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26일 수요일

홍익인간 `

    • 홍익인간 `

    • 널리 인간세계를 이롭게 한다는 뜻으로 ≪삼국유사≫의 단군 신화에 나오는 말이다. 
      우리나라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의 최고 이념으로, 윤리 의식과 사상적 전통의 바탕을 이루고 있다.

널리 인간세계를 이롭게 한다는 뜻으로 ≪삼국유사≫의 단군 신화에 나오는 말이다. 우리나라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의 최고 이념으로, 윤리 의식과 사상적 전통의 바탕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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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 <기이편()>에 실린 고조선() 건국 신화에 나오는 말로, ‘널리 인간 세계를 이롭게 한다’는 뜻이다. ≪삼국유사≫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고기()>에 이르기를, 옛날에 환인()의 아들인 환웅()이 자주 세상에 뜻을 두어 인간 세상을 탐내므로( ), 아버지가 아들의 뜻을 알고 삼위 태백()을 내려다보니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할 만했다( ). 이에 천부인() 3개를 주고 가서 다스리게 하였다. 환웅()이 무리 3천을 이끌고 태백산() 꼭대기의 신단수() 아래로 내려와 그곳을 신시()라 이르니 이가 환웅 천왕()이다. 그는 풍백(), 우사(), 운사()를 거느리고 곡식()ㆍ생명()ㆍ질병()ㆍ형벌()ㆍ선악() 등 무릇 인간의 360여 가지 일을 주관하여 인간 세상을 다스리고 교화()하였다(). 이 때 곰() 한 마리와 호랑이() 한 마리가 같은 굴에서 살았는데, 늘 신웅(, 환웅)에게 사람되기를 빌었다(). 마침내 신(, 환웅)이 신령스러운 쑥 한 심지와 마늘 20개를 주며 너희들이 이것을 먹고 100일 동안 햇빛을 보지 않으면 곧 사람이 되리라 하였다. 곰과 호랑이는 이것을 받아 먹었다. 하지만 곰은 세 이레(21일)를 금기하여 여자가 되었지만, 호랑이는 참지 못하여 사람이 되지 못했다. 웅녀()는 혼인을 할 상대가 없어 늘 신단수 아래에서 아이 배기를 축원하였다. 환웅이 잠깐 변해 그와 결혼하여 아이를 낳았으니, 이름을 단군 왕검()이라 하였다.”

이러한 내용의 단군() 신화에는 우리 민족의 가치 의식이 그대로 나타나 있을 뿐 아니라,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과 ‘세상으로 나아가 도리로 교화한다’는 ‘재세이화()’의 인본주의적이고 현세주의적인 윤리의식과 철학사상의 특질이 잘 나타나 있다. 단군 신화에서는 하늘의 신인 환웅()도 인간 세계로 내려와 살기를 원하고(), 땅의 곰과 호랑이도 인간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단군 신화에는 다른 나라의 신화와 달리 세계의 창조나 내세에 대한 내용이 없고, 오직 현재의 인간 세상만이 중시된다. 그리고 하늘의 신인 환웅의 관심도 어떻게 하면 인간 세상을 이롭게 하고 도리로 교화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단군 신화에서 환웅()은 ‘홍익인간()’을 실천하기 위해 곡식ㆍ생명ㆍ질병ㆍ형벌ㆍ선악 등 인간 사회의 온갖 일을 주관하였다. 이처럼 ‘홍익인간()’은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경제와 사회, 복지와 정의 등 인간의 사회적이고 현실적인 삶의 끊임없는 개선과 향상을 지향하는 사회적이고 실천적인 개념이다.

단군 신화에서는 다른 나라의 신화들과는 달리 신들 사이의 대립이나 신과 인간 사이의 갈등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심지어 곰과 호랑이도 같은 굴에서 살며 대립하지 않는다. 이처럼 ‘홍익 인간’의 이념에는 조화와 평화를 중시하는 세계관이 담겨 있다. 환웅이 웅녀와 혼인하여 단군을 낳는 과정은 천상과 지상의 결합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며, 단군은 하늘과 인간이 합하여 하나가 된 ‘천인합일()’의 존재이다. 조화와 평화를 중시하는 이러한 세계관은 원효의 화쟁() 사상, 불교의 ‘교선일치()’ 전통, 유ㆍ불ㆍ도(彿)를 통합한 동학() 등에서도 보여지듯이 한국 사상의 중요한 특징으로 나타났다.





