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담, 俗談.
경상북도 영천 지역에서 예로부터 민간에 전하여 오는 비유적인 짧은 글귀.
속담(俗談)은 시대정신이나 민중의 삶의 지혜와 가치가 녹아 있는 함축된 문장으로 된 글귀를 말한다.
속담은 누가 언제 만든 것인지 알 수 없다.
지역에 따라 생활양식과 정신이 짙게 배인 민중들의 공동 소작이라고 할 수 있다.
조선 시대에는 계급을 풍자하거나 남성과 여성의 차등성이라는 사회적 통념이 드러나기도 한다.
속담은 사람들이 일상생활 등에서 사용하는 말을 간결하고도 비유적으로 형상적인 언어 형식으로 표현한 구비(口碑) 단문이다.
속담은 표현과 기능에 따라 격언(格言)과 이언(俚諺)으로 나눌 수 있다.
격언은 사회적·역사적인 경험이 정식화된 것으로서, 실천적인 규범 형태를 취하고 있다.
격언은 사회적·역사적인 경험이 정식화된 것으로서, 실천적인 규범 형태를 취하고 있다.
격언은 그 자체로서 완전한 문장을 이루고 있으며, 대개 교훈적인 내용을 주제로 삼고 있으며, 서술문·명령문·의문문 등으로 표현된다.
“시작이 반이다”,
“아는 길도 물어 가라”,
“공든 탑이 무너지랴”,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언은 주로 현실을 비유하는 데 사용될 뿐 교훈적인 내용은 담고 있지 않다.
이언은 주로 현실을 비유하는 데 사용될 뿐 교훈적인 내용은 담고 있지 않다.
이언은 대체로 사물이나 현상의 실태나 본질, 또는 직접적인 형상을 짧은 언어 형태로 비유하고 형용하기 때문에 불완전한 문장으로 표현된다.
“빛 좋은 개살구”,
“옷이 날개”,
“그림의 떡”,
“약방에 감초”,
“개밥에 도토리”,
“벙어리 냉가슴 앓듯”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속담 역사
『삼국사기』의 「온달전(溫達傳)」에 나오는 “한 말의 곡식도 찧어서 함께 먹을 수 있고, 한 자의 베도 기워서 같이 입을 수 있다”라는 속담은 곤궁한 생활 속에서 서로 돕고 의지하며 살아 나가는 과정에서 체험한 생활의 교훈이 담겨 있다.
『삼국유사』의 「수로부인전(首露夫人傳)」에 나오는 “뭇 사람의 말은 쇠까지 녹일 수 있다”는 속담은 대중의 말이 씨가 되고 힘이 된다는 일종의 주술성과 예언성을 보여 주는 속담이라고 하겠다.
이렇게 삼국 당시에 전했던 속담들은 대개가 일상생활의 체험과 거기에서 획득한 어떤 교훈이나 진리 등을 담고 있다.
『삼국유사』의 「수로부인전(首露夫人傳)」에 나오는 “뭇 사람의 말은 쇠까지 녹일 수 있다”는 속담은 대중의 말이 씨가 되고 힘이 된다는 일종의 주술성과 예언성을 보여 주는 속담이라고 하겠다.
이렇게 삼국 당시에 전했던 속담들은 대개가 일상생활의 체험과 거기에서 획득한 어떤 교훈이나 진리 등을 담고 있다.
통일신라, 고려 시대를 거치면서 속담은 더욱 활발하게 창조되었으며, 주제도 매우 다양해졌다.
발해 사람들이 창조한 “발해의 사람 셋이면 범 한 마리를 당한다”라든가,
통일신라의 속담 “내일 바빠 한댁 방아”라든가,
『위앙전에 대한 평론』에서 인용한 고려 시대의 속담 “원수의 말을 어찌 믿으랴”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자료를 통해 당대 사회의 역사적·문화적 현상 등을 추적할 수 있다.
조선 시대에는 역사적으로 전승되어 왔던 속담들을 정리하는 작업이 이루어졌다.
현존하는 자료에서 성현(成俔)[1439~1504]의 『용재총화(慵齋叢話)』를 속담 정리본의 가장 고형으로 볼 수 있다.
성현은 『용재총화』에서 같은 의미를 가진 속담들을 한데 묶어서 소개하고 있다.
