었지요. 그래서 우리나라 선비들에게도 화남 지방은 이상향으로 손꼽혀 온 도시였습니다.
10세기 이후 중국의 도시는 화북 지방보다 화중과 화남 지방을 중심으로 발달해 왔습니다. 특히 화남 지방은 따뜻한 기후와 해상 무역이 가능한 지리적 이점을 바탕으로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가 되었지요. 그래서 우리나라 선비들에게도 화남 지방은 이상향으로 손꼽혀 온 도시였습니다.
강남은 풍족함을 상징하는 희망의 공간,
제비는 따뜻한 곳을 찾아 옮겨 다니는 여름 철새입니다. 이런 제비의 습성을 떠올려 보면 강남은 제비가 찾아가는 따뜻한 곳, 풍요로운 곳이라는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제비는 따뜻한 곳을 찾아 옮겨 다니는 여름 철새입니다. 이런 제비의 습성을 떠올려 보면 강남은 제비가 찾아가는 따뜻한 곳, 풍요로운 곳이라는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게다가 《흥부전》에서 묘사되는 강남은 여러 곳으로 흩어졌던 제비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제비들의 왕국으로 그려집니다. 흥부가 구해 준 제비는 제비 왕에게 그간의 상황을 보고하고 박씨를 하나 받게 되는데, 그 박씨로 인해 흥부는 가난을 해결하고 넉넉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제비의 왕국인 강남은 보은과 풍족함을 상징하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강남은 물의 건너편에 있는 신의 세계,
강남은 '물의 건너편'을 뜻하기도 합니다. 물이라는 것은 전통적으로 다시 태어남, 깨끗함, 신비로움 등의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옛날부터 사람들은 흔히 이승과 저승 사이에 강이 흘러 인간의 세계와 신의 세계로 나뉜다고 여겼습니다.
강남은 '물의 건너편'을 뜻하기도 합니다. 물이라는 것은 전통적으로 다시 태어남, 깨끗함, 신비로움 등의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옛날부터 사람들은 흔히 이승과 저승 사이에 강이 흘러 인간의 세계와 신의 세계로 나뉜다고 여겼습니다.
이때 강의 건너편은 죽음과 부활, 탄생을 모두 포함하는 신의 공간이라고 보았습니다. 제비가 물어 온 박씨의 신비한 능력을 생각하면, 강남의 의미를 초월적인 힘을 갖고 있는 신의 세계로 볼 수도 있습니다.
놀부, 흥부를 집에서 내쫓고 집과 재산을 자기 것으로 만들다,
옛날 어느 마을에 흥부와 놀부라는 형제가 살고 있었다. 동생 흥부는 어려운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할 정도로 마음이 곱고 착했지만, 형인 놀부는 제 욕심만 차릴 줄 아는 인물이었다. 놀부는 남을 돕느라 정작 자신은 챙기지 못하는 흥부를 한심하게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부모님이 돌아가시자 놀부는 흥부를 집에서 쫓아버리고 집과 재산을 모두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옛날 어느 마을에 흥부와 놀부라는 형제가 살고 있었다. 동생 흥부는 어려운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할 정도로 마음이 곱고 착했지만, 형인 놀부는 제 욕심만 차릴 줄 아는 인물이었다. 놀부는 남을 돕느라 정작 자신은 챙기지 못하는 흥부를 한심하게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부모님이 돌아가시자 놀부는 흥부를 집에서 쫓아버리고 집과 재산을 모두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굶주림에 시달리던 흥부, 놀부에게 도움을 청하러 갔다가 매를 얻어 맞다
집에서 쫓겨난 흥부는 아내와 함께 열심히 일했지만 스물 아홉 명이나 되는 자식들을 제대로 먹여 살릴 만큼의 돈을 벌지는 못했다. 배고픔에 힘들어하는 식구들을 보던 흥부는 죄 지은 이를 대신해 매를 맞아주고 돈을 받는 ‘매품’을 하려고 했지만, 그조차도 하려고 하는 사람이 많아 흥부 차례가 오지 않았다.
고민에 고민을 하던 흥부는 놀부의 집으로 가 약간의 식량이라도 달라고 청한다. 그러나 놀부는 흥부의 부탁을 매몰차게 거절하며 오히려 매를 때린다. 놀부의 아내 역시 밥주걱으로 흥부의 뺨을 친다.
집에서 쫓겨난 흥부는 아내와 함께 열심히 일했지만 스물 아홉 명이나 되는 자식들을 제대로 먹여 살릴 만큼의 돈을 벌지는 못했다. 배고픔에 힘들어하는 식구들을 보던 흥부는 죄 지은 이를 대신해 매를 맞아주고 돈을 받는 ‘매품’을 하려고 했지만, 그조차도 하려고 하는 사람이 많아 흥부 차례가 오지 않았다.
고민에 고민을 하던 흥부는 놀부의 집으로 가 약간의 식량이라도 달라고 청한다. 그러나 놀부는 흥부의 부탁을 매몰차게 거절하며 오히려 매를 때린다. 놀부의 아내 역시 밥주걱으로 흥부의 뺨을 친다.
제비를 구해준 흥부 선행에 감동한 제비왕이 박씨를 내리다,
그렇게 가난과 놀부의 등쌀 때문에 힘겨운 하루하루를 보내던 흥부네 집 처마에 제비 가족이 둥지를 튼다. 마음씨 착한 흥부는 제비 가족을 내쫓지 않고 지켜본다. 어느 날, 무서운 구렁이가 제비 가족을 위협하자 흥부는 그들을 구하기 위해 구렁이를 쫓아준다.
그리고 다리가 부러진 새끼 제비를 정성껏 보살펴준다. 흥부가 보살펴준 제비는 가을이 되자 원래 살던 강남으로 돌아간다. 강남으로 간 제비는 제비왕에게 착한 흥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흥부의 행동에 감동한 제비왕은 ‘보은표’라는 박씨를 흥부네 집에 전해주라고 제비에게 명한다.
그렇게 가난과 놀부의 등쌀 때문에 힘겨운 하루하루를 보내던 흥부네 집 처마에 제비 가족이 둥지를 튼다. 마음씨 착한 흥부는 제비 가족을 내쫓지 않고 지켜본다. 어느 날, 무서운 구렁이가 제비 가족을 위협하자 흥부는 그들을 구하기 위해 구렁이를 쫓아준다.
그리고 다리가 부러진 새끼 제비를 정성껏 보살펴준다. 흥부가 보살펴준 제비는 가을이 되자 원래 살던 강남으로 돌아간다. 강남으로 간 제비는 제비왕에게 착한 흥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흥부의 행동에 감동한 제비왕은 ‘보은표’라는 박씨를 흥부네 집에 전해주라고 제비에게 명한다.
부자가 된 흥부를 질투하던 놀부, 일부러 제비 다리를 부러뜨리다,
제비왕으로부터 박씨를 받은 제비는 흥부의 집으로 돌아가 박씨를 전해준다. 전해 받은 박씨를 뒤뜰에 심어 잘 기른 흥부는 가을 쯤에 박을 탄다. 그러자 그 안에서 온갖 보물과 돈, 쌀, 귀한 약재, 비단 등이 쏟아져 나온다. 게다가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나와 으리으리한 기와집까지 지어준다.
