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고추장"
하지(夏至) 전에 연한 마늘을 캐서 담근다 하여 여름고추장이라 하며, 가을의 장선고추장과는 약간 다르다.
담그는 방법은
보릿가루를 떡 찌듯이 쪄서 더울 때 잘 풀어 고춧가루를 섞고 소금으로 간을 맞춘 다음, 곱게 찧은 마늘을 섞고 하룻밤 쟁였다가 다음날 계핏가루와 꿀을 섞어 항아리에 담고 봉해 둔다.
담근지 4∼5개월 후에는 먹을 수 있는데, 1년쯤 지나면 마늘이 삭고 잘 익어서 빛깔도 곱고 맛도 좋아진다.
찹쌀고추장"
찹쌀고추장은 멥쌀고추장이나 보리 또는 밀가루고추장에 비하여 보드랍고 찰기가 있으며 윤기가 흐른다.
담그는 방법에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방식이 있다.
첫째 끓여서 식힌 물에 거즈나 베주머니에 넣은 엿기름을 담가 우러나도록 하고, 찹쌀가루를 끓는 물에 반죽하여 큼직하게 경단처럼 빚어 끓는 물에 삶아 건진다.
삶아 건진 경단이 대충 식었을 때 메주가루와 고춧가루 엿기름물을 농도를 맞추어 붓고 으깨는데, 이 때 찰떡이 엿기름과 메주가루의 효소로 인하여 삭아서 잘 풀어진다.
경단을 삶은 물은 설탕을 넣고 끓여서 고추장 반죽에 약간만 부어 뭉근하게 만든 다음 하루쯤 그대로 둔다.
다음날 소금으로 짠 듯하게 간을 맞추어 잘 섞어서 항아리에 담고 꽃소금을 얹은 후 망사로 싸서 볕이 잘 드는 곳에 놓아 두고 2∼3일에 1번씩 햇볕을 쬐도록 한다.
둘째 방식은 찬물에 엿기름을 담가 우린 다음 고운 체로 받쳐 엿기름물을 만든다.
여기에 찹쌀가루를 풀어 주걱으로 저으면 가루가 삭아서 멀건 물이 되었을 때 불에 올려 놓고 팔팔 끓인다.
끓인물이 한김 나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고춧가루·메주가루·소금을 넣고 잘 저어 항아리에 담아 꽃소금을 얹고 망사로 싸서 햇볕에 놓고 익힌다.
예전에는 찰떡을 방망이로 저어 으깨느라고 노력을 많이 기울였으나, 지금은 엿기름물을 진하게 풀어서 붓고 삭히는 방법을 터득하여 손쉽게 담그고 있다.
찹쌀가루를 끓는 물에 익반죽하는 것은 찬물로는 반죽이 잘 엉겨붙지 않고 부서지기 때문이다.
고춧가루는 되도록 곱게 빻은 것이라야 고추장이 곱게 된다.
호박고추장'
늙은 호박에 엿기름물을 우려 넣고 달인 뒤 메줏가루와 고춧가루를 넣고 담그는 전통고추장이다.
호박이 여무는 11월 무렵에 많이 담그는데, 매콤하면서도 구수하고 달콤한 맛이 나는 별미고추장이다.
엿기름은 물에 타 여러 번 주물러 건더기는 꼭 짜서 버리고 맑은 국물만 걸러 엿기름물을 만든다.
호박은 씨를 빼고 껍질을 벗겨 얄팍하게 썰어 엿기름물을 붓고 뭉근한 불에서 묽은 엿처럼 될 때까지 조린다.
찹쌀가루를 함께 넣어 조리기도 한다.
호박이 조려지면 한김 나간 뒤 메줏가루를 섞어 완전히 식혀 곱게 빻은 고춧가루를 넣고 소금을 조금씩 넣으면서 간을 맞춘다.
고추장이 다 되면 항아리에 담고 햇볕을 쪼이면서 6개월 가량 숙성시킨다.
달달한 맛을 더하기 위해 조청이나 황설탕을 넣기도 한다.
약고추장"
쇠고기를 다져서 볶은 후에 꿀을 넣어 만든 볶은 고추장이다.
밥이나 비빔밥을 먹을 때에 곁들여 먹는 음식으로 여름철 별미이다.
