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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5일 화요일
전통 한지. Korean paper, 韓紙.
전통 한지 Korean paper, 韓紙.
종이를 발견하기 전, 인간은 죽간이나 목간을 주로 사용하였다. 종이의 기원에 대한 연대와 장소는 분명하지 않으나 기원전 2,500년경 고대 이집트인들이 파피루스(Papyrus)라는 식물 내피를 가공하여 종이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식물성 섬유를 종이의 단계로 만드는 초보적인 단계로 종이의 기원으로는 엄밀히 보기 어렵다. 이집트에서 파피루스를 사용하는 동안 동양에서는 문자를 표기하기 위하여 다양한 형태의 소재들, 예를 들어 소나 돼지의 뼈, 거북의 등껍질, 청동 그릇, 나무판자, 얇은 대나무판, 판석 등을 사용했다. 중국에서는 상고시대 때 거북이의 껍질이나 죽간, 목간, 비단 위에 글씨를 쓰고 기록하였으나 서한시대(B.C.206~224)에 이르러 마포(식물인 마)의 원료로 식물성 섬유종이를 만들어 사용했다. 『후한서』의 「채륜전」에 "··· 和帝 원년(A.D.105)에 채륜이 인피 섬유와 마 등의 식물섬유를 원료로 하여 종이를 만들었다"라고 기록되어 있었으나 최근 전한시대 고분이 발굴되면서 이보다 150~200년 앞서 종이가 발견되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중국에서는 채륜이 황제에게 종이의 제조 과정을 보고한 이후 종이를 문서 표기의 대중적인 소재로 사용하도록 결정했다는데 큰 의미를 둔다. 이후 당, 송 시대에 와서 종이 제조기술이 향상되어 품종과 품질이 다양해지고 명대에 이르러 선덕 연간에 '선지'가 제조되기에 이른다. 그 후 청대에는 종이의 종류가 더욱 다양해지고 좋은 질의 종이가 만들어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
채륜이 종이를 만들었던 서기 105년경은 한반도에 낙랑군을 비롯한 4군이 설치된 시기로 이후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가 성립되면서 제지술이 전래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6세기 경에는 고구려 승려 담징이 먹, 붓과 함께 일본에 전하였다고 전해진다. 이와 같이 기록에 사용된 재료인 종이는 2세기부터 현재까지 사용되는 가장 오래된 기록재료이다.
한지는 닥나무 껍질로 만든 순수한 한국 종이를 일본의 화지(和紙), 중국의 당지(唐紙), 서양의 양지(洋紙)와 구분하여 칭하는 말이며, 저피(楮皮, 닥나무 껍질)→조비→조회→종이로 어원이 변천하였다.
한지의 역사"
제지술이 우리나라에 언제 도입되었는지 정확하지는 않으나, 대개 중국과 일본 문헌을 통해 삼국시대라고 알려지고 있다. 다만 『고려사』에 종이와 관계되는 짤막한 문장이 군데군데 있고, 백제 고이왕 52년(서기 285)에 왕인 박사가 천자문과 논어를 일본에 전해 준 사실과 고구려 영양왕 21년(310)에 담징이 일본에 제지술을 전해주었다는 사실로 미루어 보아 당시 초지법과 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으리라 생각된다.
우리나라 종이는 예로부터 중국에서도 높이 평가할 만큼 명성이 자자했다. 송나라 손목(孫穆)이 지은 『계림지(鷄林志)』에는 "고려의 닥종이는 윤택이 나고 흰 빛이 아름다워서 백추지라고 부른다"고 하였다. 『고반여사(考槃余事)』에는 "고려 종이는 누에고치 솜으로 만들어져 종이 색깔은 비단같이 희고 질기기는 마치 비단과 같은데 글자를 쓰면 먹물을 잘 빨아들여 종이에 대한 애착심이 솟구친다. 이런 종이는 중국에는 없는 우수한 것이다"라고 적혀있다.
조선시대에는 태종·세종 때 조지서(造紙署)를 두고 종이를 생산할 정도로 수요가 많았고, '상화지(霜華紙)', '백면지(白棉紙)' 등이 유명했다. 조선 영조 때 서명웅(1716~1787)이 지은 『보만재총서』에는 "송나라 사람들이 여러 나라 종이의 품질을 논하면 반드시 고려지를 최고로 쳤다. 우리나라의 종이가 가장 질겨서 방망이로 두드리는 작업을 거치면 더욱 고르고 매끄러웠던 것인데 다른 나라 종이는 그렇지 못하다"라고 적고 있어 한국 종이의 우수성을 짐작해볼 수 있다. 그러나 조선 말기와 일제강점기에는 일본 종이가 대량 수입됐고 해방 후에는 양지가 점차 대중지의 위치를 차지해 버렸다.