홍익인간이라는 말은 『삼국유사』 고조선조와 『제왕운기』 전조선기에서 고조선의 건국과정을 전하는 내용 속에 나온다. 『삼국유사』 고조선조에서는 “고기()에 이르기를 옛날에 환인()의 아들 중에 환웅()이 있었는데, 자주 천하에 뜻을 두어 인간세상을 탐냈다. 아버지 환인이 아들의 뜻을 알고 삼위태백을 내려다보니 홍익인간할만 하거늘, 천부인 세 개를 주어 내려가 다스리게 하였다. 환웅이 삼천무리를 이끌고 태백산 꼭대기 신단수 아래로 내려가니 이를 신시()라 하였다”고 전한다. 이에 의하면 홍익인간은 환인이 환웅을 인간세상에 내려 보내면서 제시한 지침이었다. 『제왕운기』에서는 환인이 환웅에게 삼위태백으로 내려가서 홍익인간 할 수 있는지 그 의지를 물었고, 그런 지시에 응하여 환웅이 지상으로 내려온 것으로 되어 있다.
문헌기록에서는 홍익인간이 천신()인 환인이 인간세상에 대해 갖고 있던 생각이었던 것으로 되어있지만, 실제적으로는 고조선 건국에 참여한 구성원들의 소망을 진술한 것이라 보는 것이 타당하다. 특히 고대인들이 국가와 권력 및 통치자들에게 바라던 바를 환인의 이름을 빌어 신화적으로 표명한 것으로 보아야 하는 것이다. 신화에 의하면 환웅이 지상에 내려와서 신시를 건설하고, 풍백·운사·우사를 거느려 주곡·주명·주병·주형·주선악 등 인간세상 360여사를 관장한 것으로 나오는데, 신시에서 환웅이 처결했다고 한 360여사는 모두 홍익인간이라는 지침을 세상에서 실천한 일이었을 것이다.
홍익인간은 흔히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로 해석되나, 자의()에 충실하게 해석하자면 “인간을 크게 도우라”가 될 것이다. 그것은 인간을 모든 가치에 앞세우는 사상이다. 홍익인간은 ‘인간’을 ‘홍익’하라는 구조로 되어 있다. 여기서 ‘홍익’행위의 대상인 ‘인간’은 1차적으로는 인간사회나 공동체라는 의미를 가지지만, 신이나 동물에 대한 상대개념으로의 ‘사람’(HumanBeing)의 의미도 가지며, 국가나 통치자에 대한 상대개념으로의 ‘백성’-피치자의 의미와, ‘나’나 ‘에고’에 대한 상대개념으로의 ‘남’(타인)의 의미도 가진다고 분석된다. 그리고 ‘홍()’은 ‘널리’보다는 ‘크게’의 의미가 우선이다. ‘널리’로의 ‘홍’은 편중되고 독점되며 불평등한 것에 반대되는 의미이지만, ‘크게’로의 ‘홍’은 규모가 작고 부족하며 빈곤한 것에 대립되는 지향을 가진다. ‘익()’은 ‘이롭게 한다’거나 ‘돕는다’의 의미이며, 행복하게 해주라는 취지로 의역할 수 있을 것이다.

학자들 중에는 원효의 「대승기신론소()」에 홍익인간과 유사한 ‘홍익중생()’이라는 용어가 나오는 점 등에 주목하여 홍익인간이 불교사상에서 유래하는 것으로 설명하는 이들이 있어 왔다. 그러나 홍익인간은 단군신화에 본래 포함되어 있던 고유적 사상과 관점을 압축적으로 반영한 말로 보아야 할 것이다. 단군신화는 오랫동안 구전되어 오다가 한자가 유입된 후 한자로 번역되어 사서에 채록되는 과정을 밟았는데, 구전의 단군신화 속에 포함된 건국목적이나 지향가치에 해당하는 내용이 ‘홍익인간’으로 번역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단군신화를 한문으로 처음 번역한 사람은 신화에 포함된 취지와 관점을 정확하게 전달해줄 적절한 한자어를 찾았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불교문헌에 나오는 ‘홍익중생’ 같은 용어를 보았을 것이지만, 그러나 ‘홍익중생’으로는 고유의 취지를 담아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단군신화는 인간중심사상으로 일관되고 있었으며, 홍익의 대상을 인간만이 아닌 모든 중생으로까지 확장하는 불교의 ‘홍익중생’과는 다른 지향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로써 보면 홍익인간은 불교와 상관없는 고유적 사상이었던 것이다.