쌈밥은 일반 백성부터 임금님까지 별식으로 즐겨 먹었는데, 조선시대 궁중에서는‘상추쌈차림’이라고 하여 여러 가지 채소와 약고추장, 쌈장, 장조림, 병어감정, 보리새우볶음, 장똑똑이 등을 찬으로 곁들였다.
조리시에는 쇠고기를 다져서 양념하여 국물 없이 볶은 다음 도마에 놓고 다시 한 번 곱게 다진다.
뚝배기에 고추장, 볶은 고기, 물 등을 넣고 한데 섞으면서 볶는다.
걸쭉해지면 꿀을 넣은 다음 잣을 넣고 조금 더 볶는다.
엿고추장"
멥쌀에 엿기름물을 섞어 엿을 고은 뒤 메줏가루와 고춧가루를 넣어 담그는 고추장이다.
약고추장,
엿꼬장이라고도 하며 육회, 비빔밥 등의 소스, 국수와 나물 등을 무칠 때 많이 쓴다.
엿기름가루에 물을 붓고 여러 번 주물러 건더기는 꼭 짜서 버리고 맑은 물만 체에 걸러 놓는다.
멥쌀은 깨끗이 씻어 푹 불렸다가 시루에 넣고 고두밥을 쪄서 한 김 나간 뒤에 엿기름물을 부어 삭힌다.
고두밥이 걸쭉하게 삭으면 솥에 담아 엿이 될 때까지 뭉근한 불로 달인다.
엿이 고아지면 메줏가루와 고춧가루를 넣고 나무주걱으로 잘 섞어 소금을 조금씩 넣으면서 간을 맞춘다. 고추장을 항아리에 담고 양지바른 곳에서 숙성시킨다.
달콤한 맛과 윤기를 더하기 위해 고추장이 익은 뒤에 물엿, 황설탕, 참기름 등을 섞기도 한다.
전라도 전주와 경상도 진주 지방에서 많이 담근다.
보리고추장"
보리쌀을 갈아 띄운 것에 고춧가루와 메줏가루를 넣고 소금으로 간하여 담그는 전통고추장이다.
빛깔이 곱고 맛이 구수하여 여름철에 쌈장으로 먹거나 오이, 고추 장아찌 등을 박아 먹는다. 충청도에서 주로 담근다.
음력 2월 무렵 보리쌀을 깨끗이 씻어 말렸다가 거칠게 빻는다.
보리가루에 엿기름물을 섞어 잠시 불렸다가 푹 쪄낸다.
널찍한 그릇에 널어 담고 천을 덮어 하루 정도 훈훈한 곳에 둔다.
이튿날부터는 좀더 두꺼운 이불 등을 덮어 끈적한 진이 나도록 5일 가량 발효시킨다.
적당히 발효되면 고춧가루와 메줏가루를 넣고 잘 섞어 소금, 간장으로 간을 맞추며 설탕을 넣기도 한다.
항아리에 담아 고운 고춧가루나 웃소금을 뿌린다. 뚜껑에 망사천을 씌워 양지바른 곳에 두고 숙성시킨다.
고추장이 충분히 삭은 뒤에 먹어야 제맛이 난다.
잡냄새를 없애고 새콤한 맛을 내기 위해 소주를 넣어 담그기도 한다.
밀가루고추장"
가장 일반적인 고추장으로서 밀가루풀을 엿기름물과 섞어 삭혀 담그는 것과 밀가루를 푼 엿기름물을 삭힌 뒤 달여 담그는 것이 있다.
앞의 것은 찌개를 끓이거나 장아찌를 박아 먹고 뒤의 것은 달큰한 맛이 강해 조림이나 무침에 넣어 먹으면 좋다. 밀가루에 물을 섞어 풀을 쑤어 60℃ 정도로 식힌다.
엿기름을 따듯한 물에 풀어 잠시 두었다가 주물러 건더기는 짜 버리고 엿기름물은 가라앉힌다.
밀가루풀과 엿기름물을 섞어 30분 정도 삭힌다.
단 맛이 돌면 메줏가루와 고춧가루를 섞어 고루 저은 뒤 소금을 조금씩 넣어가며 간을 맞춘다.