우리나라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종이는 신라시대에 제조된 『무구정광다라니경』(국보 제126호, 704~751년 제조)으로 중국에서 말하는 '백추지'이다. 삼국시대에는 백추지가 주류를 이뤘고, 고려시대에는 '고려지'로 불리는 '견지(繭紙)', '아청지(鵝靑紙)' 등이 중국에서도 최고급지로 평가 받았다.
중국 역대 제왕의 진적을 기록하는 데에 고려의 종이만 사용했다는 기록도 있다. 고려 종이의 명성은 조선으로 이어져 한지가 중국과의 외교 필수품이 되기도 했다. 한지의 질이 명주와 같이 정밀해서 중국인들은 이것을 비단 섬유로 만든 것으로 생각하였고, 그러한 이유로 한지가 중국과의 외교에서 조공품으로 많이 강요되었다.
한지의 제지법"
한지의 주원료는 닥과 닥풀이다. 종이를 만드는 방법은 원료나 혼합하는 방법에 따라 조금씩 다르나 한지 제지의 전체적인 흐름은 1) 닥나무 채취 2) 닥나무 껍질 벗기기 3) 닥나무 껍질 삶기 4) 닥나무 껍질 씻기 5) 닥나무 껍질 두드리기 6) 닥나무 껍질에 닥풀 풀기 7) 한지 뜨기 8) 한지 말리기의 순으로 이루어진다.
깨끗이 다듬은 닥나무의 껍질을 벗겨 건조시키면 흑피가 된다. 다음으로 10시간 정도 흐르는 물에 담가 두었다가 껍질을 벗겨내면 백피가 된다. 메밀대나 콩짚대를 태워 만든 재로 잿물을 내어서 4~5시간 삶는다.
예로부터 종이를 만드는 사람은 삶는 과정을 제일로 여겨, 좋은 날을 택하였는데, 그것은 닥이 너무 삶아지거나 덜 삶아져도 좋은 종이를 얻어낼 수 없으며, 한 번 잘못 삶아진 닥은 다시 삶아 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삶은 닥은 맑은 물에 여러 번 씻어서 잿물기를 제거한 다음, 남아 있는 티를 일일이 골라낸다.
넓적한 돌판 위에 올려놓고 40분에서 1시간 정도 떡메로 고해(=두드리기)한다. 그리고 고해된 것을 지통에 넣고 뜨는데, 이때 '황촉규(속칭 닥풀)'라는 식물 뿌리의 즙을 진윤제로 섞는다. 이 닥풀은 날씨가 더워지면 삭아버리는 성질이 있어서 종이는 여름철보다는 서늘하고 건조한 가을이나 겨울철에 뜨는 것이 좋다.
닥섬유와 닥풀을 섞을 때는 종이의 용도에 맞추어서 경험이 많은 사람이 적당히 혼합한다. 혼합할 때 골고루 풀어지라고 대막대기로 휘젓는데, 이 과정을 '풀대친다'고 한다. 풀대질을 한 다음에는 대나무 세초발을 발틀에 얹어서 섬유를 고르게 떠낸다. 이것을 '물질한다(초지(抄紙))'고 하는데, 종이를 만드는 사람(지장)의 숙련된 솜씨가 가장 잘 드러나는 중요한 과정이다. 닥풀의 혼합 정도와 물질하는 솜씨에 따라서 종이의 두께가 결정되는 것은 물론, 종이바닥의 곱고 거친 정도가 결정되어 종이의 종류와 품질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한지를 뜨는 방법은 대개 흘림뜨기와 가둠뜨기가 있는데, 전통적인 한지의 초지법은 흘림뜨기인 외발뜨기와 장판지뜨기이고, 현재 많이 사용되고 있는 초지방법인 쌍발뜨기는 가둠뜨기와 흘림뜨기의 중간 형태를 띠고 있다.
한장 한장 떠낸 종이를 습지라고 한다. 습지는 하룻밤 동안 무거운 돌로 눌러놓아 서서히 물기를 뺀 다음 건조시킨다. 건조방법은 옛날에는 진흙 담이나 온돌 방바닥에 습지를 붙여 건조했는데, 이러한 건조 방법은 습기가 천천히 말리면서 고르게 말라 종이가 질기게 된다. 요즈음은 대부분 불에 달군 철판 위에서 건조하고 있다. 건조가 끝나면 일단 종이가 완성되는 것이지만, 여기에 다시 도침(다듬이 방망이질)을 하여 곱고 윤기나게 다듬음으로써 재래식 방법에 의한 종이는 비로소 완성된다.