“하루 내내 걱정거리는 이른 아침에 먹은 술이요, 일 년 내내 걱정거리는 발에 맞지 않는 신이요,
일생 내내 걱정거리는 성질 사나운 아내라” 하였고,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배부른 돌담, 수다한 아이, 손 큰 아낙네”라고 하면서 “말은 비록 상스러우나 역시 격언이다”라고 하였다.
성현의 뒤를 이어서 조선 중기의 학자 어숙권(魚叔權)의 『패관잡기(稗官雜記)』를 비롯하여 홍만종(洪萬宗)[1643~1725]의 『순오지(旬五志)』, 이덕무(李德懋)[1741~1793]의 『청장관전서(靑莊館全書)』에서 속담의 정리가 속속 이루어졌다.
이후 속담의 수집 및 정리는 정약용(丁若鏞)[1762~1836]에 의해서 크게 진전되었다.
성현의 뒤를 이어서 조선 중기의 학자 어숙권(魚叔權)의 『패관잡기(稗官雜記)』를 비롯하여 홍만종(洪萬宗)[1643~1725]의 『순오지(旬五志)』, 이덕무(李德懋)[1741~1793]의 『청장관전서(靑莊館全書)』에서 속담의 정리가 속속 이루어졌다.
이후 속담의 수집 및 정리는 정약용(丁若鏞)[1762~1836]에 의해서 크게 진전되었다.
정약용은 당대 서민들의 삶을 관찰하면서 속담을 수집·정리하였고, 이를 『이담속찬(耳談續纂)』으로 편찬하였다.
『이담속찬』에 210여 편의 속담을 싣고 있는데,
“농사꾼은 굶어 죽어도 종자를 베고 죽는다”,
“말 잃고 외양간 고친다”,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
“내 배 부르면 종이 배고픈 줄 모른다”,
“사흘 굶어 도적질 안 하는 놈 없다”,
“지렁이도 디디면 꿈틀한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전승되고 있는 자료들이 많다.
1914년 일제 강점기에 다카하시 도루[高橋亨]가 쓴 『조선속담집』은 1,300여 개의 조선 속담을 조사한 자료집으로, 조선인들의 속담 속에 비친 조선인들의 의식을 부정적 시각에서 타자화하여 천박하고 더러운 조선인으로 폄하하기도 하였다.
근래에 편찬된 『속담사전』에는 약 1만여 수에 가까운 속담이 수록되어 있는데, 우리나라 속담이 얼마나 풍부한지를 집약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1914년 일제 강점기에 다카하시 도루[高橋亨]가 쓴 『조선속담집』은 1,300여 개의 조선 속담을 조사한 자료집으로, 조선인들의 속담 속에 비친 조선인들의 의식을 부정적 시각에서 타자화하여 천박하고 더러운 조선인으로 폄하하기도 하였다.
근래에 편찬된 『속담사전』에는 약 1만여 수에 가까운 속담이 수록되어 있는데, 우리나라 속담이 얼마나 풍부한지를 집약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지역의 속담
1) 이중성과 양면성
[앞에서 하는 행동과 뒤에서 하는 행동이 다름]
-뒤통수 때리 놓고 배를 만친다. [뒤통수 때려놓고 배를 어루만진다.]
-앞에서 꼬랑대기 흔드는 개가 뒷 발꿈치 문다. [앞에서 꽁지를 흔드는 개가 뒷 발꿈치를 문다.]
-간에 붙었다 콩팥에 붙었다 한다.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한다.]
-똥꾸멍으로 호박씨 깐다. [똥구멍으로 호박씨 깐다.]
-뒤통수 때리 놓고 배를 만친다. [뒤통수 때려놓고 배를 어루만진다.]
-앞에서 꼬랑대기 흔드는 개가 뒷 발꿈치 문다. [앞에서 꽁지를 흔드는 개가 뒷 발꿈치를 문다.]
-간에 붙었다 콩팥에 붙었다 한다.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한다.]
-똥꾸멍으로 호박씨 깐다. [똥구멍으로 호박씨 깐다.]
2) 경계와 경각심
[만사에 주의를 기울일 것]
-호랭이한테 물리 가도 정신을 차리야 된다. [호랑에게 물려 가더라도 정신은 차려야 한다.]
-주맥은 가깝고 법은 멀다. [주먹은 가깝고 법은 멀다.]
-나는 새도 떨어질 때가 있다. [날아가는 새도 떨어질 때가 있다.]