순식간에 부자가 된 흥부를 질투하던 놀부는 더 큰 부자가 되고 싶어 제비들을 자신의 집 쪽으로 몰아온다. 그 노력의 결과로 놀부의 집 처마에도 제비 가족이 둥지를 틀게 된다.
그러나 흥부네 집에서처럼 구렁이가 나타나거나 제비들이 떨어지는 일이 생기지 않자, 놀부는 일부러 제비들을 떨어뜨리고 다리를 분지른 후 대충 치료해준다. 놀부로 인해 다리가 부러진 제비는 가을이 되어 강남으로 돌아가 이 사실을 제비왕에게 알린다. 놀부의 악행에 화가 난 제비왕은 박씨 하나를 제비에게 주며 놀부에게 전해주라고 한다.
제비왕으로부터 박씨를 받은 제비는 흥부의 집으로 돌아가 박씨를 전해준다. 전해 받은 박씨를 뒤뜰에 심어 잘 기른 흥부는 가을 쯤에 박을 탄다. 그러자 그 안에서 온갖 보물과 돈, 쌀, 귀한 약재, 비단 등이 쏟아져 나온다. 게다가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나와 으리으리한 기와집까지 지어준다.
순식간에 부자가 된 흥부를 질투하던 놀부는 더 큰 부자가 되고 싶어 제비들을 자신의 집 쪽으로 몰아온다. 그 노력의 결과로 놀부의 집 처마에도 제비 가족이 둥지를 틀게 된다.
그러나 흥부네 집에서처럼 구렁이가 나타나거나 제비들이 떨어지는 일이 생기지 않자, 놀부는 일부러 제비들을 떨어뜨리고 다리를 분지른 후 대충 치료해준다. 놀부로 인해 다리가 부러진 제비는 가을이 되어 강남으로 돌아가 이 사실을 제비왕에게 알린다. 놀부의 악행에 화가 난 제비왕은 박씨 하나를 제비에게 주며 놀부에게 전해주라고 한다.
놀부네 박씨 안에서 무서운 장군이 나와 놀부를 혼내주다
제비왕의 명을 받은 제비는 놀부네 집에 박씨를 떨어뜨렸고, 놀부의 집에도 탐스러운 박이 여러 개 열리게 된다. 놀부는 자신도 흥부처럼 큰 부자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하며 박을 탄다. 그러나 놀부네 박 안에는 빚을 받으러 왔다는 노인과 거지떼만 나왔고, 그들은 놀부의 재산을 몽땅 가져가버린다.
게다가 무서운 장군이 나와 놀부가 저지른 악행을 하나하나 읊으며 혼을 낸다. 무서움에 기절한 놀부가 깨어났을 때는 이미 모든 재산이 없어지고 난 다음이었다.
놀부가 흥부에게 잘못을 빌고 흥부가 용서해주어 사이 좋은 형제가 되다,
하루아침에 빈털터리가 된 놀부는 흥부의 집으로 가 잘못을 빈다. 마음 넓은 흥부는 놀부를 용서해주고 그에게 자신의 재산 중 반을 떼어준다. 흥부의 심성에 감동한 놀부는 그 뒤로 새사람 되었고 다시는 악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흥부와 놀부는 그 이후로 우애 좋은 형제가 되어 행복한 삶을 살았다.
제비왕의 명을 받은 제비는 놀부네 집에 박씨를 떨어뜨렸고, 놀부의 집에도 탐스러운 박이 여러 개 열리게 된다. 놀부는 자신도 흥부처럼 큰 부자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하며 박을 탄다. 그러나 놀부네 박 안에는 빚을 받으러 왔다는 노인과 거지떼만 나왔고, 그들은 놀부의 재산을 몽땅 가져가버린다.
게다가 무서운 장군이 나와 놀부가 저지른 악행을 하나하나 읊으며 혼을 낸다. 무서움에 기절한 놀부가 깨어났을 때는 이미 모든 재산이 없어지고 난 다음이었다.
놀부가 흥부에게 잘못을 빌고 흥부가 용서해주어 사이 좋은 형제가 되다,
하루아침에 빈털터리가 된 놀부는 흥부의 집으로 가 잘못을 빈다. 마음 넓은 흥부는 놀부를 용서해주고 그에게 자신의 재산 중 반을 떼어준다. 흥부의 심성에 감동한 놀부는 그 뒤로 새사람 되었고 다시는 악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흥부와 놀부는 그 이후로 우애 좋은 형제가 되어 행복한 삶을 살았다.
풀이,
지금까지의 「흥부전」 근원설화에 대하여는 첫째 고유설화, 둘째 고유설화와 외래설화와의 혼합, 셋째 몽고설화, 넷째 불교설화의 네 가지 갈래로 추론되었다. 그리고 그 중에도 몽고의 ‘박타는 처녀 설화’가 「흥부전」과 내용이 비슷하여 가장 가까운 설화로 지목되어 왔다.
그러나 「흥부전」의 설화적 골격은 악하고 착한 형제가 등장하는 선악형제담, 동물이 사람에게서 은혜를 입으면 반드시 보답한다는 동물보은담, 어떤 물건에서 한없이 재물이 쏟아져 나오는 무한재보담(無限財寶譚)의 세 이야기의 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중심을 이루는 설화는 선악형제담으로서 어느 한 쪽이 다른 한 쪽을 흉내내다 실패한다는 모방담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는 「혹 떼러 갔다 혹 붙이고 온 영감」·「소금장수」·「부자 방망이」·「금도끼 은도끼」·「단방귀장수」·「말하는 염소」 등의 구전설화가 동일유형의 설화에 해당한다.
또, 동물보은담에 해당하는 설화로 『육도집경(六度集經)』의 「방구보은설화(放龜報恩說話)」, 『삼국유사』의 「자라토주설화(吐珠說話)」, 그 밖에 구전설화인 「새보은설화」·「사슴보은설화」 등이 있으며 무한재보담으로는 구전설화 「이상한 남」 등이 있다. 결국, 선악형제담·동물보은담·무한재보담이 「흥부전」을 구성하는 3대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들 세 가지 이야기는 불교적 색채를 지니고 있다. 「흥부전」의 근원설화에 해당하는 불전설화로는 『현우경(賢愚經)』의 「선구악구설화(善求惡求說話)」, 『잡비유경(雜臂喩經)』의 「파각도인설화(跛脚道人說話)」 등을 들 수 있다.
결국, 「흥부전」은 원래의 불전설화였을 근원설화가 민간설화로 유출, 전승되는 과정에서 불교적 의미는 탈색되고, 조선 후기의 사회적 배경이나 현실 인식 등을 담아 내면서 발전한 작품이다.
「흥부전」은 조선 후기 서민사회에서 광대·가객 등 서민 예능인들에 의하여 형성된 작품이므로 당시 사회의 다양한 모습과 작품을 생성시키고, 향유했던 서민계층의 의식이 잘 투영되어 있다. 특히, 두 주인공인 흥부와 놀부는 당시 서민사회의 일정한 신분적 특징과 유형을 반영하는 전형적 인물로 투영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하여 흥부와 놀부는 같은 형제이면서도 양반과 천인으로 그 사회적 신분이 상이하게 설정되었다고 보는데, 그 이유를 판소리계 소설의 중요한 특징인 부분의 독자성에 기인한다고 본다. 작품의 사회사적 의미를 화폐경제의 발달, 천부(賤富)의 대두와 물질적 가치관의 성행에서 파악하는 견해가 있다.