한지의 특징"
우리나라의 한지는 일본의 화지(和紙), 중국의 선지(宣紙)와 구별된다. 세 나라 간의 종이는 사용 원료도 구별된다. 한지는 닥나무 껍질로 만들어 질기고 자연스러운 반면, 화지는 일본산 닥나무 껍질로 만드는데 조직이 치밀하고 매끄러우며, 선지는 중국 닥나무 껍질, 섬유와 볏짚 등으로 만들어 거칠고 약하다. 한지가 우수한 것은 우리나라 닥나무를 비롯한 재료가 다른 나라에 비해 질적으로 나은 데다 종이 제조방식이 껍질을 벗겨 닥섬유질을 그대로 유지하기 때문이다.
2006년 3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한지페스티벌에서도 한지의 우수성이 드러났다. 한지로 만들어진 갖가지 등이 파리 볼로뉴 숲을 밝히던 중 갑자기 비가 내렸지만 우리의 전통 한지로 만든 등은 불이 꺼지지 않았다.
한지는 질기고, 보온성과 통풍성이 아주 우수하다. 바람을 잘 통하게 해주고 습기를 빨아들이고 내뿜는 성질이 있어 건조되었을 때 찢어지지 않고 보관성이 좋아서 수명이 오래 간다.
구텐베르크의 성경은 발간된 지 550년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지질의 보관에 문제가 있어 열람조차 불가능한 암실에 보관되어 있는 반면에 한지는 천 년 세월을 견뎌낸 것은 물론 삭지도 않고 썩지도 않는다. 한지의 우수한 보존성은 우리나라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종이인 경주 불국사 석가탑에서 발견된 『무구정광대다라니경』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는 700년대 초에서 751년 사이 후기신라시대에 제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 경덕왕 13년(754)에 필서로 쓰였던 묵서사경인 백지 『묵서대방광불화엄경』은 최고(最古)의 필서본으로 이 역시 한지의 우수성을 증명하고 있다. 또한 고려 인종 23년(1145)경에 제지창 지소에서 한지로 발간된 『팔만대장경(八萬大藏經)』의 일부가 850년 동안 보존되고 있다는 사실 역시 한지의 우수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한지의 주원료인 닥나무의 인피섬유는 길이가 보통 20~30mm 이상이며, 긴 것은 60~70mm까지 있다. 그런데 서양 종이인 양지의 원료인 목재펄프의 섬유의 길이는 침엽수가 2.5~4.6mm, 활엽수가 0.7~1.6mm 정도로 매우 짧다. 따라서 인피섬유는 목재펄프에 비해 섬유의 결합이 강하고 질기며, 조직의 강도가 뛰어나 훌륭한 종이가 될 수 있다.
한지의 원료인 닥나무 껍질의 섬유는 길이가 균등한 데다 서로 간의 폭도 매우 좁다. 게다가 섬유의 방향도 직각으로 교차하여 그물 같은 구조를 띠고 있어 견고하다.
한지는 다양한 원료와 방식으로 제조될 수 있으나 주로 닥나무의 인피섬유, 맑은 물, 경우에 따라 목회를 사용하여 80여 가지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한지 제지의 원리는 식물의 섬유소를 물에 푼 후 그것을 떠내어 말리는 것이다. 이때 섬유소들은 접착제 없이 셀룰로오스 분자 사이의 수소결합을 하여 서로 엉키면서 섬유세포를 구성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한지는 산성도가 7.89로 중성을 띤다.
우리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신문지나 교과서가 세월이 흐르면 누렇게 변색되는 이유는 사용된 펄프지가 산성지이기 때문이다. 양지는 pH 4.0 이하의 산성지로서 수명이 고작 50~100년 정도면 누렇게 황화현상을 일으키며 삭아버리는 데 비해, 한지는 중성지로 화학반응을 쉽게 하지 않고, 세월이 지날수록 결이 고와지고 수명이 오래가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근래에 와서 미국,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지에서 19세기 후반 및 20세기 초반에 만들어진 종이의 산도를 측정해 본 결과 산도가 4이하가 대부분이었으며, 그대로 방치한다면 이 기간에 제조된 종이는 금후 200~300년 사이에 분해되어 없어져 버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들 수명을 연장시키기 위해 이들 도서를 약품처리하고 중성지를 제조하려는 노력이 행하여졌다. 우리의 한지의 수명이 길고 보존성이 우수하여 선진 각국에서 분석해 본 결과 산성계 첨가제나 이즈제를 전혀 사용하고 있지 않음을 알았으며, 그야말로 '중성'에서 초지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게 되었다. 이후부터 세계가 중성지 제조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한지의 질을 향상시킨 또 다른 요인이 있는데, 섬유질을 균등하게 분산시키기 위해서 사용하는 식물성 풀인 닥풀이다. 닥풀은 섬유가 빨리 가라앉지 않고 물속에 고루 퍼지게 하여 종이를 뜰 때 섬유의 접착이 잘 되도록 하며, 얇은 종이를 만드는 데 유리하고 겹쳐진 젖은 종이를 쉽게 떨어지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또, 한지 제조의 마무리 공정으로 종이 표면이 치밀해지고 광택이 나도록 하기 위해 풀칠한 종이를 여러 장씩 겹쳐 놓고 내리치는데, 이 기술을 '도침'이라고 한다.
