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 28일 월요일

러 우주인들도 우크라 지지? 우크라 국기 연상시키는 우주복 입어, 왜 골리앗 푸틴과 싸우냐고? "안 싸우면 또 지배당해" "나토 가입 포기 할 수 있어… 그런데 그럼 러시아가 멈출까?" 中, 대만 침공 시 겪을 제재 간접 체험 중,,,

러 우주인들도 우크라 지지? 우크라 국기 연상시키는 우주복 입어, 왜 골리앗 푸틴과 싸우냐고? "안 싸우면 또 지배당해" "나토 가입 포기 할 수 있어… 그런데 그럼 러시아가 멈출까?" 中, 대만 침공 시 겪을 제재 간접 체험 중,,,

러 우주인들도 우크라 지지? 우크라 국기 연상시키는 우주복 입어,

왜 골리앗 푸틴과 싸우냐고? "안 싸우면 또 지배당해"

올레나 쉐겔 한국외대 우크라이나어과 교수 "국제사회 도움 절실"

"민간인 2만 명 학살 소문… 날 따뜻해지는데 시체 묻지도 못해"

"나토 가입 포기 할 수 있어… 그런데 그럼 러시아가 멈출까?"

"우크라이나는 원래 민주주의, 자유를 갈망하는 사회"

"우크라이나발 난민 1천만 명… 국제사회 도움 절실"

우크라이나, 죽음과 계산 사이,

러 침공 후 민간인·군인 희생자 급증,
전쟁 두고 국제사회 대응은 무기력,
러·美 강대국 잇속 챙기기 행태만 보여,

푸틴의 무리수가 바꿔놓은 국제질서,

동맹·우방 규합 어려움 겪던 美에 선물,
中, 대만 침공 시 겪을 제재 간접 체험 중,
국제정치 '지렛대'는 호전적 군대 있어야,

18일(현지시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킹한 러시아 우주비행사 3명이 우크라이나 국기를 연상케 하는 노란색 바탕에 파란색 줄무니가 들어간 비행복을 입고 ISS에 도착,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서방의 언론은 러시아의 우주비행사들도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는 의미라고 환호했지만 러시아 당국은 이를 공식 부인했다.
18일(현지시간) 러시아 우주비행사들이 우크라이나 국기를 연상시키는 우주복을 입고 ISS에 도착했다. 로이터=뉴스1, 겹쳐,

러시아 우주비행사들은 러시아가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처음으로 ISS에 도착했다.

이들을 태운 러시아 캡슐이 ISS와 도킹할 준비를 하는 동안 촬영된 동영상을 보면 이들은 파란색 비행복을 입고 있었다.
그런데 이들은 돌연 노란색 비행복으로 갈아 입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서방의 언론은 러시아의 우주비행사들도 우크라이나를 응원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같은 보도가 나오자 러시아 당국은 이를 공식 부인했다.
러시아 당국은 우주 비행사의 인터뷰를 내보내며 서방 언론의 추측을 일축했다.
우크라이나 국기 - 우크라 정부 홈피 갈무리,

3명의 우주인 중 하나인 올레그 아르테미예프는 "세 명의 우주비행사들이 모교의 색깔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색상은 색상일 뿐이다.
우크라이나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우주에 있더라도 대통령과 국민과 함께 한다"고 강조했다. 
 
아르테미예프와 데니스 마트베예프, 세르게이 코르사코프를 태운 러시아의 소유즈 MS-21 우주선은 이날 오후 8시55분(한국시간 19일 오전 12시55분) 카자흐스탄의 바이코누르 발사시설에서 발사돼 3시간 남짓 후 러시아인 2명, 미국인 4명, 독일인 1명이 머물고 있는 ISS에 도착했다.


왜 골리앗 푸틴과 싸우냐고? "안 싸우면 또 지배당해"

올레나 쉐겔 한국외대 우크라이나어과 교수 "국제사회 도움 절실"

시간은 상대적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눈 깜짝할 새 가는 시간이, 다른 상황에 있는 사람에게는 지옥처럼 더디게 흐른다.

우크라이나는 지금 지구에서 가장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곳 중 하나다.

지난 2월 24일 이곳을 무력 침공한 러시아는 키이우, 마리우폴 등 주요 도시들을 포위하고 무차별 포격을 쏟아붓고 있다.