또, 이와는 달리 흥부와 놀부의 신분관계를 같은 서민층에서의 양면성을 반영했다고 보고, 놀부는 요호부민(饒戶富民)의 반영인 반면에, 흥부는 소작의 기회마저 얻지 못하고 모든 생산수단을 상실하여 품팔이꾼으로 전락한 영세농민을 반영한 인물로 보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견해차가 있어도 「흥부전」이 당시 서민사회의 양상을 반영하고 있고, 서민계층의 삶과 생각을 잘 나타내고 있는 작품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흥부전」은 대체로 형제간의 우애를 강조한 윤리소설로서 인과응보적 권선징악의 주제와 사상을 지닌 작품이다. 그러나 이러한 유교적 윤리도덕을 내세우는 것만이 「흥부전」 주제의 전부는 아니다.
오히려 그 이면에 당시의 급변하는 현실사회에서 몰락한 양반과 아직도 위세를 부리려는 기존 관념이 허망한 것이라는 현실주의적 서민의 새로운 세계관의 제시에서도 「흥부전」의 주제는 발견된다.
착한 흥부는 복을 받고 나쁜 놀부는 벌을 받는다는 흥부전. 동화책이나 이야기로도 많이 접해본 이야기이기 때문에 뻔한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하지만 흥부전에는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새로운 메시지들이 숨겨져 있습니다.
이야기 속에서 식구들 먹일 음식이 없어 괴로워하던 흥부는 급기야 죄인들이 맞을 매를 대신 맞아주고 돈을 받는 ‘매품’이라는 일을 하기로 마음 먹습니다. 이는 당시 사회가 서민들이 살아남기가 매우 어려운 시기였다는 점과, 형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부패한 사회였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그뿐인가요? 흥부전의 화자는 가난한 살림에도 불구하고 자식을 계속 낳는 흥부 부부를 우스꽝스럽게 표현하면서 그들을 풍자합니다. 가난한 이들이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의 모습과 흥부로 대표되는 우매한 자의 모습, 놀부로 대표할 수 있는 탐욕스러운 자 모두 흥부전이 비판하고 있는 대상인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흥부가 대책도 없이 너무 많은 아이를 낳았다고 비판하기도 해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이야기 속에서 식구들 먹일 음식이 없어 괴로워하던 흥부는 급기야 죄인들이 맞을 매를 대신 맞아주고 돈을 받는 ‘매품’이라는 일을 하기로 마음 먹습니다. 이는 당시 사회가 서민들이 살아남기가 매우 어려운 시기였다는 점과, 형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부패한 사회였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그뿐인가요? 흥부전의 화자는 가난한 살림에도 불구하고 자식을 계속 낳는 흥부 부부를 우스꽝스럽게 표현하면서 그들을 풍자합니다. 가난한 이들이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의 모습과 흥부로 대표되는 우매한 자의 모습, 놀부로 대표할 수 있는 탐욕스러운 자 모두 흥부전이 비판하고 있는 대상인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흥부가 대책도 없이 너무 많은 아이를 낳았다고 비판하기도 해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박의 생태,
박은 덩굴을 치면서 자라는 풀이에요. 줄기와 잎 전체가 잔털로 덮여 있고 줄기가 변한 덩굴손이 있어서 다른 물건을 감고 올라가요. 여름에 흰 꽃이 피는데 저녁에 피었다가 아침 햇살이 나면 시드는 특징이 있어요.
가을에 덜 여문 박을 따서 속을 긁어 내어 나물을 무치거나 국을 끓여 먹어요. 박을 두 쪽으로 쪼갠 다음 말려서 바가지로 만들어 쓰기도 한답니다.
가을에 덜 여문 박을 따서 속을 긁어 내어 나물을 무치거나 국을 끓여 먹어요. 박을 두 쪽으로 쪼갠 다음 말려서 바가지로 만들어 쓰기도 한답니다.
흥부와 놀부' 가사 악보,
1. 옛날 옛날 한 옛날에 흥부 놀부 살았다네
맘씨 고운 흥부는 제비 다리 고쳐 주고
박씨 하나 얻어서 울 밑에 심었더니
주렁주렁 열렸네 복 바가지 열렸네
톱질 하세 톱질 하세 슬근 슬근 톱질 하세
하나 켜면 금 나오고 둘을 켜면 은 나오고
맘씨 고운 흥부는 제비 다리 고쳐 주고
박씨 하나 얻어서 울 밑에 심었더니
주렁주렁 열렸네 복 바가지 열렸네
톱질 하세 톱질 하세 슬근 슬근 톱질 하세
하나 켜면 금 나오고 둘을 켜면 은 나오고
2. 옛날 옛-날 한 옛날에 흥부 놀부 살았다네
심술 궂은 놀부는 제비 다리 다쳐 놓고
박씨 하나 얻어서 울 밑에 심었더니
주렁주렁 열렸네 헛 바가지 열렸네
톱질 하세 톱질 하세 슬근 슬근 톱질 하세
셋을 켜도 금은 없고 넷을 켜도 은은 없고
심술 궂은 놀부는 제비 다리 다쳐 놓고
박씨 하나 얻어서 울 밑에 심었더니
주렁주렁 열렸네 헛 바가지 열렸네
톱질 하세 톱질 하세 슬근 슬근 톱질 하세
셋을 켜도 금은 없고 넷을 켜도 은은 없고
'흥부와 놀부' 계이름 악보,
작가와 작품 세계흥부전은 작가·연대 미상의 고대 한글본 도덕소설로서, 홍보전, 놀부전, 연(燕)의 각(脚) 이라고도 한다. 몽골의 동화인 「박 타는 처녀」를 소재로 하고, 형제간의 윤리를 짓밟고 선량한 아우를 내쫓는 간악한 형을 해학적으로 풍자하고 있다.
<줄거리>충청·전라·경상 삼도가 만나는 어름에 사는 연 생원이 아들 형제를 두었는데 형은 놀부요 동생은 흥부다. 한 어머니 소생이건만 흥부는 착하고 효행이 지극한데, 놀부는 불효에다 마음 쓰는 것도 괴상했다. 보통 사람과 달리 오장육부에 심술보가 하나 더 있는 듯했다.
욕 잘하고, 거드름 빼고, 싸움 잘하고, 불난 데 부채질하기, 우는 아기 똥 먹이기, 빚값으로 계집 뺏기, 패는 곡식 이삭 빼기, 똥 누는 놈 주저앉히기, 목욕하는 데 흙 뿌리기, 이 앓는 놈 뺨치기 따위를 즐길 정도로 놀부의 흉악함은 헤아릴 수조차 없었다. 부모가 물려준 재산도 독차지하고 아우 흥부를 구박하나 흥부의 어진 마음은 조금도 변함이 없었다.
놀부는 제사도 제물 없이 돈을 놓고 지내면서, "이번 제사에도 황초값 닷 푼이 온데간데없구나." 하는 식이다. 그런 천하에 몹쓸 놈이 결국 아우를 내쫓는다. "형제란 어려서는 같이 살아도 처자를 갖춘 다음엔 따로 사는 것이 떳떳한 법이다." 흥부는 하는 수 없이 아내와 어린것들을 이끌고 대문을 나섰다.