다른 방법은 엿기름물에 밀가루를 풀어 60℃ 정도의 온도에서 삭혀 약한 불에서 맑은 빛을 띨 때까지 조린 뒤 메줏가루와 고춧가루를 섞어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다된 고추장은 항아리에 담아 웃소금을 뿌린 뒤 망사천을 씌워 햇볕을 쬐어 숙성한다.
고추장에 엿기름을 넣으면 달큰한 맛이 나고 쉽게 변질되지 않는다.
고구마고추장"
삶은 고구마에 엿기름물을 섞어 삭힌 뒤 달여 고춧가루와 메줏가루를 섞어 담그는 고추장이다.
전통고추장의 하나로서 경상도 산간지방의 화전민들이 담가 먹었다.
엿기름가루를 물에 넣고 조물조물 주물러 건더기는 꼭 짜 버리고 맑은 국물을 걸러 엿기름물을 만든다.
고구마는 껍질을 벗겨 푹 삶는다.
고구마가 뜨거울 때 곱게 으깨 30℃ 정도로 식혀 준비해둔 엿기름물을 붓는다. 뚜껑을 덮어 따뜻한 곳에 놓고 12시간 가량 삭힌다.
삭힌 고구마를 솥에 넣고 나무주걱으로 저으면서 뭉근한 불로 끓여 묽은 엿이 되도록 조린다.
뜨거운 김이 나간 뒤 메줏가루와 곱게 빻은 고춧가루를 섞고 소금을 조금씩 넣어 간을 맞춘다. 망사천을 씌워 양지바른 곳에서 햇볕을 쪼이며 숙성시킨다.
무거리고추장"
메주가루를 만들고 남은 찌끼인 무거리와 보릿가루, 엿기름가루, 고춧가루를 섞어 담그는 전통고추장으로서 새콤달콤한 맛이 난다.
보리를 가루내어 묽게 죽을 쑤고 메주 무거리를 섞어 반죽을 한 뒤 엿기름가루를 넣어 하루 정도 삭힌다.
무거리 삭힌 것에 거칠게 빻은 고춧가루를 넣고 소금을 조금씩 넣어 저어가며 간을 맞춘다.
고추장을 항아리에 눌러 담고 4~5일 정도 익히면 먹을 수 있다.
고추장을 풀어 고기, 두부, 파, 마늘 등을 넣고 끓이는 국, 찌개나 나물 무침, 생선 조림용으로 많이 쓴다.
떡메주고추장"
떡메주가루와 찹쌀떡, 고춧가루를 넣고 담그는 전통고추장이다.
전라도 순천 지방에서 많이 담그며 빛깔이 곱고 독특한 향과 감칠맛이 난다.
떡메주는 메주콩과 쌀가루를 쪄서 메주를 빚어 발효시킨 것으로 8~9월에 만들어 30~40일 동안 발효시킨다.
메주가 발효되면 곱게 빻아 말려서 잡냄새를 없앤다.
고추장은 10월부터 이듬해 2월에 걸쳐 담그는데, 추울 때 담가야 좋은 맛을 낼 수 있다.
고추장을 담그기 전날 물을 끓여 떡메줏가루를 풀어 둔다.
찹쌀은 6시간 이상 불려서 쪄낸 뒤 절구에 넣고 찧어 인절미를 만든다.
인절미에 준비해둔 메줏가루 물을 조금씩 넣어 걸죽해질 때까지 삭힌다.
인절미가 삭으면 곱게 빻은 고춧가루를 넣고 나무주걱으로 저어가며 2~3일에 걸쳐 소금과 간장을 조금씩 넣어 간을 맞춘다.
완성된 고추장은 항아리에 담아 6개월 가량 양지바른 곳에서 숙성시킨다.
대추찹쌀고추장"
찹쌀에 엿기름물을 넣어 삭힌 것에 대추를 넣고 달인 뒤 고춧가루와 메줏가루를 섞어 담그는 과일고추장이다.
대추가 들어가 영양가가 높고 달큰한 맛과 향이 난다.
찹쌀은 곱게 빻아 체에 내려 놓는다.
엿기름은 물에 담가 불렸다가 여러 번 주물러 건더기는 꼭 짜서 버리고 맑은 국물만 체에 걸러 놓는다.
대추는 깨끗이 씻어 1~2 시간 동안 푹 삶아 씨와 껍질만 남도록 체에 으깨어 거른다.