한지의 종류"
한지는 종류에 따라 그 명칭도 다양 서화용으로 쓰이는 종이는 크게 선지계(宣紙系)와 당지계(唐紙系)로 나누어진다. 선지는 지질이 무른 편이며 습기를 흡수하는 성질이 있다. 옥판전(玉版箋), 라문전(羅文箋), 백지(白紙) 등이 선지에 속한다. 중국제 종이의 종류에는 일번당지(一番唐紙), 이번당지(二番唐紙), 백당지(白唐紙) 등이 있으며 이 외의 가공지로서 납전(蠟箋), 채전(彩箋), 문양전(文樣箋), 주금전(酒金箋), 문당전(文唐箋) 등이 있다.
청조(淸朝)시대의 종이로서 지금까지 감상의 대상으로 애장되는 고지(古紙)가 있는데 징심당지(澄心唐紙), 방금율산장경지(倣金栗山藏經紙) 같은 것이 있다. 화선지는 먹물을 잘 흡수하며 먹의 번짐이 좋은 서예용 종이를 말하며, 현재 시판 중인 대표적인 화선지로는 오당지, 옥당지, 연선지 등이 있다. 순지는 우리나라의 전통 한지로서 닥나무 껍질로 제조하는 종이다. 보존성이 뛰어나며 질겨서 그림용(민화)이나 서예용으로 이용된다. 색지는 순지를 염색한 것으로 색상이 다양하고 아름다워 용도가 다양하다. 문양지는 특수용지로 화선지 및 색지를 이용한 다양한 문양이 있다. 순지를 2장 또는 3장을 합한 두꺼운 종이로, 합한 매수에 따라 2합지, 3합지로 칭하며 주로 동·서양화용으로 사용된다.
한지의 구조적 특성"
평량, 두께, 밀도, 지합, 방향성 등이 있다. 평량(g/m2)은 물리적 광학적 성질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종이는 균일한 두께를 유지하는 것이 좋고, 두께에 따라 종이의 품질이 결정된다. 밀도는 섬유 간 결합력을 크게 좌우하며, 지합은 제지할 때 섬유나 기타 첨가제 등이 종이를 형성할 때 얼마나 균일하게 분포되었는지를 판단하는 지표로, 외관에 영향을 미친다.
종이는 내부응력을 가지고 있어 함수율이나 주변 상대습도에 따라 종이의 치수변화가 일어난다.
한지의 강도적 특성"
종이의 강도는 일반적으로 인장강도, 파열강도, 인열강도, 내절도, 빳빳한 정도(Stiffness) 등이 있다. 이 특징들은 섬유의 종류, 유연성, 결합강도뿐 아니라 구조적 특징 중 평량, 밀도, 함수율 등에 의해서도 크게 좌우된다. 내절강도와 인장강도, 인열강도는 종이의 보존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내절강도는 종이 노화와 직접적 관련이 있고, 인장강도는 내구성, 인열강도는 섬유길이, 섬유결합력, 지합, 평량 등과 관련이 있다.