산언덕 밑에 수숫대로 얼기설기 집을 지으니, 다리를 뻗으면 발목이 벽 밖으로 나가고 팔을 뻗으면 손목이 나간다. 가지고 나간 양식이 한 톨도 없으니 살아갈 계책이 막연하다. 아이들은 배고파 아우성이다. 흥부는 놀부를 찾아가 무엇이든 조금만 달라고 했다.
"이 염치없는 놈아. 하늘이 내지 않은 자는 벼슬에 못 오르고 땅이 내지 않은 자는 이름 없는 인간이다. 너는 어찌하여 타고나지도 않은 복을 나에게 달라고 보채느냐?" 놀부는 화를 내며 도끼 자루로 흥부를 때린 뒤 "다시는 내 눈앞에 뵈지 마라." 했다.
흥부는 온몸에 피멍이 들었다. 그러나 형수를 보고 가려고 엉금엉금 부엌으로 갔다. 놀부 아내는 마침 밥을 푸고 있었다. 밥냄새를 맡으니 흥부의 오장이 뒤집혔다. "에고 형수님, 밥 한 술만 떠주오. 이 동생을 살려주오." 그러나 이년 또한 몹쓸 년이었다. "남녀가 유별한데 어디를 들어오노?" 밥 푸던 주걱으로 마른 뺨을 때린다. 흥부는 정신 아찔하여 손으로 뺨을 어른다. 그런데 밥알이 볼때기에 붙어 있자 얼른 입으로 쓸어 넣는다. "형수님 이쪽 뺨도 쳐주시오. 밥 좀 많이 붙은 주걱으로요." 그러자 이 몹쓸 년은 주걱이 아닌 부지깽이로 때린다. 흥부 통곡하며 돌아온다.
흥부 아내, 주린 배를 움켜쥐고 흥부 오기만 기다리는데 흥부가 비틀비틀 걸어오니 반겨 마중 나간다. "큰댁에 가더니 술에 취했구려. 무엇을 얻었소? 쌀이거든 밥짓고 돈이거든……." 흥부는 형의 행패를 바로 말하지 못한다. "형님 집에 갔더니 주안상이 나오고 더운 점심밥이 나왔소. 상을 물리니 돈과 쌀을 주셨소. 그런데 큰 고개를 넘어오다 도둑을 만나 다 빼앗기고 빈손이오."
얼굴을 보니 부었고 성한 곳이 없다. 흥부 아내 기가 막혀 땅에 주저앉는다. "슬퍼 마오. 가난 구제는 나라에서도 못하는 법. 형님인들 어찌하시겠소?" 다음날부터 함께 나가 품을 판다. 이 집 저 집 궂은 일 마다 않고 하지만 살기는 막연하다.
흥부는 나랏곡식을 한 섬 얻어볼까 하여 읍내 관청을 찾았다. 이방이 다른 소리를 한다. "연 생원은 더러 매를 맞아 보았소? 나랏곡식 생각 말고 매를 맞으시오. 고을 김부자를 어느 놈이 고소했는데 대신 가서 매맞으면 그 간으로 돈 삼십 냥을 줄 거요. 어떻소?" 이방은 돈 닷 냥을 선금으로 주고, 영문으로 보내는 보고장을 흥부에게 준다. "어서 가시오. 내 편지를 영문 사령에게 주면 매도 가볍게 칠 거요. 김부자가 뒤로 감영 관리에게 백 냥쯤 보탤 테니 큰 염려 말고 어서 가시오." 흥부는 좋아서 넙죽 절까지 한다. "이방님, 다녀오리다."
흥부 아내는 매 품팔이가 웬 말이냐고 펄쩍 뛴다. "남의 죄를 어찌 알고 대신이라니 웬 말이오? 살인죄를 범했는지 강도죄를 범했는지 어찌 알고 그런 일을 하시오? 굶은 몸에 곤장 맞으면 쓰러질 것이니, 어서 가서 거절하오." "높은 곳에 앉아보지도 못할 볼기짝, 감영에 가서 삼십 대만 맞으면 돈 삼십 냥 생기니 열 냥으로 고기 사고, 열 냥으로 쌀 팔고, 열 냥으로는 소 한 마리 사면 그 아니 경사요?" 그래도 아내가 한사코 말리는지라 흥부는 속으로 가기로 하고 겉으론 얼버무린다. "그럼 아니 가리다. 저 건너 김 동지네 가서 짚이나 한 단 얻어 가지고 오리다."
흥부가 감영에 도착하니 도사령이 알아보고 아래 사령에게 이른다. "김부자 대신이니 매를 쳐도 가볍게 치게. 편지와 돈 백 냥이 왔다네." 그때 청령 소리가 나더니 영이 내렸다. "살인죄를 범한 자 외에는 모두 석방하라." 그 바람에 흥부도 그냥 풀려나니 낙심 천만이다. "나는 매를 맞아야만 되오. 그저 가면 낭패요." "허허 연생원, 매 안 맞았다고 돈을 안 주거든 다시 오시오. 우리가 받도록 해줄 테니."
흥부 아내는 남편이 감영에 갔음을 알고 뒤뜰에 정화수 올려놓고 빈다. 흥부가 몸 성히 들어서니 여간 반가워하지 않는다. 흥부는 마누라의 좋아하는 거동을 어이없이 바라본다. 김부자 조카가 찾아와서 묻는다. "주린 사람이 그 매를 맞고 어떻게 돌아왔나?" 흥부는 바른 대로 말한다. "그것도 복이라고 사면되어 못 맞았다네." "무사히 와서 돈을 못 받았구려. 내 지닌 돈 칠팔 냥 있으니 쌀 말이나 팔아먹소." 흥부는 그 돈으로 며칠은 살았으나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세월이 흘러 춘삼월 되니 흥부는 수숫대로 지은 집이나마 입춘(立春)을 써 붙였다. 삼월 삼일이니 강남의 제비 나타나 흥부 집에 집을 짓는다. 흥부는 제비에게 충고한다. "수숫대로 지은 집에 네 집 지었다가 장마철에 무너지면 낭패 아니랴? 금수일망정 내 말 듣고 좋은 집 찾아가 집 짓고 새끼 치려무나." 제비는 그러나, 흥부 집에 집짓고 새끼 낳아 길렀다. 그런데 하루 큰 구렁이 한 놈이 달려들어 제비새끼를 잡아먹었다. "흉악한 짐승아, 고량 진미 많은데 하필이면 죄없는 제비 새끼를 먹느냐." 흥부가 칼을 들어 구렁이를 치니 제비 새끼 한 마리가 허공으로 뚝 떨어져 피를 흘린다. 흥부는 부러진 다리를 조기 껍질로 찬찬 감고 당사 실로 동여매 주었다.
제비는 살아나 날아다니게 되니 소상강 기러기는 왔노라, 강남 제비는 가노라 하직하는 때다. 이 제비 수천 리를 날아 제비 왕께 입시 하여 아뢴다. "신의 부모가 조선국 흥부 집에 깃들였는데 큰 구렁이의 화를 입었습니다. 다리가 부러져 죽을 것을 흥부가 구해주었습니다." "흥부는 과연 어진 사람이구나. 보은함은 군자의 도리이니, 그 은혜를 어찌 아니 갚으랴? 내가 박씨 하나를 줄 테니 경은 가지고 나가 은혜를 갚도록 하라."