3월 20일(현지시간) 유엔인권사무소(OHCHR)에 따르면, 러시아가 침공한 이후 공식적으로 민간인 사망자 902명(어린이 75명)과 부상자 1459명이 확인됐다.
올레나 쉐겔 한국외대 우크라이나어과 교수, ⓒ 참여사회,

살 곳을 잃은 난민은 벌써 1천만 명에 육박한다(유엔난민기구(UNHCR) 3월 20일 현지시간 기준).

밤에만 이뤄지던 포격은 이제 밤낮을 가리지 않는다.

지난 15일 북부 도시 루츠크(Луцьк)에서는 빵을 사려고 상점 앞에 줄을 서 있던 우크라이나 시민 20여 명이 대낮에 벨라루스에서 날아온 러시아제 미사일에 목숨을 잃었다.

지난 13일에는 남부의 항구도시 마리우폴(Маріуполь)시 당국이 도시 내에서 확인된 민간인 사망자만 2187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학교와 병원은 오히려 폭격의 목표물이 되는 분위기다.

각자 살던 도시에 머물며 결사 항전 의사를 밝히던 시민들은 생존을 위해 리비우(Львів) 등 폴란드 국경과 가까운 서쪽 도시로 모여들고 있다. 

이 전쟁의 끝은 어디일까.

피해자인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이 전쟁을 어떻게 겪어내고 있을까.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듣기 위해 침공 21일째인 지난 17일 경기도 남양주의 한 카페에서 올레나 쉐겔 한국외대 우크라이나어과 교수를 만났다.

현지에 있는 그의 가족들 역시 살아남기 위해 최근 고향인 키이우를 떠나 폴란드 인근 도시로 피신했다. 

쉐겔 교수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자유를 갈망하는 정서가 워낙 강하기 때문에 쉽게 러시아에 무릎 꿇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전쟁이 어떻게 끝나든 난민은 남는다는 사실이다.

그는 "국제사회와 그 구성원들이 각자 선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우크라이나에 연대를 해주면 너무 감사할 것 같다"

"피해자인 우크라이나 입장에서 한 번 전쟁을 생각해주시고, 난민들이 다시 가족들과 함께 고향으로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응원해 달라"고 말했다.

아래는 쉐겔 교수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민간인 2만 명 학살 소문… 날 따뜻해지는데 시체 묻지도 못해"

-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이 21일째다.

현지에 있는 가족들은 안전한가.

연락이 되다 말다 한다고 들었다. 

"부모님과 여동생, 여동생이 낳은 아기가 우크라이나에 있다.

처음에는 키이우 근처에 있었는데 러시아의 폭격이 너무 심해서 아기가 밤마다 잠을 못 자고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았다.

부모님은 키이우를 지켜야 한다는 쪽이었는데, 애가 아프니까 어쩔 수 없이 폴란드와 가까운 리비우로 옮겼다.

며칠 걸려서 겨우 도착했는데 러시아군이 거기도 폭격을 하더라.

방공호 생활을 며칠 하다가 결국 어쩔 수 없이 폴란드로 넘어갔다고 한다.

지금은 안전하다."


- 얼마 전부터 러시아군이 민간인 가리지 않고 폭격을 하고 있다.

민간인들이 키이우에 머무른다고 해서 도시를 지킬 수 있는 건 아닐 텐데, 아버지 나이가 어떻게 되시나.

"60대 후반이다.

우크라이나 지역군에 등록하러 갔다가 고령이라 세 번 거절당했다고 하더라.

지역군은 동네 지킴이, 검문소 운영, 직접 전투부대 이렇게 세 부류로 나뉘는데 결국 세 번 거절당한 끝에 집지킴이로 배정받았다.

집지킴이는 무기를 지급받지 못한다.

남부 미콜라이우 주(Миколаївська область)에 외삼촌 가족이 사는데 외삼촌은 전투 부대에 합류했다고 하더라.

그런데 무기가 부족해서 부대원 10명 중 1명만 무기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 러시아는 세계 군사력 2위 강대국이고 쉽게 맞서기 어려운 상대다.

그럼에도 젤렌스키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사람들 대부분이 상당히 강하게 저항한다는 느낌이 있다.

아버님과 외삼촌도 마찬가지다. 타국 사람들이 모르는 특별한 배경 같은 게 있나.