엿기름물에 찹쌀가루를 넣어 잘 푼 뒤 불에 올려 따뜻하게(약 45℃) 데워지면 불을 끄고 약 30분 동안 삭힌다.
찹쌀풀이 삭으면 대추 걸러낸 것을 넣고 조린다.
여기에 메줏가루와 고춧가루를 넣어 잘 섞은 뒤 소금을 조금씩 넣어가며 간을 맞춘다.
항아리에 담고 뚜껑에 망사천을 씌워 양지바른 곳에서 수 개월 동안 숙성시킨다.
찹쌀가루로 경단을 만들어 대추와 엿기름 달인 물에 치대어 풀어 넣기도 한다.
정지뜰고추장"
강원도 원주의 정지뜰 지역에서 만들어 먹었던 고추장으로 강원도 원주의 토속음식이다.
정지뜰고추장은 조선시대 강원 감영에서 해마다 한번씩 궁중에 진상되어 수라상에 오른 것이다.
원주에서 생산되는 양질의 농산물을 이용하여 전통적인 재래식 방법으로 고추장을 제조하여 그윽한 향기와 특유의 감칠맛이 난다.
정지뜰은 넓은 뜰 한가운데 봉천냇물이 흐르고 서쪽에는 백운산이 남북으로, 동쪽에는 치악산이 남북으로 위치해 있다.
내리쬐는 태양광선과 좋은 토질, 우거진 송림에서 풍기는 냄새와 송홧가루의 영향으로 이곳에서 만드는 고추장은 독특한 맛이 난다.
예로부터 원주 사람들은 먼 곳에서 온 손님에게 토산물인 정지뜰고추장을 선사했다고 하며, '다른 지역에서 아무리 잘 담근 고추장라도 이곳에서 아무렇게나 담근 고추장 맛을 따르지 못한다'는 말이 있었다고 한다.
요리법 정지뜰고추장의 재료는 메주가루, 찹쌀가루, 고춧가루, 엿기름가루, 소금, 물 등이다. 1) 찹쌀가루에 물을 부어 반죽하고 떡을 빚은 후 가마솥에 물을 붓고 삶는다.
2) 삶은 찹쌀가루 반죽을 방망이로 치대면서 고춧가루, 메주가루, 엿기름가루, 소금을 넣고 골고루 섞는다.
3) 고추장을 항아리에 담고 1년 이상 숙성시킨다. 팥고추장" 콩, 팥, 흰무리로 메주를 만들어 담그는 전통 고추장이다.
멥쌀은 가루로 빻아 흰무리를 쪄 놓는다.
팥과 콩은 불순물을 가려내고 깨끗이 씻어 푹 삶은 뒤 곱게 찧는다.
흰무리, 팥과 콩 찧은 것을 섞은 뒤 주먹 크기 만큼씩 떼어 동글납작하게 메주를 빚고 가운데 구멍을 뚫어 햇볕에 말린다.
메주 표면이 마르면 서로 닿지 않게 하여 따뜻한 곳에 둔다.
일주일 정도 지나 메주를 꺼내 햇볕에 바짝 말린 뒤 곱게 빻아 메줏가루를 만든다.
찹쌀을 깨끗이 씻어 된 듯하게 죽을 쑤고 한 김 나가면 메줏가루를 섞어 하룻밤 둔다.
이튿날 고춧가루를 넣고 고루 섞으면서 소금을 조금씩 넣어 간을 맞춘다.
고추장을 항아리에 담고 웃소금을 뿌린 뒤 뚜껑에 망사천을 씌워 양지바른 곳에서 2~3개월 이상 숙성시킨다.
수수고추장"
수숫가루로 죽을 쑤어 메줏가루, 엿기름가루, 고춧가루를 섞어 담그는 전통고추장이다.
수수는 곱게 빻아 가루를 내고 소금을 물에 풀어 맑은 웃물만 떠놓는다.
소금물에 수숫가루를 풀어 된 듯하게 죽을 쑨다.
수수죽이 따뜻할 때 메줏가루와 엿기름가루를 섞어 하루 정도 삭힌다.
죽이 삭으면 고춧가루를 섞고 소금을 조금씩 넣어 간을 맞춘 뒤 항아리에 담고 웃소금을 뿌린다.
항아리 뚜껑에 망사천을 씌워 낮이면 햇볕을 쪼이고 저녁에는 두껑을 닫아 숙성시킨다.