이듬해 봄 제비는 흥부 집을 찾아갔다. 기웃 기웃 넘노니 흥부 아내가 보고 반긴다. "여보, 작년에 왔던 제비가 입에 무엇을 물고 와 넘놀고 있네요." 제비는 그들 앞에 박씨를 떨어뜨린다. 흥부가 집어보니 한가운데 '보은박(報恩瓢)' 석 자가 선명하다. 동편 울타리 밑에 심으니 쑥쑥 자라 주렁주렁 박이 열린다.
추석날 아침이었다. 영근 박이나 한 통 따서 속을 지져 주린 배를 채우자며 톱으로 켰다. 양주가 마주 앉아 밀거니 당기거니 톱질하여 타놓으니 오색 채운이 서리며 청의 동자 한 쌍이 나온다. 왼손에 병을 들고 오른손엔 보물 가득한 쟁반을 받쳐들었다. "이것을 값으로 따지면 억만 냥이 넘습니다. 팔아서 쓰십시오" 하고 홀연히 사라진다.
흥부는 다른 박을 또 톱질했다. 두 번째는 온갖 세간붙이가 나왔다. 또 한 통을 타니 순금 궤가 나왔고, 다른 한 통에서는 일등 목수와 각종 곡식이 나왔다. 목수들은 우선 명당을 가려 터를 잡고 집을 지었다. 사내종, 계집종, 아이종이 드나들며 온갖 것을 여기저기 쌓고 법석이니 흥부 내외는 좋아 춤을 추며 돌아다녔다.
마지막 박을 켜니 꽃 같은 미인이 나와 큰절을 한다. "저는 월중의 선녀입니다. 강남국 제비 왕이 그대 부실이 되라 하시기에 왔습니다." 이리하여 흥부는 좋은 집에서 처첩을 거느리고 향락으로 세월을 보내게 되었다.
소문을 들은 놀부는 한걸음에 건너와 닥치는 대로 살림살이를 부수며 바른 대로 자초지종을 고하라 다그친다. 흥부가 앞뒷일을 자세히 말하자 이번엔 집 구경을 시켜달라고 조른다. 구경하는 중에 월궁 선녀가 나타나니 놀부는 그 계집을 자기 달라고 하였다. 흥부가 거절하자 그러면 화초장을 달라고 한다. 흥부는 화초장을 내주었다.
화초장을 본 놀부 부인의 눈은 휘둥그래졌다. 흥부가 부자 된 연유까지 알게 되자, "그럼 우리도 다리 부러진 제비 하나 만납시다" 하고 동지섣달부터 제비를 기다린다. 그 뜻을 하늘에서 알았는지 봄이 되자 제비 한 쌍이 놀부 집에 집을 지었다. 그러나 알을 낳으니 수시로 집어내 만지작거려 모두 곯게 만들었다. 천행으로 한 개가 새끼를 까니 이제 놀부는 뱀이 나타나길 기다린다.
구렁이가 나타날 기미가 없자 놀부는 제 손으로 제비새끼 발목을 분지른 뒤 흥부처럼 조개껍질로 발목을 싸주었다. 과연 이듬해 춘삼월 제비는 박씨를 하나 가져왔다. 그런데 '보수박(報讐瓢)'이라 쓰인 박씨였다. 놀부는 그것을 처마 밑에 심었다.
박이 주렁주렁 열렸다. 놀부는 큰 박 하나를 따기로 했다. 계집과 켜려는데 박이 쇠같이 딱딱하므로 힘깨나 쓰는 장정을 불러 후히 사례하며 박을 켜게 하였다. 박 속에서 글 읽는 소리가 나더니 관 쓴 양반, 도포 입은 도련님이 꾸역꾸역 나왔다. 그들은 놀부를 결박하여 달아매고 참나무 절굿공이로 짓찜을 하면서 삼천 냥을 앗아갔다.
또 한 통을 타니 이번엔 노승이 나오고 뒤따라 상좌중이 나왔다. "네 집을 위하여 사십구 일 정성을 드렸으니 돈 오천 냥을 바쳐라." 더 이상 패가망신하지 말고 그만 켜자는 놀부 계집의 말을 어기고 또 켜니 이번엔 상여 한 채가 나오고 뒤따라 각양각색의 병신 상제들이 나왔다. "이놈 놀부야, 소 잡고 잘 차려라. 돈 만 냥만 내놓아라."
"다른 통에도 보물은 아니 들었소?" 놀부가 물으니 상두꾼이 대답한다. "어느 통에 들었는지는 모르나 생금(生金) 한 통이 들기는 들었소." 그럼 그렇겠지 하고 새 박을 켜니 팔도 무당이 나와 놀부 가슴팍과 배때기를 후려친다. "네 집을 위하여 굿을 했으니 오천 냥을 바쳐라. 거역하면 네 머리가 온전치 못하리라."
"될 테면 되고 망할 테면 망해라. 남은 박을 또 타리라." 다음 박에선 수천 명 초라니탈이 나와 오도방정을 떤다. "이놈 놀부야, 돈이 중하냐 목숨이 중하냐?" "사람 생기고 돈이 났는데 어찌 돈이 더 중하겠습니까?" "그러면 돈 오천 냥만 시각 내로 바쳐라." 놀부는 또 돈 오천 냥을 내주었다. 그리고 또 보물은 없겠는가 초라니에게 물었다. "어느 통인지 분명 생금이 들었으니 다 타보려무나."
다음 박에서는 수백 명 사당 걸사가 나와 북을 두드리며 저희끼리 야단스럽게 놀더니 놀부에게 달려든다. "옳지! 이놈 이제야 만났구나! 목숨 보전하려면 전답 문서 다 바쳐라." 놀부는 눈이 뒤집히고 오장이 나오는 듯하였다. 문서 뭉치 다 내주고 또 다음 박을 타니 활패들이 밀거니 뛰거니 뛰쳐나왔다. "저놈을 사정 두지 말고 세게 쳐라!"
놀부는 애걸복걸 빌어댄다. "살려주오. 무엇이든 바칠 테니 남은 목숨만 살려주오!" 돌아가며 한번씩 생주리를 틀더니, 그제야 한 놈이 분부한다. "우리가 금강산 구경을 가려는데 노잣돈이 떨어졌으니, 돈 오천 냥을 바쳐라."
허욕을 버리지 못한 놀부는 다시 동산으로 올라가 박 한 통을 또 따왔다. "이번 박은 빛이 희고 좋으니 응당 보화가 들었을 것이오. 정성을 들여봅시다!"하고 켜다가 궁금하여 귀를 기울이니 속에서 우레 같은 소리가 진동한다. "나는 연(燕)나라 사람 장비다. 네가 만일 박을 아니 켜면 무사하지 못하리라."
박이 쪼개지고 장비가 나와 추상같이 꾸짖는다. "네가 세상에 태어나 부모께 불효요, 형제에게 불목하고 친척과는 불화 하니 죄악이 네 털을 빼어 세어도 당치 못할 것이다." 그리고 덜미를 잡아 공기 놀리듯 하니, 놀부 울면서 애걸 복걸한다.