"우크라이나는 역사적으로 러시아에 당한 게 많다.

외국에서는 우크라이나 역사를 잘 모르고 그냥 소비에트 연방 소속이다가 연방이 붕괴하면서 1991년 독립한 나라로 알더라.

우크라이나는 18세기 말부터 반복해서 러시아 제국의 지배를 받아왔고, 틈이 날 때마다 독립 시도를 해 왔다.

앞서 1917년에 한 차례 독립에 성공해서 5년 동안 독립 국가를 유지했었고. 지난 2014년에는 오렌지 혁명을 겪으면서 시민들 사이에 주권의식도 상당히 강해져 있는 상황이다.

나이 많은 사람들은 이번 전쟁에서 자식들의 미래를 위해서 싸운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번에 안 싸워서 또 러시아의 지배 아래 들어가게 되면 이게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절박감을 가지고 있다."

- 3월 17일 기준 유엔 집계에 따르면 전쟁 이후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망자가 726명(어린이 52명 포함)이다.

러시아군이 학교나 병원 등 민간 시설까지 공격하고 있다.

현지 상황이 어떤가. 

"우크라이나군이 지키고 있는 도시와 러시아에 점령당하거나 포위당한 도시의 차이가 크다.

일단 도시 자체가 점령되지 않은 곳들은 음식 공급이 된다.

가게들이 영업을 하고, 가서 돈 내고 물건을 살 수 있다.

시민들이 가게 부수고 물건 훔쳐가는 그런 일이 없다.

그런데 포위당한 곳은 음식 공급이 안 된다.

이미 러시아가 포위를 마치고 포격을 쏟아 붓고 있는 마리우폴 같은 곳은 그저께(3월 15일)만 해도 2만 명 이상 민간인 학살이 있었다는 소식도 나왔다. 

너무 가슴 아픈 건 이제 날씨가 따뜻해지고 있다는 거다.

시체를 묻어야 하는데 그럴 수 있는 인력도 도구도 없다. 누가 언제, 어디에 묻혔는지 기록을 할 수도 없다." 




"나토 가입 포기 할 수 있어… 그런데 그럼 러시아가 멈출까?"

-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휴전 협상이 4차까지 이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정전-즉각철군-안전보장을, 러시아는 크롬반도와 돈바스 등 분쟁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주권 인정, 나토 가입 포기, 헌법 개정 등을 요구하고 있는데 협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지금 러시아가 내미는 조건들은 사실상 협상이라기보다는 항복 요구다.

러시아가 합리적인 조건들을 내세우고 또 우크라이나의 요구를 어느 정도 받아들여야 협상이 가능할 거라고 본다.

일단 지금 러시아가 말하는 것을 믿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17 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한 아파트에 창문과 가구들이 파손돼 있다. 전날 밤 러시아군에 의한 포격이 있었다.

다 떠나서 일단 협상을 하려면 러시아 군이 철수해야 하는데 그것도 이뤄지지 않았고, 적어도 협상 기간 동안에는 공격을 멈춰야 하는데 그것도 이뤄지지 않았다. 

- 나토 가입을 포기하라는 러시아의 요구는 우크라이나 입장에서 수용 가능한 내용인가.

"나는 정부 관계자가 아니지만 그 부분은 우크라이나가 충분히 협상 카드로 활용가능하다고 본다.

그런데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을 포기하면 러시아가 거기서 멈출까?

국제 사회에 큰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우크라이나가 생각하는 나토와의 바람직한 관계는 가입을 하는 게 아니라 협력하는 수준이다.

나토에서도 우크라이나를 가입시키려고 한 적이 없다." 
 

- 그렇게 간단하게 얘기하기에는 우크라이나 헌법에 유럽연합(EU), 나토 가입 계획이 명시되어 있다. 

"전후 과정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우크라이나 헌법에 그 내용이 들어간 것은 2019년 2월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 시절이다.

그런데 그 직전 대통령이 친러 성향인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이었다. 

야누코비치 대통령 시절 황당한 일이 많았다.

가장 직접적인 계기가 됐던 것은 그가 국민적 찬성 여론이 높았던 EU와의 협력 협정을 취소하고 친러시아 행보를 보였다는 점이다.

협력 협정이 취소되자 많은 국민들이 길거리로 뛰쳐나와 반대 집회를 벌였다.