하지(夏至) 전에 연한 마늘을 캐서 담근다 하여 여름고추장이라 하며, 가을의 장선고추장과는 약간 다르다.
담그는 방법은
보릿가루를 떡 찌듯이 쪄서 더울 때 잘 풀어 고춧가루를 섞고 소금으로 간을 맞춘 다음, 곱게 찧은 마늘을 섞고 하룻밤 쟁였다가 다음날 계핏가루와 꿀을 섞어 항아리에 담고 봉해 둔다.
담근지 4∼5개월 후에는 먹을 수 있는데, 1년쯤 지나면 마늘이 삭고 잘 익어서 빛깔도 곱고 맛도 좋아진다.
찹쌀고추장"
찹쌀고추장은 멥쌀고추장이나 보리 또는 밀가루고추장에 비하여 보드랍고 찰기가 있으며 윤기가 흐른다.
담그는 방법에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방식이 있다.
첫째 끓여서 식힌 물에 거즈나 베주머니에 넣은 엿기름을 담가 우러나도록 하고, 찹쌀가루를 끓는 물에 반죽하여 큼직하게 경단처럼 빚어 끓는 물에 삶아 건진다.
삶아 건진 경단이 대충 식었을 때 메주가루와 고춧가루 엿기름물을 농도를 맞추어 붓고 으깨는데, 이 때 찰떡이 엿기름과 메주가루의 효소로 인하여 삭아서 잘 풀어진다.
경단을 삶은 물은 설탕을 넣고 끓여서 고추장 반죽에 약간만 부어 뭉근하게 만든 다음 하루쯤 그대로 둔다.
다음날 소금으로 짠 듯하게 간을 맞추어 잘 섞어서 항아리에 담고 꽃소금을 얹은 후 망사로 싸서 볕이 잘 드는 곳에 놓아 두고 2∼3일에 1번씩 햇볕을 쬐도록 한다.
둘째 방식은 찬물에 엿기름을 담가 우린 다음 고운 체로 받쳐 엿기름물을 만든다.
여기에 찹쌀가루를 풀어 주걱으로 저으면 가루가 삭아서 멀건 물이 되었을 때 불에 올려 놓고 팔팔 끓인다.
끓인물이 한김 나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고춧가루·메주가루·소금을 넣고 잘 저어 항아리에 담아 꽃소금을 얹고 망사로 싸서 햇볕에 놓고 익힌다.
예전에는 찰떡을 방망이로 저어 으깨느라고 노력을 많이 기울였으나, 지금은 엿기름물을 진하게 풀어서 붓고 삭히는 방법을 터득하여 손쉽게 담그고 있다.
찹쌀가루를 끓는 물에 익반죽하는 것은 찬물로는 반죽이 잘 엉겨붙지 않고 부서지기 때문이다.
고춧가루는 되도록 곱게 빻은 것이라야 고추장이 곱게 된다.
호박고추장'
늙은 호박에 엿기름물을 우려 넣고 달인 뒤 메줏가루와 고춧가루를 넣고 담그는 전통고추장이다.
호박이 여무는 11월 무렵에 많이 담그는데, 매콤하면서도 구수하고 달콤한 맛이 나는 별미고추장이다.
엿기름은 물에 타 여러 번 주물러 건더기는 꼭 짜서 버리고 맑은 국물만 걸러 엿기름물을 만든다.
호박은 씨를 빼고 껍질을 벗겨 얄팍하게 썰어 엿기름물을 붓고 뭉근한 불에서 묽은 엿처럼 될 때까지 조린다.
찹쌀가루를 함께 넣어 조리기도 한다.
호박이 조려지면 한김 나간 뒤 메줏가루를 섞어 완전히 식혀 곱게 빻은 고춧가루를 넣고 소금을 조금씩 넣으면서 간을 맞춘다.
고추장이 다 되면 항아리에 담고 햇볕을 쪼이면서 6개월 가량 숙성시킨다.
달달한 맛을 더하기 위해 조청이나 황설탕을 넣기도 한다.
약고추장"
쇠고기를 다져서 볶은 후에 꿀을 넣어 만든 볶은 고추장이다.
밥이나 비빔밥을 먹을 때에 곁들여 먹는 음식으로 여름철 별미이다.