동산에는 아직 박 두 통이 남았다. 한 통을 따와 톱질한다. "슬근슬근 톱질이야, 이 박에선 금은보화 사태같이 나오너라. 흥부같이 살아보리라." 놀부 계집 곁에 서 있다 한마디 던진다. "보화는 나오되 흥부 아주버니같이 첩만은 나오지 마소서."
이번에는 박 속에서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드디어 수가 터질 박이렷다!" 그러나 그 박에서는 아무 것도 안 나왔다. 다만 허연 속이 먹음직하여 계집을 시켜 끓이게 하였다. 한 사발씩 먹고 나니 놀부, 배가 봉곳하여 게트림하며 계집에게 말한다. 그런데 국을 먹은 사람은 모두 말끝마다 '당동 당동' 한다. 온 식구가 다 그렇다.
"부자 되려고 박 심었다가 재산 다 없애고 고생하고 매맞고, 끝판에 와서는 온 집안 사람이 당동 소리로 병신이 되었으니 이런 분하고 원통한 일이 어디 있는가, 당동." 놀부는 낫을 들고 동산에 올라가 마지막 남은 박 한 통을 따왔다. 크기는 인경 만하고 무게는 천 근이나 될 것 같았다. 놀부는 마지막까지 허욕을 버리지 못한다. 톱질하며 박 속을 기웃거리니 싯누런 것이 가득하다. "오냐, 이제야 보물이구나!" 놀부 아내는 코를 킁킁거리더니 "누런 것이 금인가 싶소만 구린내는 웬일이오." "박이 무르익으면 구린내가 나는 것을 모른단 말인가? 어서 타세."
박이 쪼개지자 똥줄기가 쏟아져 나와 삽시간에 놀부 집 안팎채를 덮고 이웃 양반집까지 사정없이 덮친다. 놀부 양주는 똥벼락을 맞고 온몸이 황금덩이가 되어 달아났다. 놀부는 발을 동동 구른다. 양반들은 놀부를 잡아 앞에 꿇어앉혔다. "네 이놈, 저 똥을 해지기 전에 다 쳐내지 못하면 죽을 줄 알아라!"
놀부는 거름장수를 불러 삯전 후히 주고 똥을 쳐낸 다음에야 겨우 풀려났다. 놀부 내외 갈 곳 없어 통곡하는데, 건넛마을 흥부가 형이 망했다는 말을 듣고 급히 와서 놀부 양주와 조카들을 데리고 제 집으로 간다. 흥부는 형님 내외를 안방에 거처케 한 다음 의식을 후히 대접하며 위로하고, 한편으로 좋은 터를 잡아 집을 지어주되 제 집과 같게 하고, 세간이며 의복 음식을 또한 똑같게 하여 놀부 내외를 살게 하여주었다.
그제야 놀부는 흥부의 어진 덕에 감동하여 잘못을 뉘우치게 되었다. 흥부 내외는 부귀 다남하고 장수하였는데 자손도 모두 사람됨이 빼어나 대대로 풍족했다.
<줄거리>충청·전라·경상 삼도가 만나는 어름에 사는 연 생원이 아들 형제를 두었는데 형은 놀부요 동생은 흥부다. 한 어머니 소생이건만 흥부는 착하고 효행이 지극한데, 놀부는 불효에다 마음 쓰는 것도 괴상했다. 보통 사람과 달리 오장육부에 심술보가 하나 더 있는 듯했다.
욕 잘하고, 거드름 빼고, 싸움 잘하고, 불난 데 부채질하기, 우는 아기 똥 먹이기, 빚값으로 계집 뺏기, 패는 곡식 이삭 빼기, 똥 누는 놈 주저앉히기, 목욕하는 데 흙 뿌리기, 이 앓는 놈 뺨치기 따위를 즐길 정도로 놀부의 흉악함은 헤아릴 수조차 없었다. 부모가 물려준 재산도 독차지하고 아우 흥부를 구박하나 흥부의 어진 마음은 조금도 변함이 없었다.
놀부는 제사도 제물 없이 돈을 놓고 지내면서, "이번 제사에도 황초값 닷 푼이 온데간데없구나." 하는 식이다. 그런 천하에 몹쓸 놈이 결국 아우를 내쫓는다. "형제란 어려서는 같이 살아도 처자를 갖춘 다음엔 따로 사는 것이 떳떳한 법이다." 흥부는 하는 수 없이 아내와 어린것들을 이끌고 대문을 나섰다.
산언덕 밑에 수숫대로 얼기설기 집을 지으니, 다리를 뻗으면 발목이 벽 밖으로 나가고 팔을 뻗으면 손목이 나간다. 가지고 나간 양식이 한 톨도 없으니 살아갈 계책이 막연하다. 아이들은 배고파 아우성이다. 흥부는 놀부를 찾아가 무엇이든 조금만 달라고 했다.
"이 염치없는 놈아. 하늘이 내지 않은 자는 벼슬에 못 오르고 땅이 내지 않은 자는 이름 없는 인간이다. 너는 어찌하여 타고나지도 않은 복을 나에게 달라고 보채느냐?" 놀부는 화를 내며 도끼 자루로 흥부를 때린 뒤 "다시는 내 눈앞에 뵈지 마라." 했다.
흥부는 온몸에 피멍이 들었다. 그러나 형수를 보고 가려고 엉금엉금 부엌으로 갔다. 놀부 아내는 마침 밥을 푸고 있었다. 밥냄새를 맡으니 흥부의 오장이 뒤집혔다. "에고 형수님, 밥 한 술만 떠주오. 이 동생을 살려주오." 그러나 이년 또한 몹쓸 년이었다. "남녀가 유별한데 어디를 들어오노?" 밥 푸던 주걱으로 마른 뺨을 때린다. 흥부는 정신 아찔하여 손으로 뺨을 어른다. 그런데 밥알이 볼때기에 붙어 있자 얼른 입으로 쓸어 넣는다. "형수님 이쪽 뺨도 쳐주시오. 밥 좀 많이 붙은 주걱으로요." 그러자 이 몹쓸 년은 주걱이 아닌 부지깽이로 때린다. 흥부 통곡하며 돌아온다.
흥부 아내, 주린 배를 움켜쥐고 흥부 오기만 기다리는데 흥부가 비틀비틀 걸어오니 반겨 마중 나간다. "큰댁에 가더니 술에 취했구려. 무엇을 얻었소? 쌀이거든 밥짓고 돈이거든……." 흥부는 형의 행패를 바로 말하지 못한다. "형님 집에 갔더니 주안상이 나오고 더운 점심밥이 나왔소. 상을 물리니 돈과 쌀을 주셨소. 그런데 큰 고개를 넘어오다 도둑을 만나 다 빼앗기고 빈손이오."
얼굴을 보니 부었고 성한 곳이 없다. 흥부 아내 기가 막혀 땅에 주저앉는다. "슬퍼 마오. 가난 구제는 나라에서도 못하는 법. 형님인들 어찌하시겠소?" 다음날부터 함께 나가 품을 판다. 이 집 저 집 궂은 일 마다 않고 하지만 살기는 막연하다.