그러자 야누코비치는 텐트를 치는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는 법을 만들었다." 


- 갑자기 텐트 치는 건 왜 금지한 건가?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집회를 하면 일단 텐트를 친다.

그리고 거기서 자기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버틴다.

그러니까 한국으로 치면 집회 금지법을 만든 셈이다.

이외에도 정말 경찰 국가에서만 통과가 가능한 법들이 만들어졌다.

여기에 시민들이 강력히 반발하면서 2013년 유로마이단 혁명이 발생했고,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러시아로 피신을 했다.

우크라이나 내에 반러 분위기가 고조되자 러시아가 2014년 크림 반도를 침공했다.

상황이 이러니 우크라이나 내부에서는 정말 강력한 반러 분위기가 형성됐다.

특히 친러 정치인이 정권을 잡았을 때의 문제에 대해 사람들이 상당히 우려하게 됐다.

유럽연합 가입 관련 내용이 있는 헌법 개정은 이 모든 것들이 한 곳으로 압축된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싸움을 건 것이 아니라 러시아가 촉발한 반러 정서로 생겨난 불가피한 반작용이라고 봐야 하지 않겠나.

우크라이나는 국회의원이 총 450명인데, 당시 헌법 개정에 334명이 찬성했다."   
   



"우크라이나는 원래 민주주의, 자유를 갈망하는 사회"

- 실제로 러시아가 지금 노리는 게 우크라이나에 친러 정부를 세우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외국 사람들이 보기에 우크라이나 같은 나라가 러시아 같은 강대국과 끝까지 싸우려고 하는 게 좀 특이하게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결론은 우리가 러시아라는 나라와 푸틴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나오는 것이다.

우리는 푸틴을 잘 알고 있다.

이번에 끝까지 싸우지 않으면 또 푸틴의 꼭두각시 같은 정치인이 집권할 것이고 나라를 또 잃어 버리게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합리적인 조건이 아니라면 끝까지 싸우자는 얘기들이 많다."


- 우크라이나는 오랜 기간 소비에트 연방 소속이었고 자유민주주의를 경험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시민 개개인이 자유를 갈망하는 수준은 매우 높은 것 같아 놀랍다. 

"한국에도 고유의 민족 정서가 있듯, 우크라이나에도 공동체가 공유하는 정서가 있다.

사실 역사적으로 보면 우크라이나는 민주주의와 매우 관련이 깊다.

이 땅에서 16세기부터 18세기까지 이어졌던 코자키(Козаки)국가는 국가 수반을 선거를 통해 뽑고 탄핵과 비슷한 절차가 존재했던 유럽 최초의 민주주의 국가라고 할 수 있다.

스타르시나(starshyna)라고 하는 국회 비슷한 집단도 있었고, 입법기관, 헌법도 있었다. 

20세기에 들어와 이념과 국제정세 흐름 속에서 러시아와 묶였을 뿐이다."


- 이번 전쟁의 원인을 '나토가 러시아 뒷마당을 침범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국제사회에서는 우크라이나를 러시아 뒷마당으로 이해하고 있는 경향이 강하다.

"가장 답답한 부분 중 하나다.

우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뒷마당이 아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우크라이나는 오히려 모스코비아(지금의 러시아)와 계속 군사적 긴장 관계였다.

우크라이나 애국가인 '붉은 가막살나무'나 많은 우크라이나 민요들이 우리 코사크들이 모스코비아 침략군을 막으러 나가는 내용이다.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항상 외세에 맞서 자유를 쟁취하려고 했었고, 지금 러시아와의 전쟁도 그런 맥락이다. 

냉전이 끝나고 동유럽이 여러 개의 국가로 쪼개진 후에, 미국이 러시아를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상당한 예산을 들여 민주주의 착근(着根)을 촉진하는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그게 우크라이나에서는 효과가 있었고, 러시아에서는 큰 효과가 없었다.

우크라이나 사회 자체가 이미 문화적으로 자유, 민주주의와 가까웠던 탓이다.

미국이 이 나라를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만들려고 하기 때문에 우크라이나가 지금 전쟁을 하는 게 아니다.

우리가 원하는 게 바로 자유다.

전쟁을 피해자인 우크라이나 입장에서 한번만 생각해 달라."