-접시물에도 빠져 죽는다. [접시 물, 즉 얕은 물에도 빠져 죽는다.]
-갈방비에 속옷 적신다. [가랑비에 속옷 젖는다.]
-호맹이로 막을 꺼를 개래로 막는다. [호미로 막일 일을 가래로 막는다.]
-호랭이한테 물리 가도 정신을 차리야 된다. [호랑에게 물려 가더라도 정신은 차려야 한다.]
-주맥은 가깝고 법은 멀다. [주먹은 가깝고 법은 멀다.]
-나는 새도 떨어질 때가 있다. [날아가는 새도 떨어질 때가 있다.]
-접시물에도 빠져 죽는다. [접시 물, 즉 얕은 물에도 빠져 죽는다.]
-갈방비에 속옷 적신다. [가랑비에 속옷 젖는다.]
-호맹이로 막을 꺼를 개래로 막는다. [호미로 막일 일을 가래로 막는다.]
3) 격에 맞지 않는 기발함 [예상치 못한 행동이나 하는 말.]
-뺄가벗은 몸에 은장도 찬다. [발가벗은 몸에 은장도를 찬다.]
-번갯불에 콩 뽂아 묵는다. [번갯불에 콩 볶아 먹는다.]
-햇빝 쫴는데 비락 맞는다. [햇볕 쬐이는데 벼락을 맞는다.]
-뺄가벗은 몸에 은장도 찬다. [발가벗은 몸에 은장도를 찬다.]
-번갯불에 콩 뽂아 묵는다. [번갯불에 콩 볶아 먹는다.]
-햇빝 쫴는데 비락 맞는다. [햇볕 쬐이는데 벼락을 맞는다.]
4) 격에 맞지 않거나 불가능한 행동이나 언사 [가능하지 않는 시도를 하는 행동이나 말]
-활을 소며 콧물 닦는다. [활을 쏘면서 콧물 닦는다.]
-맑은 날에 비옷 입는다. [비가 그친 맑은 발에 비옷 입는다.]
-돼지우리에 주석 자물통 채운다. [돼지 우리에 주석 자물통 채운다.]
-활을 소며 콧물 닦는다. [활을 쏘면서 콧물 닦는다.]
-맑은 날에 비옷 입는다. [비가 그친 맑은 발에 비옷 입는다.]
-돼지우리에 주석 자물통 채운다. [돼지 우리에 주석 자물통 채운다.]
5) 오랜 경험의 유리함 [삶의 학습에서 오랜 경험이나 체험의 중요함]
-서당개 삼년에 풍월 이린다.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 읽는다.]
-서당개 삼년에 풍월 이린다.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 읽는다.]
6) 과욕에 대한 경계
-산돼지 잡을라카다가 집돼지 이라뿐다. [산돼지 잡으려다 집돼지 잃어버린다.]
-산돼지 잡을라카다가 집돼지 이라뿐다. [산돼지 잡으려다 집돼지 잃어버린다.]
-서둘러 묵은 밥은 모간지에 걸린다. [서둘러 먹은 밥은 목에 걸린다.]
7) 공짜를 좋아함에 대한 경계 [일하지 않고 공자를 좋아하는 데 대한 경계]
-초상집 술로 배 채운다. [초상집에 가서 공자술로 배를 채운다.]
-떡 본 짐에 제사지낸다. [남의 떡을 본 김에 제사지낸다.]
-초상집 술로 배 채운다. [초상집에 가서 공자술로 배를 채운다.]
-떡 본 짐에 제사지낸다. [남의 떡을 본 김에 제사지낸다.]
8) 행동이나 말을 해야 할 때 하지 않음을 비꼼.
-하던 지랄도 멍석 깔아 놓으면 안 한다. [평소에 늘 하던 행동도 꼭 해야 할 때 하지 않는다.]
-하던 지랄도 멍석 깔아 놓으면 안 한다. [평소에 늘 하던 행동도 꼭 해야 할 때 하지 않는다.]
9) 이기주의와 남에 불행을 즐거워 함
-불난 집에 부채질한다. [불이 난 집에 부채질하다.]
-사촌 논 사머 배가 아푸다. [사촌이 논을 사면 내 배가 아프다.]
-똥깨도 지 털을 애낀다. [똥개도 자기 털을 아낀다.]
-불난 집에 부채질한다. [불이 난 집에 부채질하다.]
-사촌 논 사머 배가 아푸다. [사촌이 논을 사면 내 배가 아프다.]