쌈밥은 일반 백성부터 임금님까지 별식으로 즐겨 먹었는데, 조선시대 궁중에서는‘상추쌈차림’이라고 하여 여러 가지 채소와 약고추장, 쌈장, 장조림, 병어감정, 보리새우볶음, 장똑똑이 등을 찬으로 곁들였다.
조리시에는 쇠고기를 다져서 양념하여 국물 없이 볶은 다음 도마에 놓고 다시 한 번 곱게 다진다.
뚝배기에 고추장, 볶은 고기, 물 등을 넣고 한데 섞으면서 볶는다.
걸쭉해지면 꿀을 넣은 다음 잣을 넣고 조금 더 볶는다.
엿고추장"
멥쌀에 엿기름물을 섞어 엿을 고은 뒤 메줏가루와 고춧가루를 넣어 담그는 고추장이다.
약고추장,
엿꼬장이라고도 하며 육회, 비빔밥 등의 소스, 국수와 나물 등을 무칠 때 많이 쓴다.
엿기름가루에 물을 붓고 여러 번 주물러 건더기는 꼭 짜서 버리고 맑은 물만 체에 걸러 놓는다.
멥쌀은 깨끗이 씻어 푹 불렸다가 시루에 넣고 고두밥을 쪄서 한 김 나간 뒤에 엿기름물을 부어 삭힌다.
고두밥이 걸쭉하게 삭으면 솥에 담아 엿이 될 때까지 뭉근한 불로 달인다.
엿이 고아지면 메줏가루와 고춧가루를 넣고 나무주걱으로 잘 섞어 소금을 조금씩 넣으면서 간을 맞춘다. 고추장을 항아리에 담고 양지바른 곳에서 숙성시킨다.
달콤한 맛과 윤기를 더하기 위해 고추장이 익은 뒤에 물엿, 황설탕, 참기름 등을 섞기도 한다.
전라도 전주와 경상도 진주 지방에서 많이 담근다.
보리고추장"
보리쌀을 갈아 띄운 것에 고춧가루와 메줏가루를 넣고 소금으로 간하여 담그는 전통고추장이다.
빛깔이 곱고 맛이 구수하여 여름철에 쌈장으로 먹거나 오이, 고추 장아찌 등을 박아 먹는다. 충청도에서 주로 담근다.
음력 2월 무렵 보리쌀을 깨끗이 씻어 말렸다가 거칠게 빻는다.
보리가루에 엿기름물을 섞어 잠시 불렸다가 푹 쪄낸다.
널찍한 그릇에 널어 담고 천을 덮어 하루 정도 훈훈한 곳에 둔다.
이튿날부터는 좀더 두꺼운 이불 등을 덮어 끈적한 진이 나도록 5일 가량 발효시킨다.
적당히 발효되면 고춧가루와 메줏가루를 넣고 잘 섞어 소금, 간장으로 간을 맞추며 설탕을 넣기도 한다.
항아리에 담아 고운 고춧가루나 웃소금을 뿌린다. 뚜껑에 망사천을 씌워 양지바른 곳에 두고 숙성시킨다.
고추장이 충분히 삭은 뒤에 먹어야 제맛이 난다.
잡냄새를 없애고 새콤한 맛을 내기 위해 소주를 넣어 담그기도 한다.
밀가루고추장"
가장 일반적인 고추장으로서 밀가루풀을 엿기름물과 섞어 삭혀 담그는 것과 밀가루를 푼 엿기름물을 삭힌 뒤 달여 담그는 것이 있다.
앞의 것은 찌개를 끓이거나 장아찌를 박아 먹고 뒤의 것은 달큰한 맛이 강해 조림이나 무침에 넣어 먹으면 좋다. 밀가루에 물을 섞어 풀을 쑤어 60℃ 정도로 식힌다.
엿기름을 따듯한 물에 풀어 잠시 두었다가 주물러 건더기는 짜 버리고 엿기름물은 가라앉힌다.
밀가루풀과 엿기름물을 섞어 30분 정도 삭힌다.
단 맛이 돌면 메줏가루와 고춧가루를 섞어 고루 저은 뒤 소금을 조금씩 넣어가며 간을 맞춘다.