흥부는 나랏곡식을 한 섬 얻어볼까 하여 읍내 관청을 찾았다. 이방이 다른 소리를 한다. "연 생원은 더러 매를 맞아 보았소? 나랏곡식 생각 말고 매를 맞으시오. 고을 김부자를 어느 놈이 고소했는데 대신 가서 매맞으면 그 간으로 돈 삼십 냥을 줄 거요. 어떻소?" 이방은 돈 닷 냥을 선금으로 주고, 영문으로 보내는 보고장을 흥부에게 준다. "어서 가시오. 내 편지를 영문 사령에게 주면 매도 가볍게 칠 거요. 김부자가 뒤로 감영 관리에게 백 냥쯤 보탤 테니 큰 염려 말고 어서 가시오." 흥부는 좋아서 넙죽 절까지 한다. "이방님, 다녀오리다."
흥부 아내는 매 품팔이가 웬 말이냐고 펄쩍 뛴다. "남의 죄를 어찌 알고 대신이라니 웬 말이오? 살인죄를 범했는지 강도죄를 범했는지 어찌 알고 그런 일을 하시오? 굶은 몸에 곤장 맞으면 쓰러질 것이니, 어서 가서 거절하오." "높은 곳에 앉아보지도 못할 볼기짝, 감영에 가서 삼십 대만 맞으면 돈 삼십 냥 생기니 열 냥으로 고기 사고, 열 냥으로 쌀 팔고, 열 냥으로는 소 한 마리 사면 그 아니 경사요?" 그래도 아내가 한사코 말리는지라 흥부는 속으로 가기로 하고 겉으론 얼버무린다. "그럼 아니 가리다. 저 건너 김 동지네 가서 짚이나 한 단 얻어 가지고 오리다."
흥부가 감영에 도착하니 도사령이 알아보고 아래 사령에게 이른다. "김부자 대신이니 매를 쳐도 가볍게 치게. 편지와 돈 백 냥이 왔다네." 그때 청령 소리가 나더니 영이 내렸다. "살인죄를 범한 자 외에는 모두 석방하라." 그 바람에 흥부도 그냥 풀려나니 낙심 천만이다. "나는 매를 맞아야만 되오. 그저 가면 낭패요." "허허 연생원, 매 안 맞았다고 돈을 안 주거든 다시 오시오. 우리가 받도록 해줄 테니."
흥부 아내는 남편이 감영에 갔음을 알고 뒤뜰에 정화수 올려놓고 빈다. 흥부가 몸 성히 들어서니 여간 반가워하지 않는다. 흥부는 마누라의 좋아하는 거동을 어이없이 바라본다. 김부자 조카가 찾아와서 묻는다. "주린 사람이 그 매를 맞고 어떻게 돌아왔나?" 흥부는 바른 대로 말한다. "그것도 복이라고 사면되어 못 맞았다네." "무사히 와서 돈을 못 받았구려. 내 지닌 돈 칠팔 냥 있으니 쌀 말이나 팔아먹소." 흥부는 그 돈으로 며칠은 살았으나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세월이 흘러 춘삼월 되니 흥부는 수숫대로 지은 집이나마 입춘(立春)을 써 붙였다. 삼월 삼일이니 강남의 제비 나타나 흥부 집에 집을 짓는다. 흥부는 제비에게 충고한다. "수숫대로 지은 집에 네 집 지었다가 장마철에 무너지면 낭패 아니랴? 금수일망정 내 말 듣고 좋은 집 찾아가 집 짓고 새끼 치려무나." 제비는 그러나, 흥부 집에 집짓고 새끼 낳아 길렀다. 그런데 하루 큰 구렁이 한 놈이 달려들어 제비새끼를 잡아먹었다. "흉악한 짐승아, 고량 진미 많은데 하필이면 죄없는 제비 새끼를 먹느냐." 흥부가 칼을 들어 구렁이를 치니 제비 새끼 한 마리가 허공으로 뚝 떨어져 피를 흘린다. 흥부는 부러진 다리를 조기 껍질로 찬찬 감고 당사 실로 동여매 주었다.
제비는 살아나 날아다니게 되니 소상강 기러기는 왔노라, 강남 제비는 가노라 하직하는 때다. 이 제비 수천 리를 날아 제비 왕께 입시 하여 아뢴다. "신의 부모가 조선국 흥부 집에 깃들였는데 큰 구렁이의 화를 입었습니다. 다리가 부러져 죽을 것을 흥부가 구해주었습니다." "흥부는 과연 어진 사람이구나. 보은함은 군자의 도리이니, 그 은혜를 어찌 아니 갚으랴? 내가 박씨 하나를 줄 테니 경은 가지고 나가 은혜를 갚도록 하라."
이듬해 봄 제비는 흥부 집을 찾아갔다. 기웃 기웃 넘노니 흥부 아내가 보고 반긴다. "여보, 작년에 왔던 제비가 입에 무엇을 물고 와 넘놀고 있네요." 제비는 그들 앞에 박씨를 떨어뜨린다. 흥부가 집어보니 한가운데 '보은박(報恩瓢)' 석 자가 선명하다. 동편 울타리 밑에 심으니 쑥쑥 자라 주렁주렁 박이 열린다.
추석날 아침이었다. 영근 박이나 한 통 따서 속을 지져 주린 배를 채우자며 톱으로 켰다. 양주가 마주 앉아 밀거니 당기거니 톱질하여 타놓으니 오색 채운이 서리며 청의 동자 한 쌍이 나온다. 왼손에 병을 들고 오른손엔 보물 가득한 쟁반을 받쳐들었다. "이것을 값으로 따지면 억만 냥이 넘습니다. 팔아서 쓰십시오" 하고 홀연히 사라진다.
흥부는 다른 박을 또 톱질했다. 두 번째는 온갖 세간붙이가 나왔다. 또 한 통을 타니 순금 궤가 나왔고, 다른 한 통에서는 일등 목수와 각종 곡식이 나왔다. 목수들은 우선 명당을 가려 터를 잡고 집을 지었다. 사내종, 계집종, 아이종이 드나들며 온갖 것을 여기저기 쌓고 법석이니 흥부 내외는 좋아 춤을 추며 돌아다녔다.
마지막 박을 켜니 꽃 같은 미인이 나와 큰절을 한다. "저는 월중의 선녀입니다. 강남국 제비 왕이 그대 부실이 되라 하시기에 왔습니다." 이리하여 흥부는 좋은 집에서 처첩을 거느리고 향락으로 세월을 보내게 되었다.
소문을 들은 놀부는 한걸음에 건너와 닥치는 대로 살림살이를 부수며 바른 대로 자초지종을 고하라 다그친다. 흥부가 앞뒷일을 자세히 말하자 이번엔 집 구경을 시켜달라고 조른다. 구경하는 중에 월궁 선녀가 나타나니 놀부는 그 계집을 자기 달라고 하였다. 흥부가 거절하자 그러면 화초장을 달라고 한다. 흥부는 화초장을 내주었다.
화초장을 본 놀부 부인의 눈은 휘둥그래졌다. 흥부가 부자 된 연유까지 알게 되자, "그럼 우리도 다리 부러진 제비 하나 만납시다" 하고 동지섣달부터 제비를 기다린다. 그 뜻을 하늘에서 알았는지 봄이 되자 제비 한 쌍이 놀부 집에 집을 지었다. 그러나 알을 낳으니 수시로 집어내 만지작거려 모두 곯게 만들었다. 천행으로 한 개가 새끼를 까니 이제 놀부는 뱀이 나타나길 기다린다.