홍익인간이 추구하는 가치에 대해서는 인본주의나 인간존중·복지·사랑·봉사·정의·민주주의·공동체정신·평화 등과 같은 여러 가지로 설명되고 있다. 그러나 그 핵심적인 세 가지는 (1) 국가와 권력·돈·시장·학술·종교·교육과 과학기술 등 모든 문명장치는 인간을 위해(인간의 행복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고 보는 인본주의적 사상과, (2) 인간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위대한 것으로 보는 이타주의적 윤리관, 그리고 (3) 내세의 행복이 아닌 현세의 복지를 우선시하는 현세주의적 사고 등이라 할 수 있다. 홍익인간은 인간행복을 위협하는 모든 상황에 대해 반대하며, 특히 국가와 권력(통치자)는 홍익인간을 위해 존재한다고 본다. 그리고 개개인들에게는 공동체와 이웃을 위해 대가 없이 봉사하는 적극적 윤리를 제시한다.
홍익인간은 『삼국유사』나 『제왕운기』에서 거론된 후 한말에 이르기까지 특별히 주목되지 않았다. 홍익인간을 되살려 낸 이들은 좌·우익을 초월한 통일민족국가를 추구하던 1920~1930년대의 진보적 민족주의자들이었다. 특히 단군의 건국으로부터 민족사가 시작되었다고 보는 단군민족주의자들이 큰 역할을 하였다. 좌우통합의 통일이론으로 제안된 조소앙의 삼균주의나 안재홍의 신민족주의 같은 정치이론들은 자기 이론의 사상적 기원을 민족고유의 홍익인간이념에서 찾고 있다. 정인보나 김구는 홍익인간을 선공후사()의 인본주의적 윤리로 해석하여 민족공동체건설을 위한 기초덕목으로 삼았다.

통일을 지향하는 민족주의자들이 발굴한 홍익인간은 해방직후 미군정의 교육분야 자문기구인 조선교육심의회에 의해 교육의 기본이념으로 채택되었다(1945.12). 그리고 정부수립 후 「교육법」이 정식으로 제정될 때 법제화되게 된다(1949.12). 「교육법」 제1조에서는 “교육은 홍익인간의 이념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완성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공민으로의 자질을 구유케 하여 민주국가 발전에 봉사하며 인류공영의 이상실현에 기여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문교개관」(1958)에서는 홍익인간을 교육이념으로 채택한 이유를, “홍익인간은 우리나라 건국이념이기는 하나 결코 편협하고 고루한 민족주의 이념의 표현이 아니라 인류공영이란 뜻으로 민주주의의 기본정신과 부합되는 이념”으로서, ‘우리 민족정신의 정수’이면서, 기독교의 박애정신과 유교의 인(), 그리고 불교의 자비심과도 상통되는 모든 인류의 이상이라는 데서 찾고 있다. 교육이념으로의 홍익인간은 교육이 길러야 할 인간상을 제시한 것이면서, 교육이 추구해야 할 가치에 대해 규정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말하자면 홍익인간할 수 있는 덕성과 역량을 가진 인재를 교육이 길러야 한다는 뜻과 함께, 교육은 권력이나 돈과 같은 가치가 아닌 인간을 위해 봉사하는 활동이어야 한다는 점을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홍익인간은 한민족 역사상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의 건국이상으로 이해되어왔다. 환웅이 신시를 건설한 목적이었고, 단군이 조선을 건국함에 있어서도 그 이념이 계승되었으리라 상정되기 때문이다. 교육사업을 지휘할 최고 지도이념으로 지정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홍익인간이 현대 한국의 정치와 교육을 규율하는 기조원리로 실천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부정적 평가가 지배적일 것이다. 제시하는 바가 추상적이고 사실이 아닌 신화 속에서 거론된 것이라는 이유로, 홍익인간을 교육이념의 자리에서 끌어내리려는 시도도 계속되어 왔다. 그러나 홍익인간은 여전히 교육이념의 지위를 지키고 있으며, 한국의 교육과 정치를 반성하고 문명과 윤리를 비판하는 가치이자 이념으로 지속적으로 호명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삼국유사》에 따르면 하늘을 다스리는 환인의 아들 환웅은 널리 인간 세상을 이롭게 하려는 목적으로 태백산 꼭대기에 있는 신단수에 내려와 신시를 세웠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홍익인간의 유래이다.
    일제 강점기에 독립운동을 하던 사람들은 민족 정신을 높이기 위해 홍익인간을 대한민국 임시 정부의 건국 이념으로 삼았고, 8 · 15 광복 후에는 우리나라의 교육 이념이 되었다. 미군정의 교육 정책을 자문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선 교육 심의회가 홍익인간을 교육 이념으로 채택한 것이다.
    당시 일부 위원들은 홍익인간이 옛날 책에 나오는 믿기 어려운 말이라며 비판했다. 또한 일본이 천황 중심의 국가 건설을 목표로 내세웠던 팔굉일우(온 세계가 하나의 집이라는 뜻)와 비슷하다며 반대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1949년에 만들어진 교육법 제1조에 ‘홍익인간의 이념 아래 교육을 해야 한다.’는 문구를 넣으면서 홍익인간은 우리나라의 교육 이념으로 확정되었다.


    1980년대 교육 민주화 운동이 벌어질 때에도 홍익인간의 이념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들은 홍익인간이 너무 추상적인 데다 현대의 우리 사회에서 교육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홍익인간은 1997년에 교육법을 폐지하고 대신 만든 교육 기본법 제2조에서도 교육 이념으로 계속 이어졌다.
    - 널리 인간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고조선의 건국 이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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