다른 방법은 엿기름물에 밀가루를 풀어 60℃ 정도의 온도에서 삭혀 약한 불에서 맑은 빛을 띨 때까지 조린 뒤 메줏가루와 고춧가루를 섞어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다된 고추장은 항아리에 담아 웃소금을 뿌린 뒤 망사천을 씌워 햇볕을 쬐어 숙성한다.
고추장에 엿기름을 넣으면 달큰한 맛이 나고 쉽게 변질되지 않는다.
고구마고추장"
삶은 고구마에 엿기름물을 섞어 삭힌 뒤 달여 고춧가루와 메줏가루를 섞어 담그는 고추장이다.
전통고추장의 하나로서 경상도 산간지방의 화전민들이 담가 먹었다.
엿기름가루를 물에 넣고 조물조물 주물러 건더기는 꼭 짜 버리고 맑은 국물을 걸러 엿기름물을 만든다.
고구마는 껍질을 벗겨 푹 삶는다.
고구마가 뜨거울 때 곱게 으깨 30℃ 정도로 식혀 준비해둔 엿기름물을 붓는다. 뚜껑을 덮어 따뜻한 곳에 놓고 12시간 가량 삭힌다.
삭힌 고구마를 솥에 넣고 나무주걱으로 저으면서 뭉근한 불로 끓여 묽은 엿이 되도록 조린다.
뜨거운 김이 나간 뒤 메줏가루와 곱게 빻은 고춧가루를 섞고 소금을 조금씩 넣어 간을 맞춘다. 망사천을 씌워 양지바른 곳에서 햇볕을 쪼이며 숙성시킨다.
무거리고추장"
메주가루를 만들고 남은 찌끼인 무거리와 보릿가루, 엿기름가루, 고춧가루를 섞어 담그는 전통고추장으로서 새콤달콤한 맛이 난다.
보리를 가루내어 묽게 죽을 쑤고 메주 무거리를 섞어 반죽을 한 뒤 엿기름가루를 넣어 하루 정도 삭힌다.
무거리 삭힌 것에 거칠게 빻은 고춧가루를 넣고 소금을 조금씩 넣어 저어가며 간을 맞춘다.
고추장을 항아리에 눌러 담고 4~5일 정도 익히면 먹을 수 있다.
고추장을 풀어 고기, 두부, 파, 마늘 등을 넣고 끓이는 국, 찌개나 나물 무침, 생선 조림용으로 많이 쓴다.
떡메주고추장"
떡메주가루와 찹쌀떡, 고춧가루를 넣고 담그는 전통고추장이다.
전라도 순천 지방에서 많이 담그며 빛깔이 곱고 독특한 향과 감칠맛이 난다.
떡메주는 메주콩과 쌀가루를 쪄서 메주를 빚어 발효시킨 것으로 8~9월에 만들어 30~40일 동안 발효시킨다.
메주가 발효되면 곱게 빻아 말려서 잡냄새를 없앤다.
고추장은 10월부터 이듬해 2월에 걸쳐 담그는데, 추울 때 담가야 좋은 맛을 낼 수 있다.
고추장을 담그기 전날 물을 끓여 떡메줏가루를 풀어 둔다.
찹쌀은 6시간 이상 불려서 쪄낸 뒤 절구에 넣고 찧어 인절미를 만든다.
인절미에 준비해둔 메줏가루 물을 조금씩 넣어 걸죽해질 때까지 삭힌다.
인절미가 삭으면 곱게 빻은 고춧가루를 넣고 나무주걱으로 저어가며 2~3일에 걸쳐 소금과 간장을 조금씩 넣어 간을 맞춘다.
완성된 고추장은 항아리에 담아 6개월 가량 양지바른 곳에서 숙성시킨다.
대추찹쌀고추장"
찹쌀에 엿기름물을 넣어 삭힌 것에 대추를 넣고 달인 뒤 고춧가루와 메줏가루를 섞어 담그는 과일고추장이다.
대추가 들어가 영양가가 높고 달큰한 맛과 향이 난다.
찹쌀은 곱게 빻아 체에 내려 놓는다.
엿기름은 물에 담가 불렸다가 여러 번 주물러 건더기는 꼭 짜서 버리고 맑은 국물만 체에 걸러 놓는다.
대추는 깨끗이 씻어 1~2 시간 동안 푹 삶아 씨와 껍질만 남도록 체에 으깨어 거른다.