-똥깨도 지 털을 애낀다. [똥개도 자기 털을 아낀다.]
10) 가난함을 풍자함
-비상을 사물라 캐도 돈이 없다. [비상을 사 먹으려 해도 돈이 없다.]
-비상을 사물라 캐도 돈이 없다. [비상을 사 먹으려 해도 돈이 없다.]
11) 자기 분수를 모름
-약방에 감초격이다. [약방에 감초격으로 온 일에 간섭한다.]
-약방에 감초격이다. [약방에 감초격으로 온 일에 간섭한다.]
12) 이중적인 성과 [일거양득]
-꽁 묵고 알 묵기 (꿩 먹고 알을 먹기)
-도랑치고 까제 잡는다. [도랑도 치고 가제도 잡는다.]
-꽁 묵고 알 묵기 (꿩 먹고 알을 먹기)
-도랑치고 까제 잡는다. [도랑도 치고 가제도 잡는다.]
13) 명백한 사실에 대한 풍자
-썩어도 괘기 상해도 꽁이 좋다. [썩어도 고기가 좋고 상해도 꿩이 좋다.]
-썩어 나자빠라져도 괘기가 좋고 늙어도 영감이 좋다. [썩어 빠져도 고기가 좋고 늙어도 영감이 좋다.]
-썩어도 괘기 상해도 꽁이 좋다. [썩어도 고기가 좋고 상해도 꿩이 좋다.]
-썩어 나자빠라져도 괘기가 좋고 늙어도 영감이 좋다. [썩어 빠져도 고기가 좋고 늙어도 영감이 좋다.]
14) 허위나 허구적 행동에 대한 풍자
-살뜨물 마시고 취한 척한다. [쌀뜨물 마시고 취한 척 한다.]
-살뜨물 마시고 취한 척한다. [쌀뜨물 마시고 취한 척 한다.]
15) 기다리면 기회가 온다.
-쥐 궁게 볕드는 날이 온다. [쥐구멍에도 볕이 드는 날이 온다.]
-쥐 궁게 볕드는 날이 온다. [쥐구멍에도 볕이 드는 날이 온다.]
16) 고부간의 사랑과 갈등
-며느리가 귀하면 발뒷꿈치도 이쁘다. [며느리가 귀여우면 며느리 발뒷꿈치도 예쁘다.]
-며느리가 이뿌면 방구냄새도 달삭하다. [며느리가 예쁘면 며느리가 뀌는 방구냄새도 달다.]
-며느리가 귀하면 발뒷꿈치도 이쁘다. [며느리가 귀여우면 며느리 발뒷꿈치도 예쁘다.]
-며느리가 이뿌면 방구냄새도 달삭하다. [며느리가 예쁘면 며느리가 뀌는 방구냄새도 달다.]
영천 지역의 속담은 다른 지역과 비슷하게 과욕을 경계한다거나 가난을 풍자한다거나 고부 갈등을 묘사하는 등의 내용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영천 지역의 속담은 면면히 전승되어 왔지만 도시화와 산업화의 진행으로 오늘날 구비문학 장르가 전반적으로 쇠퇴하고 있고, 속담 역시 빠르게 소멸되고 있다.
속담은 민중들의 삶에 뿌리를 박고 있다는 점에서 영천 사람들의 생활 방식이나 가치관 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 이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필요하다 하겠다.
속담은 민중들의 삶에 뿌리를 박고 있다는 점에서 영천 사람들의 생활 방식이나 가치관 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 이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필요하다 하겠다.
방종현, 김사엽이 펴낸 속담집. 국립중앙도서관소장. 총 496면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사전체재를 갖춘 속담집이다.
1940년 조광사에서 간행되었는데 수록 속담수는 총 4,000여수이며 그 중 우리말 속담은 3,000여수에 달한다.
속담대사전(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문헌
- 『우리 민속문학(民俗文學)의 이해』(김열규 외, 개문사, 1979)
- 『구비문학개설(口碑文學槪說)』(장덕순 외, 일조각, 1971)
- 「속담(俗談)」(김선풍, 『한국민속대관』6,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 1982)
- 임동권, 『속담사전』(민속원, 2002)
- 권순우, 『한국의 속담』(송원출판사, 2006)
- 高橋亨, 『朝鮮の俚言集附物語』(日韓書房, 1914)속담 [俗談]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한국학중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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