한지의 화학적 특성"
종이를 구성하는 식물성 섬유는 대부분이 셀룰로오스(Cellulose), 헤미셀룰로오스(Hemicellulose), 리그닌(Lignin) 및 추출물(Extractives)의 화학 성분을 지니고 있다. 특히 식물섬유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며, 섬유의 특성과 제지 원료로서의 적합 여부를 좌우하는 것은 셀룰로오스이다. 셀룰로오스는 탄소, 수소, 산소로 구성된 탄수화물(Carbonhydrate) 분자가 길게 결합되고, 많은 양의 당 단위로 이루어진 다당류의 일종이다. 셀룰로오스는 아래 그림과 같이 셀로바이오스(Cellobiose)가 측면결합을 하여 직선상의 사슬을 이루며, 셀로바이오스는 물과의 친수성이 높은 자유 수산기(-OH)를 포함하고 있어서 쉽게 수소결합(Hydrogen Bond)을 이룬다. 수소결합은 화학적 결합보다는 약하지만 길고 많은 수소결합을 하게 되어 강한 결합력을 갖는다. 따라서 보존성과 관계된 종이의 강도는 섬유의 강도라기보다는 섬유 사이의 수소결합에 의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다른 종이 원료와 달리 펄프를 서로 결합시키기 위하여 별도의 접착제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종이의 성질은 주로 종이를 구성하는 여러 가지 섬유의 구조에 의하여 결정된다. 가장 중요한 두 가지 특성은 섬유 길이와 세포벽 두께이다. 섬유 간의 결합을 위한 최소의 섬유 길이가 필요하며, 실제로 섬유 길이는 인열 강도와 비례한다. 종이를 만드는 제지공정 중에서 고해는 섬유의 표면적을 넓혀 더 많은 결합점을 갖도록 교착시키고 물의 표면장력으로 밀착하게 해서 수소결합이 일어나게 해 탄성을 갖는 종이를 만든다.
한지의 광학적 특성"
광학적 성질은 빛과 종이와의 상호작용에 의하여 우리 눈이 다른 시각적인 느낌을 갖도록 하는 것으로 색, 명도, 불투명도, 광택 등이 있다. 종이는 셀룰로오스 분자가 빛을 흡수하면 열화가 일어나며, 재료, 표백제, 충전 및 도공, 염료, 초지방법, 표면 마무리 등에 따라 다르다. 빛 중에서도 자외선이 큰 피해를 주는데 셀룰로오스가 직접 파괴되는 것이 아니라 제지시 첨가되는 첨가물에 의해 열화가 일어나며, 광화학 반응으로 착색의 원인이 된다.
우리나라의 한지는 일본의 화지(和紙), 중국의 선지(宣紙)와 구별된다. 세 나라 간의 종이는 사용 원료도 구별된다. 한지는 닥나무 껍질로 만들어 질기고 자연스러운 반면, 화지는 일본산 닥나무 껍질로 만드는데 조직이 치밀하고 매끄러우며, 선지는 중국 닥나무 껍질, 섬유와 볏짚 등으로 만들어 거칠고 약하다. 한지가 우수한 것은 우리나라 닥나무를 비롯한 재료가 다른 나라에 비해 질적으로 나은 데다 종이 제조방식이 껍질을 벗겨 닥섬유질을 그대로 유지하기 때문이다.
2006년 3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한지페스티벌에서도 한지의 우수성이 드러났다. 한지로 만들어진 갖가지 등이 파리 볼로뉴 숲을 밝히던 중 갑자기 비가 내렸지만 우리의 전통 한지로 만든 등은 불이 꺼지지 않았다.
"호정지
함경북도에서 재배하는 귀리짚으로 만든 황색의 한지로서 우리나라 고래로부터 생산된 명물인데 일병 북지, 북황지라고도 한다. 백색의 한지를 백지라 하는데 한지를 필사하는 데 편리하도록 방망이로 다듬이질을 한 백지를 말한다. 또 가는 털과 이끼를 섞어서 뜬 종이를 태지라 한다.
곡지
곡지(미지·가지지라고도 함)는 사경용의 종이로 저피를 원료로 하여 만든 것이고, 갈대를 원료로 하여 수록법에 의해 만든 고대 우리나라 한지로 로화지가 있다.
상지
상지는 도토리나무로 물들인 닥지인데, 주로 니금, 사경의 서사에 이용되었다.
장지
장지는 주로 전라도 지방에서 생산되었으며 지질이 두껍고 질기며 지면에 윤이 나서 문서 기록용으로 쓰인다.
태상지
태상지는 전라도 산 해태를 섞어서 종이를 뜬 것으로서 문양이 아름다운데 옛날에는 〈어음〉에 쓴 종이로 지질이 강하다.
생지
생록의 한지(뜬 대로의 종이)
단치
우리나라 고대 한지의 일종으로서 봉서에 사용
도침백지
홍두깨에 말아서 다듬이질을 하여 광택을 낸 백지로 옛날에는 글씨를 빨리 쓰기 위해서 이러한 방법을 많이 사용하였다.
예지
책의 겉표지에 사용되는 백지
외장지
지질이 두껍고 질기며 지면에 윤기가 나서 휘장용 종이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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