엿기름물에 찹쌀가루를 넣어 잘 푼 뒤 불에 올려 따뜻하게(약 45℃) 데워지면 불을 끄고 약 30분 동안 삭힌다.
찹쌀풀이 삭으면 대추 걸러낸 것을 넣고 조린다.
여기에 메줏가루와 고춧가루를 넣어 잘 섞은 뒤 소금을 조금씩 넣어가며 간을 맞춘다.
항아리에 담고 뚜껑에 망사천을 씌워 양지바른 곳에서 수 개월 동안 숙성시킨다.
찹쌀가루로 경단을 만들어 대추와 엿기름 달인 물에 치대어 풀어 넣기도 한다.
정지뜰고추장"
강원도 원주의 정지뜰 지역에서 만들어 먹었던 고추장으로 강원도 원주의 토속음식이다.
정지뜰고추장은 조선시대 강원 감영에서 해마다 한번씩 궁중에 진상되어 수라상에 오른 것이다.
원주에서 생산되는 양질의 농산물을 이용하여 전통적인 재래식 방법으로 고추장을 제조하여 그윽한 향기와 특유의 감칠맛이 난다.
정지뜰은 넓은 뜰 한가운데 봉천냇물이 흐르고 서쪽에는 백운산이 남북으로, 동쪽에는 치악산이 남북으로 위치해 있다.
내리쬐는 태양광선과 좋은 토질, 우거진 송림에서 풍기는 냄새와 송홧가루의 영향으로 이곳에서 만드는 고추장은 독특한 맛이 난다.
예로부터 원주 사람들은 먼 곳에서 온 손님에게 토산물인 정지뜰고추장을 선사했다고 하며, '다른 지역에서 아무리 잘 담근 고추장라도 이곳에서 아무렇게나 담근 고추장 맛을 따르지 못한다'는 말이 있었다고 한다.
요리법 정지뜰고추장의 재료는 메주가루, 찹쌀가루, 고춧가루, 엿기름가루, 소금, 물 등이다. 1) 찹쌀가루에 물을 부어 반죽하고 떡을 빚은 후 가마솥에 물을 붓고 삶는다.
2) 삶은 찹쌀가루 반죽을 방망이로 치대면서 고춧가루, 메주가루, 엿기름가루, 소금을 넣고 골고루 섞는다.
3) 고추장을 항아리에 담고 1년 이상 숙성시킨다. 팥고추장" 콩, 팥, 흰무리로 메주를 만들어 담그는 전통 고추장이다.
멥쌀은 가루로 빻아 흰무리를 쪄 놓는다.
팥과 콩은 불순물을 가려내고 깨끗이 씻어 푹 삶은 뒤 곱게 찧는다.
흰무리, 팥과 콩 찧은 것을 섞은 뒤 주먹 크기 만큼씩 떼어 동글납작하게 메주를 빚고 가운데 구멍을 뚫어 햇볕에 말린다.
메주 표면이 마르면 서로 닿지 않게 하여 따뜻한 곳에 둔다.
일주일 정도 지나 메주를 꺼내 햇볕에 바짝 말린 뒤 곱게 빻아 메줏가루를 만든다.
찹쌀을 깨끗이 씻어 된 듯하게 죽을 쑤고 한 김 나가면 메줏가루를 섞어 하룻밤 둔다.
이튿날 고춧가루를 넣고 고루 섞으면서 소금을 조금씩 넣어 간을 맞춘다.
고추장을 항아리에 담고 웃소금을 뿌린 뒤 뚜껑에 망사천을 씌워 양지바른 곳에서 2~3개월 이상 숙성시킨다.
수수고추장"
수숫가루로 죽을 쑤어 메줏가루, 엿기름가루, 고춧가루를 섞어 담그는 전통고추장이다.
수수는 곱게 빻아 가루를 내고 소금을 물에 풀어 맑은 웃물만 떠놓는다.
소금물에 수숫가루를 풀어 된 듯하게 죽을 쑨다.
수수죽이 따뜻할 때 메줏가루와 엿기름가루를 섞어 하루 정도 삭힌다.
죽이 삭으면 고춧가루를 섞고 소금을 조금씩 넣어 간을 맞춘 뒤 항아리에 담고 웃소금을 뿌린다.
항아리 뚜껑에 망사천을 씌워 낮이면 햇볕을 쪼이고 저녁에는 두껑을 닫아 숙성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