구렁이가 나타날 기미가 없자 놀부는 제 손으로 제비새끼 발목을 분지른 뒤 흥부처럼 조개껍질로 발목을 싸주었다. 과연 이듬해 춘삼월 제비는 박씨를 하나 가져왔다. 그런데 '보수박(報讐瓢)'이라 쓰인 박씨였다. 놀부는 그것을 처마 밑에 심었다.
박이 주렁주렁 열렸다. 놀부는 큰 박 하나를 따기로 했다. 계집과 켜려는데 박이 쇠같이 딱딱하므로 힘깨나 쓰는 장정을 불러 후히 사례하며 박을 켜게 하였다. 박 속에서 글 읽는 소리가 나더니 관 쓴 양반, 도포 입은 도련님이 꾸역꾸역 나왔다. 그들은 놀부를 결박하여 달아매고 참나무 절굿공이로 짓찜을 하면서 삼천 냥을 앗아갔다.
또 한 통을 타니 이번엔 노승이 나오고 뒤따라 상좌중이 나왔다. "네 집을 위하여 사십구 일 정성을 드렸으니 돈 오천 냥을 바쳐라." 더 이상 패가망신하지 말고 그만 켜자는 놀부 계집의 말을 어기고 또 켜니 이번엔 상여 한 채가 나오고 뒤따라 각양각색의 병신 상제들이 나왔다. "이놈 놀부야, 소 잡고 잘 차려라. 돈 만 냥만 내놓아라."
"다른 통에도 보물은 아니 들었소?" 놀부가 물으니 상두꾼이 대답한다. "어느 통에 들었는지는 모르나 생금(生金) 한 통이 들기는 들었소." 그럼 그렇겠지 하고 새 박을 켜니 팔도 무당이 나와 놀부 가슴팍과 배때기를 후려친다. "네 집을 위하여 굿을 했으니 오천 냥을 바쳐라. 거역하면 네 머리가 온전치 못하리라."
"될 테면 되고 망할 테면 망해라. 남은 박을 또 타리라." 다음 박에선 수천 명 초라니탈이 나와 오도방정을 떤다. "이놈 놀부야, 돈이 중하냐 목숨이 중하냐?" "사람 생기고 돈이 났는데 어찌 돈이 더 중하겠습니까?" "그러면 돈 오천 냥만 시각 내로 바쳐라." 놀부는 또 돈 오천 냥을 내주었다. 그리고 또 보물은 없겠는가 초라니에게 물었다. "어느 통인지 분명 생금이 들었으니 다 타보려무나."
다음 박에서는 수백 명 사당 걸사가 나와 북을 두드리며 저희끼리 야단스럽게 놀더니 놀부에게 달려든다. "옳지! 이놈 이제야 만났구나! 목숨 보전하려면 전답 문서 다 바쳐라." 놀부는 눈이 뒤집히고 오장이 나오는 듯하였다. 문서 뭉치 다 내주고 또 다음 박을 타니 활패들이 밀거니 뛰거니 뛰쳐나왔다. "저놈을 사정 두지 말고 세게 쳐라!"
놀부는 애걸복걸 빌어댄다. "살려주오. 무엇이든 바칠 테니 남은 목숨만 살려주오!" 돌아가며 한번씩 생주리를 틀더니, 그제야 한 놈이 분부한다. "우리가 금강산 구경을 가려는데 노잣돈이 떨어졌으니, 돈 오천 냥을 바쳐라."
허욕을 버리지 못한 놀부는 다시 동산으로 올라가 박 한 통을 또 따왔다. "이번 박은 빛이 희고 좋으니 응당 보화가 들었을 것이오. 정성을 들여봅시다!"하고 켜다가 궁금하여 귀를 기울이니 속에서 우레 같은 소리가 진동한다. "나는 연(燕)나라 사람 장비다. 네가 만일 박을 아니 켜면 무사하지 못하리라."
박이 쪼개지고 장비가 나와 추상같이 꾸짖는다. "네가 세상에 태어나 부모께 불효요, 형제에게 불목하고 친척과는 불화 하니 죄악이 네 털을 빼어 세어도 당치 못할 것이다." 그리고 덜미를 잡아 공기 놀리듯 하니, 놀부 울면서 애걸 복걸한다.
동산에는 아직 박 두 통이 남았다. 한 통을 따와 톱질한다. "슬근슬근 톱질이야, 이 박에선 금은보화 사태같이 나오너라. 흥부같이 살아보리라." 놀부 계집 곁에 서 있다 한마디 던진다. "보화는 나오되 흥부 아주버니같이 첩만은 나오지 마소서."
이번에는 박 속에서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드디어 수가 터질 박이렷다!" 그러나 그 박에서는 아무 것도 안 나왔다. 다만 허연 속이 먹음직하여 계집을 시켜 끓이게 하였다. 한 사발씩 먹고 나니 놀부, 배가 봉곳하여 게트림하며 계집에게 말한다. 그런데 국을 먹은 사람은 모두 말끝마다 '당동 당동' 한다. 온 식구가 다 그렇다.
"부자 되려고 박 심었다가 재산 다 없애고 고생하고 매맞고, 끝판에 와서는 온 집안 사람이 당동 소리로 병신이 되었으니 이런 분하고 원통한 일이 어디 있는가, 당동." 놀부는 낫을 들고 동산에 올라가 마지막 남은 박 한 통을 따왔다. 크기는 인경 만하고 무게는 천 근이나 될 것 같았다. 놀부는 마지막까지 허욕을 버리지 못한다. 톱질하며 박 속을 기웃거리니 싯누런 것이 가득하다. "오냐, 이제야 보물이구나!" 놀부 아내는 코를 킁킁거리더니 "누런 것이 금인가 싶소만 구린내는 웬일이오." "박이 무르익으면 구린내가 나는 것을 모른단 말인가? 어서 타세."
박이 쪼개지자 똥줄기가 쏟아져 나와 삽시간에 놀부 집 안팎채를 덮고 이웃 양반집까지 사정없이 덮친다. 놀부 양주는 똥벼락을 맞고 온몸이 황금덩이가 되어 달아났다. 놀부는 발을 동동 구른다. 양반들은 놀부를 잡아 앞에 꿇어앉혔다. "네 이놈, 저 똥을 해지기 전에 다 쳐내지 못하면 죽을 줄 알아라!"
놀부는 거름장수를 불러 삯전 후히 주고 똥을 쳐낸 다음에야 겨우 풀려났다. 놀부 내외 갈 곳 없어 통곡하는데, 건넛마을 흥부가 형이 망했다는 말을 듣고 급히 와서 놀부 양주와 조카들을 데리고 제 집으로 간다. 흥부는 형님 내외를 안방에 거처케 한 다음 의식을 후히 대접하며 위로하고, 한편으로 좋은 터를 잡아 집을 지어주되 제 집과 같게 하고, 세간이며 의복 음식을 또한 똑같게 하여 놀부 내외를 살게 하여주었다.
그제야 놀부는 흥부의 어진 덕에 감동하여 잘못을 뉘우치게 되었다. 흥부 내외는 부귀 다남하고 장수하였는데 자손도 모두 사람됨이 빼어나 대대로 풍족했다.
[흥부전 [興夫傳] 국립중앙도서관과 고려대학교·한국학중앙연구원 도서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출처 ^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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