"우크라이나발 난민 1천만 명… 국제사회 도움 절실"

- 침공 이후 세계 각국이 다양한 제재를 하고 있지만 러시아가 큰 타격을 입은 것 같지는 않다.

지금 당장 국제사회가 어떤 지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젤렌스키 대통령이 요청하기도 했지만 우선 미국, 나토 등이 우크라이나를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해주는 게 굉장히 필요하다.

우크라이나는 공군이 약하고, 러시아는 폭격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세계대전 등 큰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게 현실성이 높지 않은 요구라는 것을 우리도 잘 알고 있다."


- 그럼 현실적으로 가능하면서도 필요한 조치는 무엇인가. 

"미국이나 유럽연합(EU)이 이번 전쟁을 종료시키기 위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다른 나라들은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줬으면 좋겠지만, 한국 같은 경우는 사정이 우크라이나와 비슷하지 않나.
올레나 쉐겔 교수, ⓒ 참여사회,

강대국들 사이에 껴 있어서 일단은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라는 걸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이걸 해 달라는 말을 못하겠다.

할 수 있는 선에서 의료 지원이나 우크라이나를 응원하는 차원의 후원을 많이 해주시면 고마울 것 같다.

사실 이 말을 하는 게 되게 조심스럽다.

얼마 전 한국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도 내가 하지 않은 말이 한 것처럼 나가서 당혹스러웠다."



- "한국은 6·25 당시 칠곡군의 아픔과 국제사회의 도움을 기억해야 한다"는 칠곡군 발(發) 보도(관련기사)를 말하는 건가. 

"맞다.

그렇게 맡겨놓은 거 내놓으라는 식으로 말하면 도와주고 싶은 사람도 반감이 들지 않겠나.

한국 분들한테 기대하는 것은 전쟁을 비교적 최근에 겪어 봤으니 우크라이나 상황에 좀 더 공감하기 쉽지 않을까 하는 정도다.

전쟁은 직접 경험해 보지 않으면 어떻게 멀쩡하던 생활이 망가지는지 이해하기 어려우니까.

나만 해도 아프가니스탄이나 시리아 내전을 TV로 볼 때 그저 '불쌍하다',

'끔찍하다' 정도 이상의 생각을 가지지 못했다."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국정교회 등이 만든 '우크라이나전쟁난민긴급구호연대'에서 운영위원과 민간대사를 맡고 있다.

현재 전쟁 난민과 관련한 현안은 무엇인가. 

"정말 많은 수의 난민이 발생하고 있다는 게 가장 심각한 문제다.

우크라이나 남자들은 입대해서 싸우고 있고 여자들, 아이들, 노인들은 전 세계로 흩어지는 상황이다.

벌써 300만 명 가까운 난민이 발생했고, 조만간 700만 명이 추가로 난민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천만 명 가까운 난민이 발생하면 먹을 것부터 문제다.

가장 가까운 창구가 폴란드인데, 현지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처음 폴란드에 도착했던 식사량과 지금 식사량이 상당히 차이가 난다고 한다.

점심시간이 1시에 시작하는데 1시 10분쯤이면 음식이 거의 안 남아 있는 상태라고 한다."



- 전쟁을 빨리 끝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부분에도 국제사회의 도움이 필요할 것 같다.

"폴란드는 난민들에게 잘 대우해주는, 우크라이나 사람들 입장에서 정말 고마운 나라다.

그러나 이웃 국가에서 그 많은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먹여 살려줄 수는 없지 않나.

당장 일자리가 어려운 문제다.

우리 부모님과 동생이 난민으로 머무는 폴란드 도시는 전체 인구가 1만 5천 명밖에 안 된다고 한다.

나이가 젊고 현지 사람들과 간단한 대화가 가능한 내 동생도 일자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사정을 아는 한국 분들이 난민 후원을 많이 도와주고 있다.

하지만 한국도 코로나 때문에 다들 경제적으로 힘들지 않나.

과연 얼마나 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마음이 힘들다.

전쟁이 끝나도 이번에 발생한 대량 난민은 바로 해결되는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 



- 이번 전쟁이 끝나도 우크라이나는 당분간 첨예한 갈등 지역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폴란드로 피신한 부모님은 어떻게 한다고 하던가. 

"이번 주에 전쟁이 끝난다고 해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깔아놓은 지뢰를 제거하는 데만 2년 정도가 걸린다고 하더라.

이미 많은 것들이 파괴됐고, 아마도 전쟁이 끝나면 우크라이나 국민 90%가 빈곤에 시달리게 될 거다.

그래도 우리 부모님은 결과가 어떻게 되든 전쟁이 끝나면 하루 빨리 우크라이나로 들어간다고 한다.

키이우의 집은 사라져 있겠지만 다시 세우면 되고, 우리나라를 우리가 비우면 안 된다는 생각이다.

부모님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다." 



- 향후에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

"지금 하고 있는 긴급구호연대 활동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전쟁이 끝나면 러시아가 책임져야 하는 일이 있을 것이다.

국제사회에서도 국가 재건이라든지 지원이라든지 여러 프로그램을 시작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 때 한국도 같이 참여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그런 프로그램에서 열심히 일하고 싶다.

우선은 러시아가 하루 빨리 전쟁을 끝내고 돌아가길 바란다."


우크라이나, 죽음과 계산 사이,

러 침공 후 민간인·군인 희생자 급증,
전쟁 두고 국제사회 대응은 무기력,
러·美 강대국 잇속 챙기기 행태만 보여,

‘64, 902, 4,000, 그리고 1만4,700.’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숫자다.

각각 우크라이나 어린이, 민간인, 군인, 그리고 러시아군 사망자를 가리킨다.

정확한 집계도 아니고, 희생자는 계속 늘지만 이 기록만으로도 한 달이 채 안 된 전쟁이 남긴 엄청난 상처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그뿐이다.

우크라이나 군인이 6일 수도 키이우 외곽 소도시 이르핀에서 피란길에 올랐다가 러시아군의 박격포 공격을 받고 쓰러진 일가족을 살펴보고 있다. 일가족 가운데 어머니와 아들, 딸이 숨졌다.

러시아군이 쏜 박격포탄에 피란 가던 일가족이 쓰러지고, 빵을 사러 줄을 섰다 거리에 떨어진 포탄에 무고한 시민들이 목숨을 잃은 충격적인 영상과 사진이 공개됐는데도 책임지는 사람 하나 없다.

전쟁 게임과 영화에나 나올 법한 무기들이 실제로 하늘을 날고, 헬기와 탱크에 맞아 폭발하는 비극적 장면이 반복되지만 이를 멈추려는 노력은 소극적이다.

국제사회는 무기력하다.

아니 제 잇속 챙기기 위해 계산기 두드리는 소리만 요란하다.

러시아의 불법적이고 반인도주의적인 전쟁을 제어할 나라와 국제기구가 없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5대 강대국의 비토권에 막혀 어떤 힘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장비 지원으로 생색을 잔뜩 내는 미국도 뒤로는 챙길 건 다 챙겼다.

대전차미사일 재블린을 생산하는 록히드마틴 같은 방위산업체 주가만 급등세다.

독일과 동유럽을 중심으로 미국산 무기를 잔뜩 수입하고 알아서 러시아 견제에 나서 주는 일석이조 상황을 즐기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핵전쟁과 3차 대전을 피해야 한다’는 게 미국의 직접적인 군사개입 자제 명분이지만 전황 장기화로 러시아와 푸틴 체제의 몰락을 기다려도 미국은 얻을 게 많다는 계산이 섰을 것이다.

‘푸틴의 흑화’가 가장 큰 죄악이다.

그러나 오바마-트럼프 행정부가 2014년 크림반도 강제병합 용인부터 시작해 고립주의 심화까지 전쟁 발발 가능성을 방치했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정치와 외교의 가능성이 사라진 곳에서 평화 대신 전화(戰火)가 찾아왔다.

사람이 죽어 간다.

어떻게든 전쟁부터 멈춰 세워야 한다.

무고한 민간인이든, 참전한 군인이든, 명분도 없는 싸움의 희생자부터 줄인 뒤 훗날을 도모해야 한다.


푸틴의 무리수가 바꿔놓은 국제질서,

동맹·우방 규합 어려움 겪던 美에 선물,
中, 대만 침공 시 겪을 제재 간접 체험 중,
국제정치 '지렛대'는 호전적 군대 있어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경기장에서 열린 크림반도 합병 8주년 기념 콘서트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정치는 피를 흘리지 않는 전쟁이고, 전쟁은 피를 흘리는 정치다.”

중화인민공화국을 세운 마오쩌둥(毛澤東)의 어록이다.

정치와 전쟁은 그 속성이 같고, 전쟁은 국제정치의 수단이다.

푸틴은 우크라이나 특별 군사작전은 동부 돈바스를 대량학살로부터 해방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모스크바=AP 겹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유지돼온 국제질서에 무력으로 현상변경을 시도한 역사적 사건이다.

푸틴의 의도는 단기간 내 수도 키이우를 점령하고 젤렌스키 정권을 무너뜨려 친러정부를 세우는 것이었다.

이를 통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진에 제동을 걸고 러시아의 안보를 지키는 구상이었다.

궁극적으로는 냉전 종식 이후 쪼그라든 러시아의 위상을 회복하고 미중이 주도하는 국제질서에 존재감을 보여주려 했다.

그러나 개전 25일째를 넘어선 지금 단기전은 실패로 규정되는 분위기다.

재래식 전쟁을 치르는 러시아를 최첨단 미군으로 착각해선 안 된다.

푸틴은 정치에서도 실패하고 있다.

유럽에서 중립적이던 나라들까지 모두 미국 편에 서게 됐다.

민간인을 공격하고 잔학행위를 서슴지 않는 모습은 그를 국제사회 ‘공공의 적’이자, 전범 히틀러의 반열로 올려놓았다.

침공 전 독일이나 프랑스는 러시아의 영향력을 일정부분 인정하고 유럽에서 공존을 실천해왔지만 지금은 입장이 명확해졌다.

동맹·우호국을 한데 묶는 데 어려움을 겪던 바이든 미 행정부에 푸틴이 선물을 안겼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미국이 돌아왔다”는 취임 일성이 ‘허언’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던 바이든은 이번 일로 손쉽게 목적을 달성했다.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한 창고에서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화재가 발생하자 소방대원들이 진화작업에 나서고 있다. 이날 우크라이나 당국은 평화 협상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러시아군이 피란민 대피 시설로 사용되던 마리우폴의 한 극장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키이우=AP 겹쳐,

푸틴을 말릴 수 있는 유일한 사람으로 시진핑 중국 주석을 흔히 말한다.

그러나 중국이야말로 중대한 시험대에 올라섰다.

중국은 러시아를 비난하는 세계 각국과 거리가 멀어졌다.

중국이 챙긴 이익이라곤 미국이 동아시아에 신경 쓸 여력이 없어졌다는 것 정도다.

반면 향후 중국이 맞닥뜨릴 불길한 징조는 널려있다.

유일한 친구인 러시아가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나 급격히 쇠퇴하고 있다는 점이다.

러시아산 원유나 원자재 수입, 금융거래 등에서 손해를 감수하며 혜택을 베풀더라도 서방의 제재가 계속되고 푸틴이 권력을 유지하는 한 중국은 함께 늪에 빠져들 공산이 크다.

골칫거리를 계속 옆에서 도와주는 꼴이 된 것이다.

더 큰 치명상은 경제제재가 주는 실질적인 ‘억지력’이다.

러시아에 대한 제재의 규모나 포괄성, 그 효과는 국제사회의 동반출혈을 감수하더라도 시간이 갈수록 커질 것이다.

대만을 침공할 경우 중국에 돌아갈 파괴력을 중국은 간접 체험하는 중이다.

이번 사태로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외국 회사들은 심각한 고민에 빠져들고 있다.

체제가 안고 있는 정치적 위험을 경험한 외국 회사들은 살아남기 위해 중국 밖으로 눈을 돌리도록 내몰리게 될 것이다.

러시아가 초기 전략에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상대국을 얕본 안이함이다.

철저히 준비하지 않은 초기 전황이 그 증거다.

우크라이나는 전쟁에서 피해국 지도자나 국민의 항전의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전 세계에 보여줬다.

어느 나라든 최악의 전쟁을 대비해야 한다.

국방부가 무기를 버리고 평화를 논하는 건 어울리지 않는다.

그건 통일부가 하면 된다.

강하고 호전적인 군대가 필요하다.

국방과 평화통일, 두 가지 카드를 양손에 쥐고 결정은 대통령이 하면 된다.

이게 국제정치에 나서는 국가의 ‘지렛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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